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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풍향계] "거대 여당, 순산할까"

15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종반으로 접어들자 정치권 안팎의 관심은 이제 내년 총선으로 쏠리고 있다. 10월 16일은 16대 총선일인 내년 4월 13일에서 역산해 만 180일째가 되는 날. 이날부터 지역구에서는 일절 기부행위가 금지되는등 사실상 선거일정에 돌입한다.

일부 정치 지망생들은 16일 이전에 자신의 이미지를 심기 위해 모임 주선 등 활동에 여념이 없다. 국감장에 앉아 있는 의원들은 지역구가 신경 쓰여 좌불안석이다. 일부의원들은 아예 국정감사를 밀어놓고 지역구를 돌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사전 선거운동 시비도 치열해지고 있다.

여권의 신당추진위가 10일 추가 영입인사 25명의 명단을 발표한 것도 총선분위기를 띄우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이 명단에 포함된 인사들 가운데는 지역구 출마의지를 분명히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신당 추진위측은 현역 의원들과 갈등을 피하기 위해 이번 발표에는 당소속 의원들과 지역구가 겹치는 사람들은 제외했다. 하지만 여권의 물갈이 수순이 착착 진행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물갈이 대상으로 거론된 현역의원들의 불안감은 한층 증폭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내년 총선이 어떤 구도로 치러질 지에 대한 정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내년 총선구도의 결정적 변수는 현재 여권에서 추진중인 합당과 신당창당이 어떻게 정리되느냐이다. 합당의 열쇠를 쥐고 있는 김종필총리는 최근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면서도 합당쪽으로 무게중심을 이동시키고 있는 모양새가 역력하다. 물론 그는한나라당 일부세력과의 연대를 통한 보수신당창당이라는 제3의 길도 함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관련, 한나라당 이한동의원이 최근 행보가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과는 다른 길을 가기 위해 이미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김총리입장에서는 2여1야 총선구도의 불확실성 등의 난점이 많아 일단합당으로 거대여당을 만들어 총선을 치르는 것을 '제1의 길'로 여기는 듯 하다. 물론 한나라당 이탈파까지 아우르는 거대 여당의 개념이다.

TJ 합당 반대 표명, 여권의 또다른 변수로

그러나 자민련 박태준총재가 최근 합당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나서 합당을 통한 거대 여당의 출현에 또다른 변수가 되고 있다. 박총재는 9일 기자들과 만나 "거대 여당을 만들어 뭘 어쩌자는 것이냐. 악순환만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중대통령이 그 이틀전 iTV와의 인터뷰에서 "거대 신당을 만들어 총선에 임할 것"이라고 한 언급을 정면 겨냥한 것이다. 박총재가 국민의 정부출범후 거의 모든 사안에서 김대통령과 인식을 같이 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반응이다.

원래는 JP가 공동여당의 합당에 소극적이었던 반면 박총재는 매우 긍정적이었다. 그런데 정치상황의 변화로 양자의 입장이 역전된 것이다. 박총재는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경북지역의 정서상 합당카드로는 내년 총선이후를 기약할 수 없다고 개달은 것 같다. 그래서 그는 합당보다는 중선거구제가 답이라는 결론을내렸음직핟. 어쨌든 여야 정권교체의 3축이었던 DJT 3자간에 불협화음이 커져간다는 것은 총선에서 집권기반을 다지고 정권 재창출을 위한 발판 마련을 노리는 여권에는 큰 부담이 아닐수 없다.

TJ가 대구.경북을 기반으로 한 TK신당 등 제3의 결사체를 결성해 선거에 임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성격의 신당이 뜬다면 5, 6공 세력과 일부 보수세력이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김용환의원을 중심으로 한 자민련내 일부 충청권의원들의 거취도 관심사다. 이들이 'DJP합당'에 합류하지 않고 독자노선을 갈경우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김의원은 내심 중부권의 내각제 세력을 규합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한나라당 이회창총재는 대전방문에서 김의원 등과의 연대가능성을 언급함으로써 관심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내각제 추진을 명분으로 DJP에 반기를 든 김의원등이 현재 정치권에서 가장 강한 대통령제 세력인 이총재측과 손잡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거구제가 어떻게 정리되느냐도 중요한 변수다. 김대통령은 전국정당화, 지역구도 해소를 명분으로 중선거구제에 강한 집착을 갖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소선거구제 당론을 고수하고 있고 여권 내부에도 소선거구제 지지론자들이 적지 않아 중선거구제 관철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이계성 정치부 차장 we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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