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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문열기 앞서 '물밑 신경전'

여권이 추진중인 신당의 주요 임무는 2000년 총선에 투입할 ‘인재’를 널리 구하는 일이지만 최대 난제는 자민련과 합당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국정감사와 충돌을 피해 일요일인 10일 발표한 신당의 제1차 추가 영입인사 명단을 살펴 보면 이같은 고민의 흔적을 역력히 느낄 수 있다.

신당측은 추가로 추진위원이 된 25명의 인사중 이원성 전대검차장(충북 충주), 안광구 전통산부장관(충북괴산), 박금자 한국성폭력상담소 대표이사(충남서산)등 3명의 충청권 인사를 포함시켰다. 물론 수적으로는 여권 취약지역인 영남지역 출신인사가 9명, 강원지역 인사가 3명이고 전략지역인 서울·경기지역이 8명인 점을 감안하면 결코 많은 숫자는 아니다.

그러나 이 전차장 등 충청출신 인사 3명이 모두 나름대로 지역구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비중을 그렇게 가볍게 볼 것도 아니다.

실제로 박순용 검찰총장이 취임하면서 공직생활을 마감한 이 전차장은 현직에 있을 때부터 지역구에 남다른 애정을 보여왔으며 음으로 양으로 지역구 관리를 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때문에 자연히 신당측이 충청지역 출신 인사들의 수를 조절하면서도 질적인 면에서 중량감 있는 인사들을 포진시킨 숨은 뜻은 무엇일까가 궁금해 진다.

“자민련과의 지분협상은 없다”

신당측에서 사실상 외부인사 영입의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정균환 조직위원장(총재 특보단장)의 얘기를 들어보면 이같은 이중성의 의도를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 정위원장은 10일 신당의 자민련과의 관계에 대해서 “자민련과 합당 여부에 관계없이 신당은 예정된 수순대로 창당일정을 밟아 나갈 것”이라고 말해 일단 자민련과 합당을 배려하기 위해 일정을 지연시킬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정위원장은 나아가 “국민회의 인사들이 신당에 참여할 때는 개별적으로 하는 것”이라면서 “자민련도 신당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면 국민회의의 예를 따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자민련도 개별적으로 참여하라는 얘기다. 이는 자민련이 신당에 합류한다고 하더라도 당대당 통합방식은 아니고 따라서 지분협상이 전제가 되지도 않을 것이란 뜻이다.

신당측의 이만섭공동대표 등도 다소 어휘는 다르지만 이같은 기조에 무게를 싣고 있어서 만약 자민련이 신당에 참여하면서 지분보장을 요구할 때는 상당히 어려운 국면이 조성될 것이란 관측이 우선 가능하다.

그러나 신당측이 국민회의든, 자민련이든 개별적 참여를 강조하고 있는 데는 보다 강력한 노림수가 도사리고 있다. 신당측이 내세우고 있는 개별적 참여의 대전제는 기득권 포기다.

이대표도 신당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줄곧 이 점을 강조해 왔고 현역의원들의 ‘반발’을 다독거리면서도 이 원칙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여권 핵심부에서는 이같은 원칙을 ‘2000년 총선 승패의 관건’이라고 보는 분위기마저 팽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득권 포기라는 것은 당장 여권의 대대적인 물갈이와 연결된다. 앞으로 신당에 참여하게 될 국민회의 내에서는 현역의원들의 ‘50%이상 물갈이’설이 어느덧 기정사실화하고 있어 현역의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음은 물론 불만도 폭발을 향해 고조되고 있는 시점이다.

개별적·기득권 포기 전제돼야

그렇다면 자민련이 신당에 합류할 경우 자민련에 대해선 어떻게 물갈이를 반영시켜야 할 지가 난제로 대두될 수 있는 상황도 충분히 예상된다. 오히려 합당을 적극적으로 희망하는 국민회의 인사들 중에서도 “물갈이는 오히려 자민련쪽에서 더욱 광범위하고 폭넓게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상당하다.

자민련 내에서의 물갈이는 바로 텃밭인 충청권에서의 물갈이를 의미한다. 그 이외의 지역이나 원외지구당 차원에서의 물갈이는 현실적으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민련도 국민회의 못지않은 물갈이가 필요한 마당에 자민련이 신당에 참여하면서 현역의원들의 기득권을 바탕으로 지분보장을 요구한다면 신당의 전체 모습은 일그러질 수 밖에 없다.

또 자민련 내부에서 신당에의 합류를 설득하고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현역의원들에게 재공천을 보장한다면 그것도 신당측으로선 달갑지 않은 일이다. 즉 신당으로선 창당을 진행하면서 곳곳에서 자민련도 지분에 연연하지 말고 물갈이를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간단없이 보내야 할 형편인 것이다.

여기에는 신당에의 참여를 거부하고 떨어져 나간다면 ‘버리고 간다’는 결연함도 배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물갈이에 자민련도 예외없다”메시지

이같은 전반적인 상황과 신당의 의도를 감안하면 신당측이 추가 영입인사 발표에서 충청출신 인사 3명을 포함시킨 이유도 자명해 진다. 즉 수를 조절, 자민련을 필요이상으로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중량감을 줘 자민련도 ‘모든 사람을 다 끌어안고 갈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이같은 신당 또는 국민회의측의 메시지에 자민련이 어떻게 반응할 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아니 오히려 부정적인 측면이 강하다. 자민련내 합당 반대론자들의 기본적 토대는 ‘기득권 유지’위에 세워져 있기 때문이다.

신당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기득권 포기, 물갈이로 몰고 가 내년 총선에 승부를 걸겠다는 신당측의 의도가 어느정도 성공할 지도 아직은 불투명하다. 우선 잠복상태에 있지만 국민회의에서도 물갈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그 갈등은 엄청난 폭발력을 갖게 될 것이 분명하다.

신당에 참여하고 있는 국민회의측 핵심인사도 “이번 1차 추가 영입때 호남인사를 배제한 것은 미리부터 충돌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인정하고 “호남지역 인사들은 나중에 최종 단계에서 한꺼번에 발표될 것”이라고 말해 물갈이가 결코 만만치 않은 일임을 보여줬다.

어찌됐든 신당측은 외부인사 영입을 통한 대폭적인 물갈이로 승부수를 띄웠고 여기에는 공동정권의 다른 축인 자민련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만큼 그 귀추가 자못 궁금해 진다.

고태성·정치부 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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