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삼성] 삼성로비력이 '한 수 위'

10/20(수) 20:03

삼성그룹과 현대그룹중 어느 그룹의 로비력이 더 셀까. 기준에 따라 다소 다르겠지만 최근 국회 국정감사 증인선정 과정만 따진다면 단연 삼성그룹의 로비력이 훨씬 앞선다.

지난달 초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 증인선정에 앞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선정한 146명의 증인 명단에는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과 아들 재용씨 등 간부 9명이, 현대는 정몽헌 회장 등 11명이 포함됐었다. 그런데 일주일여가 지난 9월15일 3당 간사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 54명의 증인에는 삼성은 7명, 현대는 9명으로 각각 2명씩 줄었다.

겉으로는 똑같이 2명이 줄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얘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이사철, 김영선 의원이 ‘삼성그룹 탈법상속 및 증여관련’ 증인으로 신청했던 이건희 회장은 이미 한나라당 보좌관 회의에서 일찌감치 빠졌고, 재용씨는 3당 간사회의에서 “재용씨는 아직 젊은데 실무자를 불러야 하지 않느냐”는 의원들의 요구로 증인 명단에서 제외됐다. 또 ‘탈법상속 및 증여관련’이었던 사건 이름도 ‘부당 내부거래’로 슬며시 바뀌었다.

반면 현대는 정회장을 포함해 박세용 현대상선회장, 김형벽 현대중공업 회장 등 간판급 인사들이 명단에서 단 1명도 빠지지 않았다. 대신 현대그룹 계열사 간부만 2명이 빠졌다.

이와 관련 여·야 의원들의 보좌관들은 “삼성측은 증인 선정 일주일전부터 3명으로 구성된 팀을 국회에 상주, ‘고공로비’를 펼친 반면 현대는 증인명단 확정 직전에야 움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조철환·주간한국부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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