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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언셀러, 그 빛과 그림자

조성모가 9월 초 음반 발매 일주일만에 가볍게 100만장을 넘어서더니 한달만에 200만장 판매를 바라보고 있다. 뒤이어 나온 H.O.T도 선주문 120만장을 받아 거의 소진된 상태. 밀리언셀러가 순식간에 이루어진 것이다.

이들 때문에 다른가수들은 죽을 상이다. 국내 음반 시장 규모에서 100만장 이상 가수가 둘이나 동시에 나왔다면 시장에서 소화할 수 있는 양은 거의 다 찬 것이다. 밀리언셀러의 그늘에서 2만~3만장 판매로 위안을 삼는 것이 대부분의 가수들일 수 밖에 없다.

극심한 불황이라는 최근의 음반시장을 고려하면 밀리언셀러가 두팀이나 동시에 나온 것은 엄청난 사건이라고 할 수있다. 더구나 댄스음악과 발라드음악이 동시에 100만장 판매를 기록한 것은 드문 일이다.

97년 김건모와 신승훈이 거의 동시에 앨범을 발표해 100만장을 돌파한 적이 있었다. 90년대 양웅으로 군림하던 김건모 신승훈의 자리를 이제 H.O.T와 조성모가 이어받은 것. 새천년의 양웅으로 손색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아름다운 청년 조성모.

지난해 ‘투 헤븐’을 들고 나타났을 때만 해도 조성모는 흔한 신인 가수였다. 지금은 단연 최고다. 데뷔앨범을 100만장 이상 판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소리 소문도 없었다. 이병헌 김하늘이 출연한 뮤직비디오 덕분에 화제를 모으며 뜨긴 했지만 조성모는 거기에 안주하지 않았다.

신인으로서는 겁도 없이 전국을 순회하며 단독 콘서트를 강행한 것. 무대경험도 부족하고 레퍼토리도 다양하지 못한 신인이 단독 콘서트를 갖는다고 했을 때 다들 무모하다고 했었다.

하지만 조성모는 착실히 준비했다. 반응은 의외로 쉽게 왔다. 공연후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한 것. 다섯곳 정도 전국 투어를 가질 예정이었는데 한두곳씩 늘기 시작하더니 거의 전국을 훑다시피 했다. 콘서트를 가진 도시에서는 다음날부터 반응이 왔다. 음반 주문이 쇄도하는 것.

조성모의 100만장 돌파는 바로 이 콘서트의 힘이었다. 음반판매 덕분에 숨겨진 있던 곡도 떴다. 홍보할 생각이 없었던 ‘후회’가 길거리에서부터 인기를 누리기 시작하더니 노래방 최고의 인기곡으로 떠 오르는 것. 이 곡 덕분에 다시 늦바람을 타기 시작했고 음반사에서도 서둘러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기도 했다.

‘투 헤븐’ ‘불멸의 사랑’ ‘후회’의 잇단 히트. 신인 100만장 음반판매. 2집이 나오기 전부터 조성모에 대한 기대치는 한껏 높아져 있었다. 그리고 음반이 나오자마자 빅히트를 기록하고 있다. 2년생 징크스는 조성모에게 없었다.

조성모는 2집 활동도 방송출연보다는 콘서트위주로 꾸미고 있다. 16일과 17일 서울공연을 시작으로 오는 12월 31일까지 전국 13개 도시를 도는 순회공연. 콘서트 사상 유례없이 암표까지 나돌 정도다.

“200만장 돌파 땐 너무 기뻐 거리로 뛰쳐나갈지도 모른다”고 한다. “나 자신이 놀라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꿈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고 하지만 걱정도 있다. “이제 팬들은 조성모에 대한 기대치를 높일 것이다. 앞으로 조성모식 발라드는 ‘슬픈 영혼식’보다 좋아야 한다는 부담이 생길 것이다. 더욱 피나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고 한다.

▲10대들의 우상 H.O.T

H.O.T는 4집앨범 발표를 앞두고 잇단 악재에 시달렸다. 리더 문희준이 베이비복스의 간미연과 사귄다는 루머 때문에 극성팬이 협박편지를 보내 수사에 들어간 것이나 9월18일 컴백 콘서트에서 리더 문희준이 부상을 당한 것, 이 때문에 200여명의 소녀팬들이 실신상태에 이른 것 등 활동을 개시하자마자 악재가 겹쳤다. 또 타이틀곡 ‘아이야’와 ‘투지’는 KBS와 MBC로부터 방송보류 판정을 받았다.

표절문제도 불거졌다. 비주얼 록 그룹처럼 짙은 화장한 모습이 일본그룹 글레이와 닮았다는 것. 또 강타의 ‘나의 너’와 토니 안의 ‘코리안 프라이드’가 표절문제에 올랐다. 설상가상으로 강타와 박지윤이 사귄다는 루머까지 나오고 이어 매니저까지 일을 그만두면서 거의 만신창이가 되다시피했다.

하지만 역시 H.O.T였다. 이들은 의연하게 대처하며 100만장을 가볍게 돌파했다. H.O.T라는 이름만으로도 100만장의 보증수표가 된 것이다.

이들은 이제 빡빡한 스케줄에서도 해방됐다. 매년 음반을 발표할 때마다 여러 스케줄에 시달리며 지친 모습의 H.O.T는 이제 없다. 하루에 5개씩 있던 스케줄이 이제는 일주일에 다섯개가 될 정도로 그들은 특급 가수의 반열에 올라섰다.

다시 9월18일 잠실 주경기장에서의 공연으로 가보자. 국내 가수로는 처음 있는 잠실 주경기장 공연. 외국 가수도 마이클 잭슨만이 단독 콘서트를 가졌었다. 4만여 객석을 채울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가요게에 팽배했었다. 더구나 그날은 비까지 부슬부슬 내리는 최악의 조건.

하지만 주경기장 주차장에 일렬로 늘어서 있는 관광버스를 보면서 H.O.T의 파워를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주경기장으로 들어선 순간 객석을 가득 메우고 있는 팬들의 모습을 보면서 너무나 커버린 그들의 위상에 다시 한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상목·일간스포츠 연예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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