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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 도사가 돼지안고 오면 '大吉?'

부산에서 사는 문복순(43·가명)씨는 93년 9월 뜻하지 안은 행운을 안았다.그는 건축업을 하던 남편이 사업에 실패하면서 자녀 학비를 대기 위해 핫도그 노점상, 시장 행상 등 온갖 궂은 일을 가리지 않던 소문난 억척 아줌마였다.

문씨는 입원중인 친정어머니를 간병중 새벽녘에 얼핏 설잠이 들었는데 지팡이를 든 백발 노인이 나타나 “그동안 고생 많았으니 선물을 주겠다”는 말을 한뒤 사라지는 꿈을 꾸었다.

아침에 일어난 문씨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복권 5장을 샀는데 무려 3억5,000만원이라는 당시까지 국내 복권사상 최고액의 당첨자가 됐다. 문씨는 지금도 그 노인이 돌아가신 조상님중의 한분 일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복권구입이유, 재미·길몽 순

문씨처럼 복권으로 소위 ‘돈벼락’을 맞은 행운의 주인공들을 살펴 보면 흥미로운 점들을 발견할 있다. 주택복권 사업을 주관해 온 주택은행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복권을 구입한 이유로 첫번째가 단순한 재미(29.5%)이고 두번째가 길몽(27.9%)을 꼽는다. 그 뒤로 당첨금타기와 집이 나란히 16.4%, 기타가 9.8%로 나타났다.

특히 1억원 이상의 고액 당첨자중 41.3%가 ‘좋은 꿈을 꾸었기 때문에 복권을 구입했다’고 밝혔다. 당첨자들의 꿈을 세부적으로 분석해 보면 ‘우리에서 놀던 돼지가 화들짝 품안으로 안겨들어왔다’는 돼지꿈, ‘하얀 옷을 입은 신령님의 계시가 있었다’는 도사꿈, ‘몸에 붙은 인분을 털었으나 털어지지 않았다’는 똥꿈, 그리고 ‘증조 할아버지가 나타나 영험을 주었다’는 조상꿈이 나란히 11.8%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불꿈, 대통령꿈, 용꿈, 쥐꿈, 뱀꿈과 복권꿈 등이 5.9%로 2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이 남편이 임신한 꿈, 사슴을 쫓아가 잡았는데 어미사슴이 울고 있었다는 꿈, 집채 만한 호랑이가 나타나 겁에 려 있다가 깼다는 호랑이꿈 등이 4.9%로 그 뒤를 이었다.

이 도 ‘특정 복권 번호를 맞춰 구입해야 한다는 꿈을 3일간 계속 꾸었다’‘용이 승천하는 모습을 보았다’‘특정 장소에서 물을 퍼오라(복권을 구입하라)’는 등 다양한 꿈을 꾼 것으로 조사됐다.

이 통계에 따르면 그간 최고의 꿈으로 치는 돼지꿈의 비율이 예상보다 낮은 것을 알 있다. 이것은 ‘돼지꿈을 꾼 사람이 더 많은 복권을 구입했을 것’이라는 통례에 비추어 볼때 ‘역시 꿈은 꿈에 불과하다’것을 말해준다.

당첨자들 ‘서울서 구입’이 압도적

또 복권 당첨이 가장 많이 된 지역을 살펴보면 서울이 34.4%로 단연 앞선다. 이어 부산과 경기가 나란히 14.8%로 2위에 올라있고 우편구입이 6.6%로 4번째다. 이어 전북 인천 대구 경남이 4.9%로 조사됐다.

서울 지역의 복권 구입량이 가장 많은 것을 감안하면 소위 ‘명당’이라는 곳도 별 의미가 없어 보인다. 그리고 당첨자의 구입 장소 분포는 가판대가 60.7%로 압도적이고 은행창구(16.4%), 지하철역(8.2%), 우편구입(6.6%), 기타(8.2%) 등으로 나타났다. 이 당첨 확률도 복권 판매량과 거의 일치하고 있다.

현실에서의 어려움, 미래에 대한 두려움, 어려운 현실을 헤쳐나가기 보다는 쉽게 해결하려는 안이한 생각에서 복권을 사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복권은 그리 승산이 많지 않은 확률 게임이다. 한두번의 기분 전환이라면 몰라도 요행을 바라는 기대치가 크면 클 록 그만큼 손해와 실망의 폭도 커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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