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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교실] 2단계 금융안정대책 발표.. 진통제에 불과

정부가 4일 2단계 금융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의 초점은 금리안정을 유도하고 금융시장 불안의 원흉인 수익증권 환매사태를 진정시키는 데 있다. 정부는 금리안정이 금융시장 안정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보고, 중장기적으로 회사채 유통수익률을 연 8% 안팎으로 인하하는 데 주력하기로 하였다. 동시에 대우 계열사의 구조조정 조속 추진 및 투신권 안정을 통한 금융시장 불안 요인을 해소하기 위해 대우채권의 지급보장 및 기존 펀드의 시가평가 배제 및 투신사 구조조정 유보 등의 조치를 내놓았다.

금융시장 불안 해소위한 조치

그동안 대우그룹의 구조조정, 대우 금융지원, 금융시장 불안 해소 등 크게 세가지 방향으로 정책 당국의 대책이 마련되어 왔다. 그러나, 대우 금융지원 문제가 조기 진화되지 못하고 대우보증채의 서울보증보험을 통한 원리금 대지급, 워크아웃 등으로 채권 금융단의 부실 부담이 가중되었다. 더욱이 채권시장내의 수요 실종과 환매 사태 우려 등 금융 불안이 확산되어 왔으며, 이에 따라 정부는 금융시장 안정 대책을 9월18일 발표하였다.

이러한 대책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불안 심리는 해소되지 않았으며, 금융시장에서 역시 9월29일에는 3년 만기 회사채 수익률이 10.02%를 기록하는 등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었다. 따라서 2단계 금융시장 안정대책은 이러한 최근의 분위기를 감안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단기적 안정세에 도움, 근본치유엔 한계

2단계 금융안정대책의 여파로 4일 금융시장에서는 채권의 단기 매수세가 살아나 3년 만기 회사채의 유통수익률은 2일보다 0.4%p 하락한 9.45%선을 유지했다. 특히 정부가 금리 인하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여 금리의 하향 안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에서도 정부의 안정 대책과 더불어 바닥선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종합주가지수가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투신권 구조조정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아직 지속되고 있어 주식시장에서의 단기 급속 회복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을 것 같다.

이와 같이 이번 대책이 금리에는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지만,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을 크게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은 대책의 기본 내용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이번 대책은 현재의 금융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부실 투신사 처리 문제를 일단 유보하고, 은행자금으로 채권시장 안정기금을 확대하고, 한국은행 발권력을 동원하여 투신권 매물을 매입하는 일시적 조치라는 근본적인 한계를 가지는 것이다.

자금시장 불안 심화, 외자조달여건도 악화

앞으로도 금융시장에는 많은 문제가 남아 있다. 먼저 장단기 금융시장이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이다. 회사채의 경우 1일 평균 유통규모가 7,000억∼1조 원으로 98년의 2조∼3조원에 비해 3분의1 수준으로 급격히 위축되어 있으며, 국고채의 경우 금리 상승 압력을 우려해 발행이 연기되거나 발행 물량이 축소 되고 있다. 투신사 환매 사태에 따른 투자여력의 급격한 위축에 이어 협력업체의 자금난이 가중되면서 자금 시장의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다음으로 해외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되어 있다. 대우사태 발생 이후 주가 하락, 신용경색 현상 등에 직면, 해외 주식예탁증서(DR) 발행을 추진중인 시중은행이나 대기업들은 중대한 차질을 겪고 있다. 이외에도 정부가 개입하여 금리를 하향시킬 수는 있지만, 이는 금융시장의 자율적 기능을 왜곡시켜 장기적인 금융시장의 안정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치는 점도 있을 것이다.

정부의 단기적인 미봉책 발표만으로는 금융시장에 커다란 효과를 미칠 수 없다. 채권시장 안정기금은 단기적으로 금리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나, 기금이 한정되어 있어 금융시장 안정화를 지속적으로 유지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어 단기적인 효과 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전반적인 금융시장 안정화 및 건전화를 위해서는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지나친 불안 심리가 해소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금융시장 불안정의 근본요인에 대한 해결 대책이 필요하다.

대우 조기처리, 부실투신사 구조조정도 시급

그 해결책은 바로 대우 사태의 조기 처리 및 신속한 해결, 부실 투신사에 대한 구조조정일 것이다. 대우 사태의 신속 해결과 이를 통한 금융시장의 불안정 해소야 말로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불안 심리를 근원적으로 해소시켜, 금융시장에서 수급의 원활화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채권기관 간 대우채권 손실의 명확한 분담비율 결정일 것이다. 이것이 이루어져야만 대우그룹 계열사의 구체적 처리가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대우그룹 계열사에 대한 워크아웃 등 신속처리 방침 결정 및 대우그룹 해외부채 협상의 타결 가능성은 상당히 반가운 소식이다.

또하나 부실투신사에 대한 구조조정이 금융시장의 불안 없이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조치에서 부실 투신권에 대한 아무런 실질적 대책 없이 투신권에 대한 구조조정이 일단 유보되었다. 그러나 이는 문제를 연기시키는 데 불과하며 그 만큼 처리비용도 증가할 것으로 보여, 조속한 구조 조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즉 부실 투신권 문제를 조기에 신속하게 처리하되, 금융시장으로의 파급효과는 최소한으로 줄이는 정부의 조치가 시급한 과제라 할 것이다.

황동언·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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