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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교실] 점진적 하락세.. 급등은 없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2주일만에 1,200원대에서 1,170원대로 급격히 하락함으로써 수출기업들의 경쟁력 저하에 대한 우려감을 낳고 있다. 또 1,150원 이상에서 머물던 원당 100엔 환율도 1,110원선까지 떨어져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철강, 자동차, 반도체 등의 수출에 어려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환율이 급락하는 이유는 대우 및 투신사 구조조정으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감이 정부의 금융시장 종합안정대책의 발표로 대부분 해소되고, 국가 신용등급 상향조정을 미리 예견한 외국인들의 주식투자자금이 폭발적으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말까지 환율추가하락 불가피

지난 7월 대우그룹의 부도위기 이후 금융시장이 매우 불안정해졌는데, 11월 초 정부의 채권시장안정기금 조성을 통한 금리안정과 공적자금 투입을 통한 투신사 경영정상화계획 발표로 국내 금융시장이 안정된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다.

그리고 S&P,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기관이 우리나라 국가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할 것으로 기대한 외국인들이 10월말부터 10억달러 이상의 주식투자자금을 국내에 들여옴으로써 외환시장을 달러 공급우위로 전환시킨 것이 환율하락의 주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환율의 급격한 하락에 우려감을 나타내고 40억달러(5조원) 규모의 외평채 발행을 통해 외환시장의 달러수요를 유발해 원화 절상압력을 해소시키는 방안을 강구중에 있다.

하지만 연말까지 220억달러 이상의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되고, 국가 신용등급 상향조정으로 외국인 직·간접 투자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환율의 추가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 2000년 환율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 것인지가 매우 중요한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변수가 외환수급이 될 것이다. 자본시장이 완전히 개방되고 완전 자유변동환율제가 시행되면서 외환시장도 달러라는 상품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즉 달러에 대한 수요가 공급보다 많으면 달러가격이 상승(원화 가치절하)하고, 반대로 공급이 수요보다 많으면 달러가격이 하락(원화 가치절상)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2000년 외환시장의 수급을 결정하는 공급 및 수요요인들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한데 공급요인들로는 경상수지, 외국인 직·간접 투자 등을 들 수 있고, 수요요인으로는 외채의 원금 및 이자 상환을 꼽을 수 있다.

2000년경상수지흑자, 올해의 절반될듯

우선 경상수지는 수출호조에도 불구하고 국제 유가 및 엔고에 의한 수입 단가 상승, 경기회복에 의한 수입 급증세 지속 등으로 흑자 폭이 99년에 비해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세계경제의 회복 등 대외여건 호조로 수출 증가율이 7.6%를 기록할 것이지만, 생산 및 수출증가로 원자재 및 자본재 수입이 크게 증가해 수입증가율이 18.9%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2000년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수입급증세에 따라 99년의 절반 이하인 87억달러(현대경제연구원 전망치)에 그칠 전망이다.

두번째로 외국인 직·간접 투자는 국제 신용평가기관들의 한국 신용등급 상향조정과 기업 및 금융구조정의 일단락에 따른 경제안정화로 투자 환경이 더욱 개선됨으로써 증가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직접투자의 경우 금융기관및 기업구조조정이 2000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므로 자산 및 보유지분매각 등이 꾸준히 이루어질 전망이다. 특히 대우그룹의 워크아웃 계획이 실행에 옮겨지면서 대우계열사의 자산매각, 인수·합병 등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또 기업수익 향상에 따른 국내증시의 견고한 성장세로 주식투자자금의 유입이 지속되고 신용등급 상향조정으로 채권투자가 순유입세로 반전될 것이기 때문에 외국인의 주식및 채권투자도 증가가 예상된다.

그밖에 공기업 민영화와 은행의 BIS 자기자본 비율제고를 위한 해외DR 발행도 지속될 것이므로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이 기대되고 있다.

한편 달러의 수요요인으로 외채에 대한 원금및 이자상환을 들 수 있는데 전체 외채규모의 감소로 99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99년 9월말 현재 총외채규모는 1,409억달러인데 이는 99년초 1,493억달러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

이를 고려할 때 장기 및 단기외채의 원금상환과 이자지급을 위한 달러수요는 190억달러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그 외에 IMF 지원자금 상환액, 외평채의 원금 및 이자상환액 등을 달러 수요요인으로 들 수 있다.

2000년말쯤엔 1,100원수준예상

위에서 언급한 외환수급 요인들을 종합해 보면 2000년 외환수급은 경상수지 흑자축소로 99년에 비해 달러 공급우위현상이 많이 약화하겠지만 외국인 직·간접투자의 증가세 유지로 30억달러 정도의 공급초과가 전망되고 있다.

그러므로 2000년 원·달러 환율은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여 연말쯤에는 1,100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2000년 상반기까지는 대우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시장에 어느정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환율은 급등락할 수 있다. 또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등도 환율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외적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2000년 상반기 중 중국 위안화가 평가절하 될 경우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악화가 우려되어 환율이 단기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2000년에도 원·달러 환율은 전반적으로 하락세가 예상되기 때문에 기업들은 환율하락에 적극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 수출업체들의 경우 수출가격협상에 있어서 환율하락을 반영하여 결정하고 수입업체들의 경우 수입결제를 되도록 늦추는 전략이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환율변동으로 인한 환차손익이 기업경영실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외환선물시장을 활용해 환위험을 회피하는 노력도 요구된다.

정희식·현대경제연구원 주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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