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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세상] 가입자를 늘려라

경영학에서 유명한 케이스 중 하나는 80년대 초 VTR의 표준을 둘러싼 소니와 JVC의 싸움이다. 뛰어난 기술력으로 시장을 선도해오던 소니는 JVC의 VHS에 비해 소형이면서도 품질이 좋은 베타타입을 내놓았다. 다른 업체들이 소니에게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의 베타타입 생산을 제의했지만 시장독점력을 과신한 소니는 이 제의를 일축하고 단독 생산에 들어갔다. 자연히 VHS타입을 생산하는 기업이 많아졌고 상대적으로 많이 보급된 VHS타입에 맞추려는 가정용 비디오테이프 공급자들이 늘어났다. 결국 소니는 우수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 시장이 없어지는 바람에 손을 들고 말았다.

이 케이스는 여러가지 교훈을 남겨준다. 소프트웨어의 뒷받침 없는 하드웨어시장의 취약성과 시장 독점 전략의 위험성 등이다. 소니는 그후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미국의 콜럼비아 영화사를 인수했다.

하지만 인터넷의 관점에서 유의해볼 만한 대목은 일종의 네트워크 효과다. 네트워크 외연성(network externalities)이라고도 하는 이 효과는 네트워크가 넓어질수록 사업이 유리해진다는 의미다. 간단하게 말해 사용자가 많을수록 고객이 늘어난다는 얘기다. VTR의 경우 VHS타입을 쓰는 사람이 많아지자 테이프 공급자들이 영화를 VHS에 맞춰 제작했고 VHS타입이 많이 사용될 것으로 예상한 다른 소비자들이 또 VHS를 구입하게 되는 과정이 되풀이됐다.

상품 중에는 이러한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 것도 많다. 다른 사람의 구매여부가 상품의 품질을 결정하지 않는 경우다. 식품부터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기존 제조업의 상품이 이 범주에 들어간다.

네트워크 효과를 갖는 상품은 컴퓨터 등 정보와 관련된 상품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우선 IBM 호환형 컴퓨터를 생각해볼 수 있다. 보통 PC라고 불리는 IBM 호환형 컴퓨터는 다른 사람들과의 프로그램 교환이 쉽다는 이유 때문에 성능과 관계없이 애플컴퓨터에 비해 좋은 상품으로 평가돼왔다. 소프트웨어에는 이같은 현상이 더 많다. 데이터를 공유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가장 보편적인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려 한다. 네트워크 효과가 적용되는 시장에서는 강자는 더욱 강해지고 약자는 더욱 약해진다. 소비자들이 강자의 상품이 표준화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에도 이런 네트워크 효과를 누리는 비즈니스가 적지 않다. 경매나 인스턴트 메시징이 대표적인 경우다. 경매사이트는 이용자가 많을수록 경매물건이 풍부해지기 때문에 이용자가 더 늘어난다. 컴퓨터를 켜놓은 상태에서 즉각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한 인스턴트 메시징도 가입자가 많을수록 다른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서비스가 된다.

네트워크 효과가 없는 사이트의 경우 서비스의 품질만으로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지만 네트워크 효과를 감안해야 하는 사이트라면 가입자를 늘리는 전략을 우선적으로 세워야 한다. 이런 원리에서 출발한 것이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강조되는 커뮤니티 개념이다. 인터넷 사이트 내에 형성된 이용자들의 커뮤니티 자체가 가치 있는 정보를 생산할 경우 커뮤니티는 스스로 확대 재생산을 하게 된다.

인터넷에서 시장선점이 중요하다는 얘기는 브랜드 강화가 쉽다는 이점 뿐 아니라 네트워크 효과를 이용해 경쟁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인터넷 사업을 하려면 이처럼 네트워크 효과가 있는지를 먼저 따져보는 것이 좋다.

<쿠키>

인터넷을 이용하면 언제 어느 사이트를 방문했는지 등을 기록해두는 파일이 사용자의 컴퓨터에 생성된다. 이런 파일을 쿠키라 부른다. 정보를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의 서버는 접속된 컴퓨터의 쿠키 파일을 살펴보고 그에 따른 반응을 보인다.

사용자에 대한 정보는 서버의 컴퓨터에도 기록될 수 있다. 서버는 이같은 쿠키를 이용해 사용자의 접속습관을 파악할 수 있다. 이런 정보는 사용자를 위해 유용하게 사용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사생활 노출이라는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인터넷 브라우저에는 쿠키의 노출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메뉴가 들어있다. 일종의 보안옵션이다. 하지만 쿠키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사이트도 있으므로 적절하게 선택해두어야 한다.

정광철 뉴미디어본부 부장 kcj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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