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대] 아직도 남은 '대우 진저리'

10/26(화) 20:49

대우사태가 이번주중 중대전기를 맞는다. 27일과 28일, 계열사별 실사결과와 워크아웃 초안이 마련되고 28일 해외채권단회의가 열리며 29일부터 11월2일까지는 계열사별 채권단회의가 계획돼 있다.

이 과정에서 워크아웃을 추진중인 대우 12개사의 자산과 부채현황이 낱낱이 드러나고 채권단의 손실규모가 밝혀진다. 대우 계열사에 대한 실사결과와 손실률은 ‘11월 대란설’의 판단근거로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금액의 80%까지 찾을 수 있도록 한 11월10일, 대우채권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예상보다 큰 손실률로 대거 수익증권을 매각하고 이에따라 자금시장이 일대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번주를 시작으로 이어질 대우관련 각종 발표 및 확정에서 우선적으로 투자자들을 안심시켜야 할 관건은 실사결과의 투명성이다. 통상 1년여 걸리는 기업 실사를 3개월만에 마치니 실사의 부실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내외 투자자들이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실사결과이며 만일 ‘엉터리 실사’라는 판정이라도 나오면 시장의 엄청난 반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만큼 금융시장은 불안에 빠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대우해결과 관련, 가장 큰 관심은 손실률이다. 자산과 부채현황을 바탕으로 산정하는 투자자들의 손실규모가 얼마인지를 산정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워크아웃기업들의 평균 손실률은 32%였다. 100을 빌려준 채권자가 68만 받고 나머지 32는 아예 못받는 것으로 하는 후속대책이 추진돼왔다.

현재까지 알려진 대우그룹 핵심계열사의 손실률은 계열사별로 20∼50%다. 비교적 우량 기업으로 알려진 대우중공업과 대우전자는 20∼30%대이며 대우자동차와 쌍용차 대우통신등은 30∼40%, ㈜대우는 50%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적으로 40%를 웃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정부는 금주중 대우계열사 여신의 손실규모가 확정되는대로 시장안정을 위한 금융권별 종합대책을 마련, 11월초 발표할 예정이다.

대우문제가 제대로 해결되기까지 최소화해야 할 악재중 하나는 해외채권단의 반발이다. 200여 해외채권기관이 참여하는 28일 대우 해외채권단 전체회의에서는 그동안 8개 해외채권기관으로 구성된 해외채권단 운영위가 대우와 벌여온 각종 협상 내용이 보고되고 해외채권단간 입장이 정리된다. 이번 회의에서 협상이 완전 타결되기는 물론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 정부와 해외채권단의 입장차이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와 대우는 워크아웃의 울타리에 들어와 중요 결정사항을 함께 논의하는 것을 보장할테니 채무상환을 유예해달라고 해외채권단에 요구하고 있다. 이에비해 해외채권단은 채무상환 일정 등 구체적인 약속도 없이 채무상환을 유예해줄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채권단은 특히 손실을 분담하는 대신 해외채권단 여신에 대한 명확한 상환계획과 스케줄을 ‘한국 정부’가 밝혀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해외채권단 문제에 대해 정부가 대우와 해외채권단간 문제로 국한하려 한다는 점을 불만스러워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해외채권단의 불만이 노골화해 개별적인 법적 행동으로 확산될 경우 대우사태 해결에 큰 걸림돌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당연히 다른 국내 기업의 대외 신인도에도 악영향을 주게 된다.

이번주에는 스위스 로잔에서 뉴라운드와 관련한 WTO주요 회원국의 비공식 각료회의도 열린다. 이 회의와 11월 시애틀회의를 통해 2000년대 세계의 교역질서를 논의할 뉴라운드의 윤곽이 드러난다. 뉴라운드에서는 우리 입장에서 개방이 바람직한 서비스와 공산품의 교역확대방안도 논의되지만 껄끄러운 농산물분야의 개방확대가 포함돼 있어 적지않은 파장이 우려된다.

이번주에는 또 재가동에 들어간 삼성차가 제대로 돌아갈 것인지, 기아자동차에 대한 국세청의 거액 세금추징에 대해 현대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등도 관심거리다. 정부의 강공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재계가 부담을 털고 얼마나 적극적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할 것인지도 이번주에 가늠될 현안이다. 김우중회장과 정몽헌회장처럼 밖에서 돌고있는 재계 총수들의 귀국여부는 이번주중 알 수 있을 것 같다. 주가는 이번주에도 뚜렷한 변화없이 박스권에서 횡보할 전망이다.

이종재·경제부 차장 j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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