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기의 교원단체 누가 이끄나

10/20(수) 20:39

‘교사냐, 교수냐’

11월 23일 실시되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의 제29대 회장 선거는 국무총리나 교육부장관 출신, 대학총장 등 명망가들이 아닌 현직 교사가 당선될 수 있을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다. 특히 교원노조의 출범으로 교원단체도 경쟁시대를 맞아 교총이 앞으로 어떻게 위상을 정립해 나갈지 25만여 교원들의 관심이 총집중되고 있다.

10월 12일 후보자 등록을 마친 결과 모두 9명이 난립,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역대 후보가 3~4명에 그친 것에 비해 이처럼 많은 후보가 나선 것은 최근 교육현장에서 일고 있는 교원들의 위기의식이 크게 작용한데다 선거방식이 사실상 직선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후보자의 면면을 보면 교장이 3명으로 가장 많고 평교사와 교수가 각 2명. 총장과 학장도 1명씩 포진해 있다. 어느 선거보다 초·중·고·대학 등 학교급별과 직위별로 다양한 후보자가 출사표를 던졌다. 출신지역별로도 경북과 경남이 각 2명이고 서울, 인천, 대구, 전남, 전북 각 1명으로 다양하다.

이번 선거에서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을 사상 처음으로 초중고 교사가 임기 3년의 교총 회장으로 선출될 수 있을지 여부. 지금까지 교총회장 선거는 전국 시도별 회원 600명당 1명씩 배정되는 대의원들이 회장을 뽑는 간선제로 치러졌으나 올해부터는 전국 1만241명의 학교 분회장과 176명의 시·군·구 교련회장, 교총 대의원 419명이 모두 참여하는 ‘직선제’로 바뀌었다. 이번 선거는 대의원 30인 이상의 추천을 받고 등록한 이들 후보자를 놓고 총 1만836명의 선거인단 중 과반수 이상이 투표에 참여할 경우 최다득표자를 회장으로 선출하게 된다. 이에따라 선거인단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학교 분회장이 대부분 초중고 교사인 점으로 미뤄볼 때 지금까지 대학교수나 총장이 회장을 맡아왔던 관례를 깨고 교사가 회장에 당선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평교사로는 서울 한영고에 재직중인 채수연 서울교련 중등교사회 회장과 박희정 서울중경고 교사가 도전장을 던졌다. 특히 회장 선거에만 4번째 출마하는 채씨는 이번이야말로 평교사가 명실상부하게 회장에 선출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판단, 전국의 분회장들을 상대로 꾸준히 표밭을 다져온 인물. 여기에 이학무 대구달서공고 교장과 김지묵 서울서래초등 교장, 박식원 서울신동중 교장 등 각급 학교의 교장들도 각각 실업계와 초등학교, 중학교 분회장들을 지지기반으로 첫 교사출신 회장을 노리고 있다.

대학쪽에서는 김학준 인천대 총장과 대전교련회장인 이군현 교수(과학기술원), 한국외국어대 사범대 학장인 윤종건 교수, 교육부 편수관을 지낸 함수곤 교수(한국

교원대)가 출마,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당초 대학에서는 이군현 교수의 우세가 점쳐졌는데 뒤늦게 김학준 총장이 가세, 판도 예측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일단 선거인단중 교사의 수가 절대적인 만큼 교사출신들의 선전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교원노조 출범으로 위기에 처한 교총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로비력과 지명도를 갖춘 인사를 회장으로 뽑아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아 대학 총장과 학장출신 후보가 막판 판세를 뒤바꿀 가능성도 큰 것으로 교총관계자들은 점치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교사든 교수든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회장은 전국의 학교분회장이 뽑은 명실상부한 첫 직선제 회장이라는 점에서 내부적으로는 튼튼한 지지를 받게 될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현 김민하 회장이 신당 취진위원에 참여함으로써 교총회장직을 정치권 진출의 발판으로 삼았다는 내부 비난도 일고 있어 선거과정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전교조, 한교조 등 교원노조와 교총간의 갈등으로 교원단체의 와해움직임이 일고 있어 출범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교총의 위상정립도 최대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후보들이 내건 공약들을 보면 이처럼 절박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교총의 단체교섭권 확보가 주요 공약으로 대두한 점이 그렇다.

공약 가운데는 교육정책의 실패에 따른 교육청문회 추진, 교원정원 환원(65세), 교원자녀 대학학자금 무상지원과 담임수당인상 등 다양한 교원복지정책을 제시해 누가당선되던 앞으로 교육부와의 한바탕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후보자의 학력과 주요경력 및 공약내용은 다음과 같다.

채수연(56)

▲광주공고, 성균관대, 성균관대 문학박사 ▲한영고 교사(현), 서울교련 중등교사회 회장, 교총 윤리위원 ▲교원독자 연금제도시행, 교사정원 65세 환원, 수석교사제 및 교원 연구안식년제 도입, 교육청문회 추진

윤종건(56)

▲대구상고, 대구교대, 뉴욕주립대 철학박사 ▲한국외대 사범대 학장(현), 한국교육신문 논설위원, 한국교육개발원 책임연구원 ▲안정적인 교원연금제도 구축, 주당수업시간 법제화, 교원정원 환원, 교육행정기관에 교육전문직 정원 확대

이학무(58)

▲현풍고, 경기대, 계명대 교육대학원 ▲대구달서공고 교장(현), 경북기계공고 교감, 대구교련 회장 ▲교총조직 및 사무국직제개편, 시·군·구 회장협의회 정례화, 전문직 보임확대, 정원 65세 환원

김지묵(60)

▲안동사범, 방송통신대 ▲서울서래초등 교장(현), 서울시 교육과학연구원 교육정보화부장, 서울 강남교육청 초등교육과장 ▲교원정원 65세 환원, 교육정책 실명제 및 교육청문회법 제정, 독자적인 연금관리 및 보수규정개정

이군현(47)

▲대경상고, 중앙대, 캔사스주립대 박사 ▲한국과학기술원 교수(현), 한국교육개발원 책임연구원, 장훈고 교사 ▲교총의 단체교섭권 보장, 연금보장연도 연장, 전국단위의 학교안전공제회제도 실시, 수행평가 연기

함수곤(59)

▲전주사범, 동경제경대, 동경학예대 박사 ▲한국교원대교수(현), 교육부 편수관리관, 교총 연구위원 ▲교원이 바로 설 수 있는 교육풍토조성, 교육전문직 위상강화, 국민과 학부모에 교육실상알리기

김학준(56)

▲제물포고, 서울대, 피츠버그대 정치학박사 ▲인천대 총장(현), 단국대 재단이사장, 청와대 대변인 ▲교총위상강화 및 대외영향력 제고, 교총조직의 민주화, 교원정원 환원, 우수교원확보법 제정

박희정(51)

▲거창대성고, 서울대, 중앙대 법학박사 ▲서울중경고 교사(현), 서울 초·중등교사회 공동회장, 교총단체교섭권수호 비상대책위원장 ▲신임교사들이 신뢰하는 교총, 교원중심의 교육행정, 자격연수 및 일반연수 자격제도입, 교총의 교섭권확보

박식원(58)

▲마산고, 경희대, 연세대 교육대학원 ▲서울신동중 교장(현), 교총 이사, 대한스포츠댄싱연맹 전무 ▲학교운영의 민주화·전문화, 교원자치제 개선, 초·중등교원중심의 교총조직개편, 교원정원 환원

정정화·사회부기자 jeong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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