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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잠들지 못하는 도시... 뉴욕의 뒤안

중첩된 산봉우리처럼 끝도 없이 펼쳐지는 마천루를 보여주며 시작되는 영화 ‘네이키드 시티 Naked City’(18세 이용가 등급, CIC 출시)는 인구 400만의 대도시 뉴욕을 무대로 하고 있다. “이 도시의 밤과 낮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밤시간은 특히 위험하며 일단 잠들면 깨어나지 못할까봐 잠들지 못하는 도시다”라는 나레이션이 흐르며 두 경찰과 오하이오에서 관광 온 두 여성을 통해 대도시의 범죄적 측면을 해부한다.

교사인 메리 카우프만(캐서린 어브)과 전화 교환원 사라 톰슨(로빈 튜니)은 공항에서 택시를 잡지 못해 무거운 짐을 들고 쩔쩔맨다. 그때 멋진 리무진이 그들 앞에 서고, 유리라는 러시아 출신 기사가 친절하게 짐을 실어준다. 뉴욕 전경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차를 세운 기사는 사진을 찍으라고 권하고, 두 여성이 풍경에 취해 있을 때 차는 떠나버린다. 당황한 두 여성은 빈민가로 잘못 들어서 험악한 사내들에게 둘러싸인다.

택시기사와 손님으로 위장하고 뉴욕을 순찰하는 경찰 다니엘 멀둔(스코트 글렌)과 지미 할란드(코트니 B. 벤스)의 도움으로 위기를 벗어나고, 신고를 마친 두 여성. 술집에 들어갔다가 나온 두 여성은 다시 강도를 당하고, 위험을 무릅쓰고 구해준 마르코라는 미남자의 초대를 받아 그의 으리으리한 저택에 들어선다. 그러나 이 잘 생긴 사내는 마약상이었고, 술에 약을 타 먹이고 추행하려는 마르코를 사라가 얼결에 쏘아 죽인다. 도망치려던 두 여성은 엄청난 돈 다발을 발견해 함께 들고 뛰는데. 시골에서 올라온 두 여성의 부주의한 행각으로 인한 우발적 살인의 연속과 함께 지미를 죽이려는 킬러를 둘러싼 수사가 동시에 진행된다. 킬러는 뜻밖에도 12년만에 재회한 지미의 둘도 없는 친구 체스(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지미 때문에 반신불수가 되어 감옥에 갇힌 악당 마키 켈빈의 사주를 받아 지미에게 접근한 것인데….

우디 알렌은 뉴욕을 지적인 상류 사회 사람들의 사랑과 추억과 배반과 낭만이 서린 곳으로 즐겨 묘사한다. ‘유브 갓 메일’은 아예 동화와 같은 사랑이 펼쳐지는 곳으로 뉴욕을 포장한다. 그러나 보다 많은 영화들은 뉴욕이라는 세계 최고 도시를 뒷골목 범죄자들을 통해 바라본다. 자연이 배제된 도시 뒷골목을 떠도는 밑바닥 인생들. 그들은 마약과 술과 여자를 사고 팔며 도시에 기생해 살아간다. 소외되거나 이탈한 계층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며 도시의 역기능을 고발하는 것이다.

‘네이키드 시티’는 정색을 한 고발 영화는 아니지만 거대한 도시의 이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건들을 압축하여 극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도시인의 삶을 성찰할 시간을 준다. 단촐한 등장 인물들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솜씨는 평균점을 줄만하다. 서부 영화의 악당으로 출연하곤 했던 엘리 왈락을 볼 수 있다.

옥선희·비디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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