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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한국인에게 약이 되는 독설

한국인이여 ‘상놈’이 돼라/찐원쉐 지음/우석 펴냄

아버지가 지어주신 金文學이라는 단 하나의 이름을 갖고 중국, 한국, 일본에서 각각 찐원쉐, 김문학, 긴분가쿠 등 3가지 이름으로 불리는 사나이. 일본에 거주하는 재중동포 3세로서, 한국에도 뻔질나게 드나드는 ‘문화적 삼중 인격자’인 저자가 ‘김문학’이라는 한국이름 대신 ‘찐원쉐’라는 중국 필명으로 한국인과 한국 사회에 대한 무자비한 독설을 쏟아냈다.

찐원쉐는 ‘한국인이여 상놈이 돼라’는 ‘상스러운 제목’의 책을 통해 한국 사회에 대해 오랫동안 품어 온 불만과 생각들을 마구 토해낸다. 그에게 있어서 한국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은 부조리와 잘못 된 것뿐이다.

찐원쉐는 한국을 겉치레꾼이 득실거리는 사회라고 꼬집는다. 그에 따르면 한국은 실속없는 양반들만 잔뜩 체면차리고, 팔자걸음만 걸으면서 거만을 떠는 사회이다. 그는 감히 “이제 양반놈들은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찐원쉐에게 걸리면 또 한국의 국제화도 국수주의라는 비판을 면치 못한다. 그는 “한국에서 부르짖는 국제화론의 중심은 사실 국수주의”라고 말한다.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때 높이 내건 ‘서울은 세계로, 세계는 서울로’라는 슬로건은 자민족 중심의 국제화주의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것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한국에 대한 그의 비판은 ‘한국인이 노벨상을 수상하지 못한 이유’에서 최고조에 달한다. 그는 한국인의 노벨상에 대한 집념을 ‘콤플렉스’라고 표현한다. 그는 “한국인들은 이웃 나라인 일본과 중국 사람도 받았는데 ‘문화 국민’인 한국인들이 노벨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을 억울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찐원쉐는 한국인이 노벨상을 못타는 이유를 한국인들이 자랑하는 정명훈·정경화 자매와 백남준, 전혜성 등에게서 찾는다. 그는 이들의 공통점은 비록 한국의 피를 이어받았지만 모두가 한국 땅에서 직접 키워 낸 인물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찐원쉐는 더 나아가 “마광수 교수, 천상병 시인, 걸레스님 중광을 용납하지 못하는 한국 사회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리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결론을 내린다.

찐원쉐의 주장이 한국인들에게 거슬리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각각의 주장마다 그와 관련된 일화를 소개하는 찐원쉐의 논리를 완전히 무시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큰 부담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책이다.

한편 저자인 찐원쉐 역시 자신에 대해 쏟아질 한국인들의 비난과 분노을 각오하고 있는 듯 하다. 그는 “야! 임마, 너 다시는 한국에 오지 마!”라는 비난을 각오하고 있다고 말한다.

조철환·주간한국부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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