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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골드러시 "잠자는 보물을 깨워라"

해저에서 잠자고 있는 보물선 인양작업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마치 서부개척시대의 골드러시를 방불케 한다해서 종종 ‘신 골드러시’로까지 비유되는 보물탐색작업은 인공위성 자동위치측정시스템(GPS), 원격조종로봇 등 탐사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첨단 기술을 동원한 보물선 인양작업이 러시를 이루자 인류의 역사유물 훼손우려 등을 둘러싸고 고고학자, 국제기구와 보물선인양회사간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드러나는 해저 보물왕국

보물선 탐사회사 ‘인터설’대표 필 마스터스(62)씨는 약 20년전 전기도매업을 정리하고 평소 동경했던 보물선 탐사에 뛰어들었다. 그는 지금 1711년 캐나다 동부의 노바스코시아에 침몰된 영국의 프리깃함에서 영국의 은화를 건져올리고 있다. 또 18세기 세계무역해로상에서 무역선을 벌벌떨게 만들었던 전설적인 해적 ‘검은 턱수염’ 의 전함으로 추정되는 배를 96년에 발견했고 1750년 미국 대서양 북캐롤라이나연안에서 실종된 스페인의 범선 엘살바도르도 발견한 그는 일생의 꿈을 실현시킬 기회가 왔다고 믿고 있다. 엘살바도르는 24만개에 달하는 스페인의 옛 은화, 금화로 가득차 있기 때문이다.

해저에는 선사시대의 통나무배에서 부터 2차대전때 사용된 독일군의 유보트까지 수백만 척의 배가 잠들어 있다. 따라서 매년 보물선을 인양하는 장관이 펼쳐진다. 남북전쟁시 증기선 브러더 조너던이 93년에 발견됐으며, 95년에는 1944년 미 해군기에 침몰된 일본 잠수함 I-52가 대서양에서 발견됐다. I-52에는 2톤가량의 금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8년 가을에는 2,500여년전의 페니키아인의 무역선이 지브롤터 해협 동쪽에서 발견됐다. 또 쿠바 등 3세계 국가들이 인양물의 일정량을 나누는 조건으로 해저에 있는 보물선 탐사권한을 서구회사에 부여함에 따라 곳곳에서 보물탐사가 진행중이다.

해저보물 탐사 도우미는 신기술

이러한 보물선 인양 러시는 수중로봇 등 첨단탐사기술의 발달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다. 최신 기술이 이용됨에 따라 아무리 깊은 바다의 난파선도 탐사를 할 수 있게 됐다. ‘심해기술’이라는 보물선 인양회사의 대표이사인 존 로렌스씨는 “심해에 있는 농구공 하나도 돈만 들이면 찾아낼 수 있을 정도로 무엇을 찾고자 한다면 모두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대개 얕은 연안에서는 자기측정기를 이용한다. 자기측정기는 바다속의 금속을 추적하는 장치로서 2차대전때 잠수함을 추적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자기측정기는 지구의 자기장 교란을 읽으며 대포 등을 추적, 배의 위치를 발견한다. 최근 기술이 발전, 모래층 밑에 숨어있는 작은 물질도 찾아낼 수 있을 만큼 정교해졌다.

넓고 깊은 바다를 탐사하는데는 수중전파탐지기를 사용한다. 늘씬한 어뢰를 닮은 수중전파탐지기는 음파를 해저바닥을 향해 쏜 뒤 바닥에 돌출된 물질에 의해 반사돼오는 음파를 기록, 탐사선의 컴퓨터로 전달한다. 최신 모델은 하루에 100평방마일을 조사할 수 있으며, 3마일 깊이에 있는 기름통 하나를 찾아낼 수 있을 정도로 정밀하다.

수중전파탐지기와 자기측정기가 파악해낸 정보들은 모두 탐사선의 컴퓨터로 전달돼 해저 물질의 모양을 스크린를 통해 알 수 있다. 탐사선의 컴퓨터는 또 인공위성 지리정보시스템이 제공하는 정밀한 위도와 경도를 이용, 보물선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한다.

가장 효과적인 탐사도구는 원격조종탐사로봇이다. 할로겐 램프와 와이드 칼라 TV카메라를 구비한 로봇은 선상의 컴퓨터로 원격조종되며 취합된 정보는 실시간으로 탐사선에 전달된다. 대당 10만달러에서 200만달러까지 하는 비싼 도구지만 그 만큼 정확하고 효용성이 있다. 토미 톰슨사가 1857년 미 북캐롤리나연해에서 침몰된 증기선 ‘센트럴 아메리카’에서 3톤의 금괴를 찾아낼 수 있었던 것도 비디오 카메라가 장착된 원격조종로봇 덕택이다.

탐사가의 전문지식도 보물선 탐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플로리다의 탐사가 잭 해스킨스씨는 스페인 전문가로 1711년 쿠바의 바다에서 사라진 함대를 찾기위해 스페인 선장들의 기록과 짐꾼의 증언을 조사하고 있다. 그는 “당시 스페인은 관료주의 국가였기 때문에 항해중인 선장들은 모든 일을 기록하고 본국의 왕에게 그 기록을 보냈다”며 그 이유를 설명한다. 마스터스씨 역시 1719년 해적들에 대한 재판 기록과 당시 생존자의 증언등을 연구함으로써 해적 ‘검은 턱수염’의 배를 발견할 수 있었다.

보물탐사 유물훼손 논란도 제기

그러나 황금을 찾으려는 보물선 탐사가 급증하는 것에 대해 고고학자들의 비난이 거세다. 해양고고학협회 회원인 조지 배스씨는 보물선 탐사가를 도굴꾼이라고 비난 할 정도다. 베스씨는“자유로운 기업활동이란 명분으로 조지 워싱턴의 무덤을 파헤쳐 유물을 매매할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지적했다.

고고학자들이 보물선 탐사에 대해 비판적인 것은 난파선안에 있는 고고학적으로 가치있는 많은 유물들이 훼손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1798년 댈러웨어에 침몰된 영국전함 데브락이 85년에 발견됐을 때 고고학자들은 보물탐사가들에게 지구상에 둘밖에 존재하지 않는 18세기 영국해군의 난로를 배밖으로 꺼내 넘겨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배가 크레인으로 끌어올려질 때 많은 유물들이 배밖으로 쏟아져 다시 바다 깊숙이 사라졌다.

고고학자들의 이러한 비판에 대해 탐사가들은 과거에 광범위하게 자행된 역사적 유물 훼손사실은 시인하나 최근의 인양작업은 난파선의 역사적 가치를 존중하고 보호한다고 주장한다. 마르 다이브사의 회장인 스티븐 모건씨는 “더이상 우리는 과거와 같은 짓을 하지 않는다. 오늘날 탐사가들 역시 역사적 유물의 가치를 알고 보존하고자 하는 고고학자다”고 말했다.

유엔 교육과학문화위원회(UNESCO) 역시 100년 이상된 난파선에 대한 상업적인 인양작업을 금지시키려는 논의를 진행중이며 심지어 모든 유물이 본래 소유국에 돌려지도록 하는 방안까지 검토중이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보물탐사가들은 해양고고학보존협회(IMAC)를 결성, 반대로비를 벌이고 있다. 이 단체서 열성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헤스씨는 “유네스코는 사적 재산에 대한 개념이 없으며, 뛰어난 고고학적 연구가 사적인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반발했다.

최기수·국제부 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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