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땅이름으로 보는 조상들의 지혜] 서울시 송파구 석촌동

서울 송파구 석촌(돌말)!

본래 경기 광주군 중대면(中垈面) 솔두들(松坡)의 ‘돌마리’라 부르던 것이 1914년 3월 1일 일제가 경기도 구역획정에 따라 석촌리(石村里)로 하였다가 1963년 1월 1일 서울시에 편입되어 석촌동이 됐다.

한강과 거무내(炭川)가 어우러져 예부터 퇴적층의 기름진 들판을 이루었던 곳이다. 1925년 (을축년)큰 홍수가 나기전만 해도 잠실섬의 남서쪽으로 흐르던 한강이 홍수를 만나 북서쪽으로 물줄기가 방향을 바꾸면서 생겨난 섬이 하중도(河中島)였다.

그러니까 서울시계안에는 이 하중도를 비롯하여 저자도, 노들섬, 여의도, 밤섬, 선유도, 난지도 등 7개의 섬이 있었던 것. 그러나 1960년대 후반부터 서울의 급팽창에 따른 도시화와 한강개발로 난지도, 밤섬, 저자도 처럼 개발의 와중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 섬이 있는가 하면 난지도 처럼 거대한 쓰레기산으로 바뀐 곳도 있다. 또 아파트단지가 들어서 땅값이 금값처럼 비싸진 잠실의 하중도, 서울의 맨하턴 여의도도 이제는 섬이 아닌 육지의 한 부분이 되었지만 본디는 엄연한 섬이다.

70년대초까지만 해도 300여 가구의 주민들이 모여 살며 배추 무 호박 오이 등을 가꾸던 모래섬의 하중도. 1971년 2월 착공한 잠실개발사업은 이 섬의 남쪽 샛강을 막아 육지와 연결하는 공사였다.

그 샛강이었던 흔적이 아직도 두개가 남아 있다. 그 하나는 롯데월드앞 석촌호(石村湖)가 샛강의 잔해이고, 또 하나는 잠실지하철역 이름 가운데 ‘신천(新川)’이라는 역이다.

이 신천이 바로 샛강의 올곶은 땅이름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샛강’은 본디 ‘사잇내(강)’이었던 것. 그 사잇내가 ‘사잇내-샛내-새내(新川)’로 되면서 한자로 뜻빌림(意譯)한 것이 ‘신천(新川)’이다.

그 샛강과 하중도 등 온통 퇴적층과 모래벌이던 잠실벌을 두고 들이 넓어 예부터 ‘넓은 골(廣州)’ 또는 ‘들말’이라 불렀던 곳이다.

이 들말을 병자호란 때는 청태종이 이끄는 청군이 진을 쳤으므로 ‘진터벌’ 또는 한자로 ‘진허평(陳墟坪)’이라 부르기도 했다. 병자호란을 미리 근심하던 벼슬아치의 부인들이 모여, 만일 청나라 군대를 만나게 되면 자결하겠다고 장담하는데 반해 승지 김류의 부인 유씨는 ‘그 때 가봐야 할 일이라’고 말하였다가 이참판 부인에게 부정한 여자라고 큰 꾸중을 들었다. 호란을 당하자두 부인은 함께 청나라 군대에 생포되고 만다.

이참판 부인은 순순히 청군에게 몸을 내주었고 유씨 부인은 끝끝내 정절을 지키어 이 진터벌에서 무참히 화를 당한 전설이 화석이 된채 전해오는 벌이다. ‘들이 넓다’는 뜻의 ‘들말’이 광주(廣州)라는 땅이름으로 뜻빌림이 되기도 하지만, ‘들말’은 ‘둘말’로 되어 `이촌(二村:서울 용산구)’으로 되기도 하고, 또 ‘들말’이 ‘야촌(野村:강원도 양구)’으로, 그리고 ‘들말=벌말-평촌(坪村:경기 안양, 대전 대덕구 신탄진)’로 소리빌림(音借), 뜻빌림이 되기도 한다.

또 ‘들말-돌말-석촌(石村)으로도 된다. 그런데 ‘들이 넓어’, ‘들말, 돌말, 광주’라 불리우던 이 곳이 눈을 비비고 봐도 돌(石)은 없다. 그 ‘들말’이 ‘들말-들마리-돌말-돌마리’로 발음되면서 ‘돌말-석촌(石村)’이 된 것.

‘석촌(石村)’은 뜻대로라면 돌말(마을)! 그 돌마을에 88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세계 각나라의 돌 한 덩어리씩을 다 옮겨다 놓았고 또 석촌호수가에는 돌의 조경석으로 호수를 꾸며놨으니 ‘돌말(石村)’이다.

돌말: 석촌(石村)이라는 땅이름에 걸맞게 88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세계 각국의 돌덩이가 다 모여 있는 올림픽공원.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카카오
배너
2020년 07월 제2836호
  • 이전 보기 배경
    • 2020년 07월 제2836호
    • 2020년 07월 제2835호
    • 2020년 06월 제2834호
    • 2020년 06월 제2833호
    • 2020년 06월 제2832호
    • 2020년 06월 제2831호
    • 2020년 06월 제2830호
    • 2020년 05월 제2829호
    • 2020년 05월 제2828호
    • 2020년 05월 제2827호
  • 이전 보기 배경
저번주 발행호 다음주 발행호
  • 지면보기
  • 구독안내
  • 광고문의
  • * 지면문의
    전화 : 02-6388-8088
    팩스 : 02-2261-3303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 온라인 광고
    전화 : 02-6388-8019
    팩스 : 02-2261-3303
    메일 : adinfo@hankooki.com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많이 본 기사

주간한국 유튜브 채널

서진의 여행 에세이

청정해변에서 바다체험 ‘풍덩’남해 두모마을 청정해변에서 바다체험 ‘풍덩’남해 두모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