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교실] 21세기 유망산업에 주목하라

10/26(화) 20:33

새천년을 60여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다음 세기의 유망산업을 예측하는 것은 매우 유용하다. 기업입장에서 보면 어떠한 분야에서 신규사업진출을 모색해야 하는지, 정부의 입장에서는 어떠한 산업을 21세기 주력 산업으로 지원하고 육성해야 하는지, 그리고 개인으로서는 어떤 분야의 기술과 숙련을 익혀야 미래에 대비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자료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1세기의 기술 혁신과 사회적 욕구 변화

일반적으로 산업의 부침(浮沈)이나 트렌드를 판단할 때 향후 기술혁신의 방향과 미래의 사회적 욕구변화를 우선 관찰한다. 21세기 유망 산업이 무엇인가를 추출하는 경우에도 이러한 접근은 유용하다.

우선 기술혁신 분야를 보면, 정보통신기술(ICT)과 생명공학(biotechnology)이 21세기 기술혁신의 양대 축을 이루리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물론 이들 기술혁신은 석유화학, 원동기(자동차), 전자(가전) 분야에서 활발히 진전되었던 20세기의 기술혁신 성과를 반영하며, 또한 출발점으로 삼는다.

이와 더불어 또 하나 고려할 것이 사회적 욕구 및 이슈의 변화이다. 지금도 부분적으로 논의되고 있긴 하지만 21세기에는 전지구적 이슈로 환경문제가 크게 부각될 것이고 이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이나 국가는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될 것이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보면 환경 문제는 새로운 산업의 성장을 가져오게 된다. 또 하나, 삶의 질을 중시하는 사회적 욕구는 더욱 큰 사회적 수요를 창출해 갈 것이다. 따라서 건강, 문화, 레저 등이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잡게 된다.

21세기에 떠오르게 될 산업

이렇게 기술혁신과 사회적 욕구의 변화라는 관점으로부터 우리는 몇 개의 유망산업을 추출할 수 있다. 우선 새로운 기술혁신 영역으로부터 부상하는 산업으로서, 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는 정보, 통신, 전자·미디어 산업군이 부상하고, 생명공학 분야에서는 의약과 농업을 비롯한 생명공학이 새로운 산업군으로 떠오를 것이다.

그리고 사회적 환경 변화로부터 부상하는 산업을 보면, 환경문제의 급부상에 따라 환경과 에너지가 유망한 산업군이 될 것이고, 삶의 질을 중시하는 사회적 욕구를 반영하여 의료복지, 레저·문화, 주택·도시환경 재정비 등이 주목받는 산업군이 될 것이다.

경제의 서비스화에 대비

그런데 이들 유망 산업들이 가진 특징 가운데 하나는 해당 산업에서 서비스가 차지하는 중요성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특히 정보, 통신, 미디어, 의료복지, 레저·문화 등은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제품보다는 서비스의 질이 해당 산업의 경쟁력을 결정한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앞으로 제품의 경쟁력보다는 서비스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서비스의 경쟁력은 바로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지적 능력 혹은 지식에 의존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많은 선진국들이 21세기의 경제비전을 지식기반 경제로 설정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변화를 염두에 둔 것이다.

유망산업에서 서비스의 중요성이 높다는 사실은 앞으로 경제내 서비스의 비중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다. 미국과 일본의 GDP 대비 서비스산업 비중이 각각 74.1%와 64.4%임에 비해 우리나라는 46.6%에 불과하다는 사정을 감안하면, 앞으로 생산이나 고용측면에서 서비스 부문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서비스 부문, 특히 지식기반 서비스의 비중과 취업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도 이와 관련하여 주목을 끄는 부분이다.

유망 산업을 21세기 주력 산업으로

그러나 미래의 유망산업들은 저절로 한국의 21세기 주력산업으로서 자리잡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성장환경을 조성하고 전략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세계시장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반도체 D램 분야의 성공은 유망산업을 사전에 선정하고 전략적으로 투자하면 세계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모범을 보여 준다.

그렇다면 이들 유망산업이 국내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주력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주목해야 할 문제는 무엇인가?

첫째, 당연한 이야기지만 유망산업의 핵심 경쟁력인 기술과 지식의 확보가 시급하다. 이렇게 본다면 재무구조조정 중심으로 진행되는 현재의 정부정책 및 기업전략은 조속히 기술 및 지식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구조조정으로 전환해야 한다. 특히 IMF위기로 붕괴된 연구개발(R&D)기반의 재건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둘째, 규제완화를 비롯한 제도적 혁신이 동반되어야 한다. 현재 21세기 유망산업으로 거론되는 통신, 생명공학, 의료복지, 레저문화, 에너지, 주택·도시환경 재정비 등은 지금까지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다는 이유로 여러가지 규제를 받고 있는 분야들이다. 이들 산업에서의 규제가 지속되고 경쟁 촉진적인 환경이 마련되지 않는 한 유망산업의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21세기 유망산업은 기존 산업과 별개의 토양에서 어느날 갑자기 솟아오르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다시말해 기존 산업과의 완전한 단절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산업의 고부가가치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탄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강용중·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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