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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세상] 급변하는 환경, 그러나 겁먹지 말라

요즘은 무선전화기를 하나 사더라도 웬만한 책 두께의 매뉴얼이 따라온다. 다 읽고 사용하자니 엄두가 나지 않아 대충 아는 기능만 쓰는 경우가 많다.

전화기만 해도 이럴진대 컴퓨터는 얼마나 복잡하겠는가 하고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사람도 적지 않다. 물론 어느 정도 나이가 든 기성세대에 해당하는 얘기다.

인터넷이 젊은층의 전유물처럼 인식된 것도 이런 비약적인 기술 발전의 속도 때문일 것이다. 기술 자체가 복잡한데다 배워봤자 쓸데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기성세대는 인터넷에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인터넷이 사무실을 넘어 일반 가정까지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인터넷을 피해서 살기 어려운 상황이 곧 닥칠 전망이다.

사실 역사적으로 볼 때 새로운 기술이란 늘 젊은 사람들의 몫이었다. 호기심과 모험심은 젊은이의 속성이다. 반면 기성세대에게는 늘 관심을 가져야 하고 처리해야 할 기존의 영역이 있다. 시간이 흘러 새로운 기술이 보편화하면 비로소 기성세대도 이 기술의 수혜자가 된다.

그렇다면 지금 인터넷은 새로운 기술인가. 당연히 아니다. 이미 상용화한지 5년이 됐고 이용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자동차가 발명된 뒤에도 꾸준히 고속도로가 건설되고 컴팩트카 스포츠카 등이 개발됐지만 도로위를 달리는 자체동력의 운송수단이란 기본개념은 바뀌지 않았다. 인터넷도 끊임없이 발전을 거듭하겠지만 현단계로서 이미 기본틀을 갖춘 보편적 기술로 자리잡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터넷이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면 기성세대도 그다지 겁먹을 것이 없다. 무엇보다 인터넷 자체가 이제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을 만큼 표준화되고 편리해졌다.

실제로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서비스회사(ISP)에 전화로 연결한 뒤 익스플로러나 넷스케이프 등 브라우저를 더블 클릭으로 작동시키면 인터넷 사용은 절반 이상 끝난 것이다. 그런 다음 주소난에 도메인 네임을 입력하고 원하는 정보를 찾아 서핑에 나서면 된다. 음악 또는 영상 파일 등을 보기 위해 플러그인을 설치하거나 메모리확보를 위해 캐시설정을 바꿀 정도가 되면 이미 수준급 사용자라 할 수 있다.

이런 편의성과 시대적 추세 때문에 중년층이상의 기성세대 중에서도 인터넷을 배우려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이메일에 대한 관심이 높다. 미국에서도 3~4년전만 해도 인터넷 사용자가 20~30대의 고학력 남성에 집중됐으나 최근들어 점차 일반 인구분포에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각종 조사결과 나타났다.

물론 인터넷이 TV처럼 일상생활에 광범위하게 보급되려면 빠르고 저렴한 통신망의 확충과 더욱 편리한 사용법 등 선결과제가 많이 남아있다. 하지만 현재의 발전속도에 비춰볼 때 1~2년내에 그같은 요구가 충족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젊은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인터넷이 기성세대로 파급되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각종 사업은 다시 한번 혁명적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젊은이만을 상대로 했던 인터넷 비즈니스에 새로운 지평이 열리게 되는 셈이다.

인터넷의 대명제는 ‘변한다’는 것이다. 인터넷의 1개월은 일반세상의 1년과 같다는 얘기도 있다. 그만큼 기술이 빨리 발전한다는 뜻이지만 인터넷을 둘러싼 시장환경이 급변한다는 의미라고도 볼 수 있다. 인터넷에 노인동호회가 나타날 날이 멀지 않았다고 한다면 인터넷에 대한 지나친 낙관일까.

정광철 뉴미디어본부부장 kcj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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