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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전쟁] "눈높이 낮추면 일자리가 보인다"

Y전자의 L사장(33)이 대학졸업 후 직업전선에 뛰어든 것은 6년전. 지방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L사장은 처음부터 대기업에 입사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어차피 들어가서도 대접받지 못할 바에야 대기업 보다는 중소기업에서 일을 배워 독립하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대기업은 조직이 움직이지만, 중소기업에서는 개인이 일인다역을 통해서 많은 일을 배울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수도권의 D전자 회사에 입사해 처음 배정받은 부서는 관리파트. 1년정도 하고 나니 영업이 하고 싶어졌다. 일을 배우는데는 아무래도 영업만한 것이 없다고 깨달았기 때문이다. 사무자동화 기기를 만드는 모 전자회사로 옮겨 영업을 시작했다. 대학시절 배운 무역과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 적응하는데 무척 힘이 들었다.

그의 영업철학은 ‘내가 파는 기계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이해해서 수요자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는 이 때문에 쉬고 싶을 때 제대로 쉰 적이 거의 없었다. 2년정도 지나자 기술자에 못지 않을 정도로 기계를 알게 됐고 거래처에서도 자신을 인정해 주기 시작했다. 자연히 실적도 동료들에 비해 월등했다.

영업사원 시절 그는 “정말 일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꼈다고 한다. “100여명 되는 사원들을 내가 먹여 살린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외부에서 영업활동을 하는 바람에 회사에 들어가는 날은 일주일에 한두번이 고작. 어쩌다 회사에 들어가면 사원들의 시선을 한 몸에 모으곤 했다고 말했다.

L사장이 독립해 창업한 것은 지난해 중반. 관리직에서 뼈가 굻은 선배와 동업이었다. 영업시절 맺어 놓은 인간관계와 근면성을 바탕으로 대기업에서 상당한 덩치의 하청을 받았다. L사장의 이야기. “기회가 빨리 왔다. 평소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거래처 사람들에게 좋게 보였던 모양이다. 지난 몇년간 정말 바쁘게 일했다. 지금부터는 더 바빠질 것 같다.”

L사장은 요즘 수익금을 이용해 사업을 확대할 요량으로 공장을 보러 다니고 있다. “중소기업에서도 제대로 일을 배우면 대기업에 입사한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처음엔 물론 고생스럽다. 하지만 현재의 나를 놓고 보면 대기업에 입사한 친구들 보다 결코 못하지 않다. 자생력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그의 이야기에는 자신감이 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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