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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이대로 가다간 큰일 날라"

이번주 경제계는 각종 현안에 대한 정부의 갈팡질팡 대응을 비난하는 목소리로 조용하지 않을 전망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상황인식과 뒷북대응에다 부분적으로는 정부가 오히려 일을 꼬이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더이상 우왕좌왕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지난주(10월8일)에 열린 주요 경제장관들의 모임, 경제대책조정회의가 이같은 예측을 분명하게 했다. 이날 회의는 최근 경제상황을 논의한 뒤 대우문제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처리하며 모든 경제정책사안을 신속하고 분명하게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으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재정경제부나 금융감독위원회, 기획예산처를 비롯한 전 경제부처 장차관들이 모여 내린 결정과 판단이니 이보다 더 무게를 가질수는 없다.

그러나 이날 회의가 각계 전문가들을 “이대로 가다간 큰일이다”는 판단을 내리게 만든 것은 크게 세가지 배경에서다. 현 경제지표에 대한 정부측의 분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고 대우처리에 한걸음도 진전을 보지 못했으며 부처간 의견차만 더욱 극명해졌다는 것등이 그것이다.

우선 현 경제상황에 대한 해석을 보자. 정책회의는 올해 성장률이 8%를 넘어서고 수출이 4개월 연속 두자리수 증가세를 보이면서 무역흑자규모가 올해중 200억달러에 달하며 물가는 연평균 1.5%증가라는 전례없는 실적이 예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게다가 한자리수 금리와 실업자의 급속한 감소는 우리 경제를 한층 밝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낙관론에 치우친 진단, 손발 안맞는 정책

이날 회의에서 나타난 현 정부의 경제진단은 마치 ‘이보다 더할 수 없는 태평성대’와 다름없다. 성장과 물가, 국제수지라는 세마리 토끼가 이미 한꺼번에 그물안에 들어와 있는 모양새를 하고 있다는 정도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전문가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지나친 낙관론’이라는 데 한목소리다. 심한경우 “정부가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고도 말한다.

전문가들의 다른 견해는 우선 지표의 착시현상이라는데서 출발한다. 98년의 엄청난 침체를 기준하니 숫자가 아주 좋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제성장만 보더라도 98년 마이너스 5.5% 성장을 기준으로 삼기때문에 8%대 성장이 나오고 반도체 등 특정업종의 성장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실업은 크게 늘어난 일용직과 임시직을 감안하면 지난해와 크게 다를 바 없다. 경상수지 흑자폭은 계속 축소추세이고 금리와 물가는 억지로 눌려져 있어 언제 튀어오를지 모른다. 어느 것 하나 좋게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날 회의는 정부의 느슨한 대우대책도 드러냈다. 정부는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은 유동성문제와 투자자들의 불안심리이지만 채권시장 안정기금으로 대응하고 대우 계열사를 처리하면 해소될 것”이라며 ‘충분한 대책이 마련돼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금융시장의 불안이 실물로 옮기지 않도록 구체적인 대책을 시급히 내놔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심지어 외국관계자들은 “더이상 덮기에 급급하지 말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관계전문가들을 크게 걱정시킨 다른 하나는 손발이 안맞는 관계부처간 분석과 대응이다. 이날 정부는 대우채권 손실과 관련, ‘투신사-투신사대주주-증권사의 순으로 분담한다’는 원칙을 정했다. “투신사가 종목선택을 잘못했으니 책임도 더 지라”는 취지다.

그러나 같은 시각 금감원 강병호부원장은 증권사와 투신사 사장단을 불러놓고 “손실분담은 시장에 맡긴다”고 말했다. 시장이란 결국 대우채권을 판매하며 수수료를 더 많이 챙긴 증권사가 가장 많은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같은 날, 같은 시각, 정부는 서로 다른 결정을 내린 것이다.

요즘 정부 하는 일이 이렇다. 어느 것 하나 시원스럽게 처리하지 못하며 그저 낙관론에만 젖어있어 이에 대한 지적이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대우문제와 관한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한 이번주 주식시장은 지수 800~900선의 박스권에서 혼조세를 거듭할 전망이다. 기업들의 내년도 경영계획수립도 이번주부터 본격화한다. 기업들은 금융불안과 강력한 재벌개혁 등으로 내년 계획을 세울 엄두조차 낼 수 없다고 아우성이다. 전경련은 14일 회장단회의를 열어 차기회장을 논의한다. 이번주 경제계에서는 이래저래 시원스런 소식을 찾기 어려울 것 같다.

이종재·경제부 차장 j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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