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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름] 을지로.. 일제 수탈의 도구 동척

서울 을지로 어귀(오늘날 한국외환은행본점 자리)에 악명 높은 ‘동척(東拓:東洋拓殖株式會社)’이라는 것이 있었다.

일제가 우리국토를 유린하면서 한국의 경제를 독점, 차지하기위해 영국이 인도를 착취하면서 만든 동인도주식회사를 모방, 1908년에 설립한 국책회사(國策會社)였다.

일제가 강제로 을사늑약(乙巳勒約)을 체결한 뒤, 한국 산업자본의 조장과 개발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제국의회에서 회사설치법안을 통과시키고 1,000만원의 자본금으로 서울에다 본점을 두어 발족하였던 것.

그들은 주로 토지수매에 힘을 기울여 1913년까지 전국에서 4만7,148정보의 토지를 1,073만1,196원에 사들이고, 1914년에는 농공은행(農工銀行)에서 거액을 융자받아 전라도와 황해도의 곡창지대 옥답을 강제로 사들였다.

이렇게 하여, 1924년에는 나라안에서 6만591정보의 토지가 동척의 소유로 넘어갔다.

회사창립 때 현물출자라는 형식으로 출자당했던 정부 소유지 1만7,714정보를 합쳐, 동척의 소유토지는 어마어마한 공룡의 몸집처럼 늘어났다.

이와 같이 수탈한 토지는 다시 농민들에게 소작을 주어 소작료를 받아들이고 영세농민에게 빌려준 곡물도 2할 이상의 고리(高利)로 받아 챙겼다. 1924년 통계로는 소작료 현미(玄米) 2만184섬, 벼 45만7,089섬, 콩 6,409섬, 잡곡 9,707섬, 목화 7만295근, 현금 11만6,260원 등 당시로는 천문학적인 숫자를 수탈해 갔다.

그 뒤, 이러한 착취로 동척의 몸집이 불어나자, 회사법을 개정하여 본점을 일본 동경으로 옮기고 만주, 몽고, 동부러시아, 중국, 필리핀, 남태평양군도, 말레이시아반도, 태국, 브라질 등에 동척의 지사를 두는 한편, 우리나라안에 무려 17개의 지점을 두고, 각국에 모두 52개의 지사를 설립하였으나 일본의 패전과 더불어 그 악명 높던 ‘동척’은 막을 내렸다.

그런데 그 당시 동척의 악랄한 착취와 수탈을 보다 못해, 1926년 12월 26일 중국인으로 가장, 상해에서 인천으로 잠입해 다음날 서울역앞 중국인 여관에 투숙한 의사(義士) 나석주(羅錫疇)가 있었다.

나의사는 12월 28일, 동척에 들어가 폭탄 1개를 투척하고, 수위실에 있던 일본인 기자를 사살했다. 이어 2층에 올라가 사원과 과장, 차석(次席)등 동척의 일본인을 사살하고 폭탄을 또 투척하였으나 안타깝게도 불발되었다.

밖으로 뛰어나온 나의사는 수위와 일본사람 1명을 사살하고 을지로(乙支路:당시 萬金町)로 나오면서 맞닥뜨린 일본인 경찰을 사살한 다음, 마지막으로 지니고 있던 실탄 1발로 자결했다.

‘동척(東拓)에 폭탄 투척(投拓).’ 뒷날 사람들은 나의사를 기리며 ‘척(拓)’자가 가진 의미를 가벼이 보지 않았다. 동척 자리에는 지금 ‘나석주의사 의거’표석이 역사를 증언하며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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