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9월 대란 "이창호를 잡아라"

이창호의 삼면초가? 마치 무협영화에서 보는 장면과 흡사하다. 이창호를 정점에 두고 무사들이 그의 주위를 에워싸며 허점을 노리며 빙빙 돌아가는 양상이다. 최강 이창호의 타이틀을 빼앗기 위해 유창혁 서봉수 최명훈 등 내로라하는 도전자들이 4개 타이틀전에서 동시 반격에 나섰다. 이른바 바둑계의 9월 대란설의 진원지다.

9월은 무려 4개의 국내 타이틀전이 펼쳐진다. 그 흔한 세계대회도 주목받는 시합이 없으니 9월은 국내전이 관심을 듬뿍 끌게 될 조짐이다. 그 관전핵심은 이창호를 과연 누가 먼저 꺽느냐 하는 점이다.

첫째 이창호가 꺽일 것인지가 문제가 되기는 한다. 아무리 8월 들어 슬럼프를 격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천하제일인 그를 상대로 도전자의 돌려붙기가 이어진다고 해서 단판승부도 아닌 5번기에서 그를 제압하느냐가 의문사항이긴하다.

그러나 바둑가는 조심스레 이창호의 ‘좌절’을 점치는 분위기다. 일단 세 도전자의 각오가 대단하다는 점이 우선이다. 그리고 약간의 매너리즘으로 고생하는 이창호와 3인의 도전자가 돌려붙기에 나설 때 그도 혼란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된다.

9월의 도전기 현황을 잠시 살펴보자. 명인전에서는 이창호와 유창혁이 현재1:1인 상황에서 이어지며, 천원전은 이창호와 서봉수가, 그리고 명인전은 이창호와 최명훈이, 테크론배는 유창혁과 서봉수가 타이틀을 놓고 한판 대결을 펼친다. 관심을 끄는 도전자는 물론 서봉수와 최명훈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이창호에게 분명 뒤지는 이들은 최근 상당한 상승세를 타고 있어 무관탈출의 호기로 삼고있다.

최명훈의 경우 여태 6번의 타이틀전에서 단 한번도 우승을 차지못한 불운아이다. 그러나 그가 3년전 바로 명인전에서 이창호와 3:2까지 가는 대접전을 펼쳤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히 남아있다. 조훈현을 위시한 기존의 도전자 그룹중에서도 이창호와의 승률이 그나마 가장 좋은 기사가 최명훈이다. 따라서 이창호와 기풍으로도 매우 흡사한 그가 첫판만 잘 견딘다면 막판까지 가는 대접전을 펼칠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럴 경우 최명훈이 사상 첫 타이틀 홀더가 되는 것이고 곧장 국내 바둑계는 판도변화에 직면하게 된다.

다음은 서봉수. 서봉수는 현재 유창혁과 이창호를 상대로 2개의 타이틀전에 나선 상태다. 게다가 지난주 벌어진 테크론배 1국에서 유창혁에게 선승을 거두었다. 일단 서봉수는 6년간의 무관의 설움을 씻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유창혁에게 타킷을 조준할 가능성이 크다. 그 다음 이창호와의 천원전은 일단 첫판이 고비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 첫판에서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역시 들풀 근성의 서봉수로서는 일약 2관왕에 오르는 대시를 하게 될 것이다.

유창혁이 가장 시선을 덜 끄는 이유는 그가 이미 후지쓰배를 차지한 다음이라 집중력이 약간 산만해진 상태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 때문이다. 그는 테크론배에서 서봉수와 왕위전에서 이창호와 만나고있다. 유창혁은 자신의 잔뼈가 굵은 왕위전에 더 호감이 간다. 따라서 운명의 제3국을 이창호에게 이긴다면 하나에 치중할 가능성이 크다. 유창혁은 언제나 동시다발적인 대결엔 약했다. 따라서 자신이 정한 하나의 타킷에 정조준할 경우 집중력은 누구보다 뛰어난 사람이므로 왕위전에서 이창호와 금년 최고의 승부를 벌일 공산이 크다.

유창혁이 왕위전에서, 최명훈이 명인전에서, 그리고 서봉수는 천원전에서 사활을 건 승부를 벌인다. 최고의 방패인 이창호가 3인의 도전자들이 던지는 창을 동시에 다 받아낼 수 있을까. 9월의 바둑가는 반신반의 하고 있다. 그러면 어느 창이 통렬하게 뚫을 것인가. 그 역시 초미의 관심사다.

진재호 바둑평론가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카카오
배너
2020년 07월 제2835호
  • 이전 보기 배경
    • 2020년 07월 제2835호
    • 2020년 06월 제2834호
    • 2020년 06월 제2833호
    • 2020년 06월 제2832호
    • 2020년 06월 제2831호
    • 2020년 06월 제2830호
    • 2020년 05월 제2829호
    • 2020년 05월 제2828호
    • 2020년 05월 제2827호
    • 2020년 05월 제2826호
  • 이전 보기 배경
저번주 발행호 다음주 발행호
  • 지면보기
  • 구독안내
  • 광고문의
  • * 지면문의
    전화 : 02-6388-8088
    팩스 : 02-2261-3303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 온라인 광고
    전화 : 02-6388-8019
    팩스 : 02-2261-3303
    메일 : adinfo@hankooki.com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많이 본 기사

주간한국 유튜브 채널

서진의 여행 에세이

흰 담벼락, 푸른 골목의 섬을 거닐다 흰 담벼락, 푸른 골목의 섬을 거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