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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통쾌한 역전홈런은 이런 것

“너, 이렇게 될 줄 몰랐다.”

‘목발의 국회의원’으로 더 유명한 이성재 의원. 그는 자신의 수필집 제목을 굳이 ‘우리에겐 역전승이 남아있다’로 짓게 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대부분의 유명 인사들이 성공한뒤 학창시절 은사를 찾아가면 “너, 이렇게 될 줄 알았다”라는 평가를 받는 것이 보통이지만 자신의 스승들은 한결같이 “너, 이렇게 될 줄 몰랐다”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부모도 없고, 소아마비로 신체조차 부자유스러웠던 일개 장애인 소년이 변호사가 되고 국회의원(전국구)까지 된 것은 인생을 야구경기로 따진다면 멋들어진 역전 홈런과 비견될 만큼 어렵고도 힘든 일이다. 그리고 역전 홈런이 관객들의 환호를 자아내는 것처럼, 출발선부터 힘들었던 인생 항로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체험담은 정상인들의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

실제로 ‘우리에겐 역전승…’에는 이 의원의 드라마틱한 인생역정이 털털하고 소박한 문체로 소개되고 있다. 혼인신고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을 낳고 이내 갈라서 버린 부모의 이야기, 재가해버린 어머니 대신에 극진한 정성으로 길러주신 이모님 이야기, 친구 여동생을 점찍어 두었다가 소환장을 보내 데이트를 신청한 이야기, 장애인들만이 겪는 고통한 대한 솔직한 토로, 국회의원이 된 뒤에 해낸 여러가지 일들이 일기 형식으로 적혀 있다.

특히 김영삼 전 대통령의 둘째 아들인 김현철씨와의 갈등과 ‘대쪽’으로 불리는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아들의 병역비리를 폭로한 부분은 마치 정치소설을 읽는 착각에 빠질 만큼 흥미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97년 온 국민을 분노에 빠뜨리며 문민정부의 몰락을 재촉했던 ‘박경재씨의 김현철 국정개입 폭로비디오’에서 김현철씨가 이 의원을 ‘절룩거리는 놈’이라고 비하한 것과, 타고난 장애로 군대 근처에도 가지 못했던 이 의원이 이총재 아들의 병역비리를 터뜨리게 된 뒷 배경이 재미있게 설명되고 있다.

제목에서 나타나듯 이 책은 신체적 장애와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건강하게 살아온 저자의 인생관과 국회의원으로 일하며 느낀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점들과 그에 대한 대안이 정리되어 있다. 저자가 특별히 이 책의 인세를 모두 ‘장애인 문학창작 기금’으로 기탁하기로 한 것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2000년 국회의원 총 선거를 앞둔 다소 미묘한 시기에 “국회의원이 책을 펴낸 데에는 뭔가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버린다면 부담없이 읽을 만한 책이다.

조철환·주간한국부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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