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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 현실부족에 대한 대리만족

복권을 사는 사람들의 심리상태는 어떤 것일까. 고액당첨자 대부분이 돼지꿈이나 도사(道士)꿈 등을 꾸었다고 하는데, 과연 꿈과 당첨 사이에는 연관성이 있을까.

삼성의료원 이동수 교수(정신과)는 복권 구매가 ‘보상심리’와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현실적 부족함을 보상받기 위해 대리만족의 기회를 모색하는 행위가 복권구매로 표출된다”는 것. 이 교수는 “복권의 주요 구매층이 서민층인 것은 바로 이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막연한 기대심리나 스릴, 모험심도 복권 구매자의 일반적인 심리로 꼽았다.

그러나 이 교수는 “복권이 현실을 노력으로 극복하기 보다는 부정하고 회피하는 경향을 증폭시킬 수 있다”며 사행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복권이 한 사회에서 얼마나 건전하게 운영되는 가는 그 사회의 건강수준을 알려주는 지표”라고 강조했다.

길흉을 암시하는 꿈속의 상징물은 문화별로 오랫동안 축적된 경험의 소산이라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우리나라에서 돼지꿈이나 조상꿈이 길몽으로 여겨지는 것은 돼지나 조상이 우리민족의 전통적 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행사해 왔기 때문이라는 것.

꿈에 대한 심리학적 이론은 융 학파와 프로이트 학파가 대립하고 있다. 융 학파는 꿈의 계시·예언기능을 인정하는 반면, 프로이트는 인과론적인 입장에 서있다. 프로이트 학파에 따르면 평소의 간절한 소망이나 정신적 압박감이 연관된 꿈으로 나타난다.

돈이 몹시 궁한 사람이 재운(財運)을 가져다 줄 돼지꿈을 꾸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논리다. 하지만 이것은 돼지꿈이 추첨과정을 거치는 실제 당첨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 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1등 당첨자의 상당수가 돼지꿈, 도사꿈, 조상꿈 등을 꾸었다는 사실과 실제 1등 당첨 사이의 연결고리를 심리학은 아직 속시원히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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