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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개방은 21세기 새로운 패러다임"

16일자 조간신문에는 중앙부처 1~3급 보직중 129개를 공무원이 아닌 외부 전문가들에 공개하겠다는 정부발표와 함께 이 작업을 주도한 기관의 이름이 실렸다. 중앙인사위원회. 많은 독자들이 “어디서 듣긴 들은 이름 같은데…”라고 할 정도로 생소한 기관이지만 공무원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이름이다.

중앙인사위는 여야는 물론 공동여당내에서도 설치여부와 대통령과 국무총리중 어디 소속으로 둘 것인가를 두고 한동안 옥신각신하다 결국 5월24일 대통령 직속으로 신설됐다. 장관급인 초대 위원장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를 역임한 김광웅(58)씨. 경복궁 서문 앞 코오롱빌딩에 둥지를 툰 중앙인사위 사무실에서 취임 6개월을 맞은 김위원장을 만났다.

-학교에 있을 때 주로 공무원들을 비판하다가 직접 일해보니까 어떻습니까.

“학교에서 후학들을 가르치고 연구를 할 때는 이상을 추구했다고 한다면 지금은 현실을 경험하는 셈인데 현실이 쉽지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학교에 있을 때와 달리 매일 결정을 내려야 하고 그 결정이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긴장되고 마음이 가볍지 않습니다. 다만 중앙인사위가 신설기관이기 때문에 제 스타일대로 조직을 이끌어 나갈 수 있었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일반인들에게 중앙인사위가 아직 생소한데.

“대민기관이 아니라 국가공무원들의 인사및 보수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주업무이니까 생소할 수 있죠. 출범한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았기도 하고요. 그러나 중앙인사위가 생겼다는 것은 정부역사상 중요한 전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무원체계를 다시 짠다는 점에서 혁명적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중앙부처 고위직중 민간에 개방할 129개직을 확정한뒤 각 부처에서 반발이 많아 시행이 쉽지 않겠던데요.

“이견이 있는 것은 사실인데 정부가 국민에게 한 약속이고 오래전에 시행하겠다는 방침이 발표된 것인기 때문에 반발한다는 것은 정도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합니다. 개방형이라는 21세기 새로운 패러다임입니다. 이를 곡해하는 것은 변화의 방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데서 생긴 겁니다. 물론 신중하게 추진하겠지만 꼭 실현이 되도록 할 계획입니다. 또 검찰이나 소방직 등 특정직 공무원과 지방공무원 채용시에도 참고하도록 권고할 방침이다.”

-직접 일하면서 느낀 우리나라 공무원인사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입니까.

“고위직 승진심사를 하면서 느낀 것은 연한이 차면 자동적으로 승진하는 과거의 타성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문제는 관료들이 아직도 폐쇄적이고 부처이기주의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입니다. 정부 전체를 생각하지 않고 자기 힘만 키우려고 합니다. 인력의 질도 부처간의 차이가 너무 심합니다. 그래서 동일직군간에는 인사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져 정부 전체적으로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공무원 채용제도부터 고쳐야 할 텐데요.

“맞는 이야기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현행 고시제도로는 새로운 천년을 맞을 수 없습니다. 머리가 우수한 사람이 공무원이 되는 것은 좋지만 공직자는 머리만 가지고는 안됩니다. 공직자로서 갖춰야할 소양과 적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시험으로 개편해야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공무원은 무엇보다 남을 설득할 수 있는 언어력과 논리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물론 우리 역사와 법도 잘 알아야겠지요. 이같은 능력이 합격점을 받았다 하더라도 일정기간 실무를 하면서 검증하는 기간이 필요합니다. 다시 말해 인턴기간을 두는 것입니다. 이런 방향으로 고시제도를 바꾸고 유예기간을 두어서 2004년부터는 새제도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공무원들의 사기는 급여도 크게 작용하는데요.

“박봉은 안된다는 것이 기본 원칙입니다. 지금 공무원 급여체계가 기본급이 44%정도고 각종 수당이 56개나 되는데 기본급을 60%까지 높이고 수당을 줄이는 한편 성과급을 도입해 경쟁체제로 가도록 다시 짜고 있습니다. 기본급이 높아지면 연금 등 국민부담이 커지는 어려움이 있는데요, 공무원들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면 국민들이 지금보다 조금 많은 부담을 하더라도 그다지 억울하지는 않을 겁니다.”

-대통령이 특별히 주문한 것은 없습니까.

“6개월동안 두차례 만나서 보고를 드렸습니다. 강조하시는 부분은 두가지예요. 우선은 인사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대통령 직속으로 두었다. 그러니까 원칙대로 하라고 말씀하셨고 두번째로는 다른 부처에서 불편해할 수도 있지만 절대 걱정하지 말라고 힘을 주셨습니다.”

-그동안 다른 부처에서 신청한 고위직 승진심사에서 제동을 많이 걸었는데 항의나 청탁은 없었습니까.

“제가 직접 받은 것은 없었습니다. 물론 우리 직원들에게 했는지는 모르겠는데 아마 규정에 대한 문의정도일겁니다. 그전에는 승진심사가 형식적이었지만 지금은 그게 통하지 않으니까요. 그 정도만 해도 일단 중앙인사위가 성공한 거라고 봅니다.”

-씨랜드 화재사건이나 최근 인천 호프집 참사 등 대형 사고뒤에는 항상 부패공무원들이 있어 국민들의 불신이 심합니다. 바람직한 공무원상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정확과 정직, 정정당당함, 세가지를 꼽고 싶습니다. 이같은 바탕위에 전문적 지식을 쌓아야 합니다. 고위공무원들중에서 외국어와 컴퓨터를 못하는 사람들은 나가야합니다. 영국과 미국에서는 고위공무원 평가단이 몇년에 한번씩 평가해서 자격미달이면 과감히 내보냅니다. 그것에 비하면 우리의 고위공직자는 아직 온실속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중앙인사위에서 바람직한 공무원 모습은 무엇인지, 한번 책자로 만들어 볼려고 합니다.”

songy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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