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대] 대우 해결, 가닥 잡는다

10/20(수) 20:14

경제계에서는 이번주 역시 대우문제를 압도할만한 현안은 없을 것 같다. 주가의 폭락과 막막한 내년 사업계획 수립도 적지않은 관심대상이지만 대우문제가 매듭되지 않고는 그 어느 것도 명쾌하게 설명될 수 없다.

이번주에는 대우문제를 어느정도 가늠할만한 실마리가 제공된다. 대우문제가 시장 전체를 뒤흔들며 ‘한국경제 제2의 위기 진앙지’로 자리한지 3개월만이다. 대우해결의 출발은 계열사에 대한 회계기관과 채권단의 실사결과 발표다. 이를 통해 대우 각사의 자산과 부채현황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채권단은 이를 바탕으로 손실보전방안을 마련하며 투신과 증권사는 투자 손실분담비율을 확정한다. 이번주중 얽히고 설킨 실타래의 매듭 하나를 잡고 막 풀어내는 작업을 시작하게 되는 셈이다.

이달말까지 실사결과가 나오는 대우계열사는 대우중공업과 대우전자 등 비교적 사정이 나은 7개사다. 대우계열 12사중 나머지 5개사에 대한 실사는 11월6일까지 마련된다.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이 “11월6일까지 대우처리문제를 매듭짓겠다”고 한 공언은 바로 이를 두고 한 말이다.

채권단은 따라서 이번주중 잇달아 회의를 열어 대우문제를 진전시키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대우전자 전담은행인 한빛은행은 안건회계법인으로부터 실사 중간결과를 전달받는대로 워크아웃 방안을 확정짓고 이번주중 전체 채권단 협의회를 열어 채권단의 승인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대우중공업 해외부문을 실사한 안진회계법인은 20일께 최종 실사결과를 채권단에 전달한다. 대우전자 전담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미 실사 중간보고서를 받고 워크아웃 방안을 마련중인데 회계법인의 최종 실사결과가 나온 뒤 워크아웃 방안을 마무리하고 27일께 채권단회의를 열어 이를 승인받을 방침이다. 대우중공업과 관련, 채권단은 조선부문과 기계, 여타 사업부문 등을 모두 계열분리하고 대출금 일부를 출자로 전환하는 한편 나머지 부채는 이자 감면 및 중장기 채로 전환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사결과의 투명성 확보가 관건

이같은 방식으로 대우문제가 하나 둘 매듭을 지으면 11월대란설의 요체인 11월10일이후 투자자들의 대규모 환매도 없고 시장은 안정된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대우에 대한 실사결과 및 이에 따른 워크아웃 방안확정은 대우처리의 시작에 불과하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금융시장 불안과 대외신뢰도 하락을 막으려면 실사결과의 투명성 확보가 가장 시급하다. 자칫 ‘시장이 납득하지 않는 실사결과’가 나올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경고다. 그 핵심은 과연 대우채의 손실률이 어느 정도일 것인가이다. 실제 대우채권 손실률이 50%인데도 대외적인 충격을 감안해 20%라고 발표한다면 시장은 이를 받아들일 리 없다. 정부에 대한 불신감만 더 커지고 금융불안은 더욱 증폭된다.

특히 손실규모가 클 경우 일부 은행과 투신사들이 휘청거리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 실사결과와 손실률이 시장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심각한 후유증이 불가피하다. 대우 실사의 완료가 대우처리를 위한 시작에 불과하다는 지적의 논거다.

미국의 증시폭락과 이에따른 국내증시의 움직임도 이번주 경제계의 주요 이슈다. 지수 800선 붕괴가 다시금 초미의 관심이며 외국투자자들의 움직임도 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관계자들은 “미국과 유럽증시의 폭락은 상황에 따라 호재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투자심리를 잃은 자금이 신흥시장, 특히 아시아쪽으로 몰리게 되면 국내 증시는 새로운 환경을 맞게 된다”는 것이다. 대우채권을 편입한 공사채형 펀드중 주식으로 전환한 9조원의 자금이 어떻게 움직이느냐도 이번주 증시에 적지않은 변수로 작용할 것 같다.

전경련은 이번주중 새회장을 선출하기위한 구체적인 작업에 들어간다. 그러나 현대 정몽구회장이 “마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어서 정회장쪽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전경련은 또 21일부터 3일간 세계적인 정치 경제계 거물들을 초청, 한국경제의 현재와 미래를 알아보는 행사를 갖는다. ‘새로운 천년의 과제’라는 주제로 열리는 전경련의 제1회 국제자문단회의에는 키신저 등 15명의 거물들이 참석한다.

이종재·경제부 차장 j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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