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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태원 한국은행 기획국장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습니다. 한국은행의 권한이 약화했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는 중앙은행의 위상이나 권위에 대한 개념이 완전히 바뀌게 된 것에 따른 자연스런 결과입니다.”

한국은행 박태원 기획국장(사진)은 ‘은행감독원 분리이후 한은의 위상이 현저히 떨어졌으며 개혁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주간한국(1796호)의 지적에 대해 “한은 직원사이에 개혁에 대한 인식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한은은 개혁작업을 꾸준히 진행해 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개혁작업의 실무 책임자인 박국장으로부터 한국은행의 고민과 향후 개혁의 추진방향에 대해 들어 봤다.

_바로 지금도 한은 집행부가 추진하는 연봉제에 대해 노동조합이 강경하게 반대하는 등 ‘한은 개혁’에 대해 구성원간의 의견이 일치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일부 구성원간에 개혁의 추진방향과 절차에 대해 다소 인식의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또 이것이 외부에서 보았을 때는 한은에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비쳐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구성원간 인식차이는 개혁의 초기과정에서 불가피한 현상입니다. 앞으로 새로운 제도들이 계속 도입된다면 이러한 문제들은 자연적으로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그리고 그같은 개혁작업은 앞으로도 1~2년동안 꾸준히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_한국은행이 개혁의 무풍지대라는 일부의 비판적인 시각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한국은행만큼 오래전부터 군살을 뺀 기관도 드뭅니다. 한국은행의 직원수는 2,100명으로 외환위기 이후 794명(27.4%)이 감소하였는데 이는 직원이 가장 많았던 1982년말(4,170명)에 비하면 절반에 불과합니다. 또 임금문제만 하더라도 1997년부터 계속 동결되어 왔으며 1998년에는 직급에 따라 10~20%의 급여를 반납했습니다. 한은의 임금수준이 높다는 얘기는 아주 옛날 이야기이며 이제는 오히려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_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이 독립적 판단에 따라 이뤄지지 않고 재경부나 금감위 등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견해가 있습니다.

“한은은 개정 한은법에서 보장된 통화신용정책의 자율성과 중립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충실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금리결정이나 통화공급 목표의 설정을 위해 금통위는 매월초 ‘월중 통화정책 방향’을 심의, 의결하고 있는데 이는 금통위의 독자적인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다만 금융시장 불안문제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한국은행, 재경부 및 금감위가 합동으로 대책을 수립하고 발표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는데, 한은이 다른 기관들로부터 영향을 받고 있다는 일부의 지적도 이 때문일 것입니다.”

_한은법 개정으로 은행감독원이 분리된 뒤 한국은행의 권위나 위상이 예전같지 않다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은행감독권이 한은에서 금융감독원으로 옮겨졌으므로 그만큼 한은의 권위나 위상이 떨어졌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업무영역의 크기만으로 권위나 위상을 평가하는 것으로서 그 기관의 고유한 기능과 영향력을 간과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은은 비록 감독원이 분리됐지만 통화신용정책 수행이라는 중앙은행 고유의 기능을 놓고 본다면 예전에 비해 독립성이 훨씬 강화되었으므로 한은의 권위와 위상은 오히려 그만큼 강화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요즘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 등에서 한은의 움직임이나 발표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한은의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_한국은행이 너무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우는 바람에 국제국장, 조사국 특별연구실장 등 외부전문가 영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몇몇 외부전문가가 비공식적으로 지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한은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의 연봉을 요구하거나 여러 가지 조건이 맞지 않아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유감스러운 일이기는 하지만 자격조건 자체가 까다로웠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조철환·주간한국부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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