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국립공과대학인 금오공대가 ‘21세기 초일류 종합공대’라는 당찬 꿈을 향해 27일 힘찬 나래를 편다. 금오공대는 이날 3년여동안 추진해온 캠퍼스이전사업 기공식을 갖고 첫 삽질에 들어간다.

구미시 거의동에 들어설 금오공대의 새 보금자리는 한마디로 21세기형 국내 최고수준을 지향한다. 우선 규모가 20만평규모로 2만평규모에 불과한 현 신평동 캠퍼스의 10배에 달한다. 주변 자연환경은 거의 낭만적이다. 캠퍼스 정면에 낙동강지류가 넘실넘실 흐르고 뒷편으로는 아담한 야산이 정겹게 감싸고있다.

모든 건물동과 시설, 기자재등이 최첨단으로 치장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총 1,560여억원에 달하는 재원조달도 이미 정부의 사전승인을 받아 큰 차질이 없다. 금오공대종합기본계획에 따르면 1단계로 2001년까지 1,063억원을 들여 제1대학을 비롯 2,3대학과 도서관 학생회관 기숙사 각종 부대시설등을 완성한뒤 2002년 학교이전을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2006년까지 계획돼있는 2단계 사업은 302억원을 들여 자연과학과 공통실습관 대학본부 체육관 등을 세우고 2010년까지 예정된 3단계사업에서는

199억원을 투자해 인문사회관 강당 및 기숙사시설등을 신축해 이전사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학교측은 새 캠퍼스가 완성되면 ‘새로운 교육문화의 산실’이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금오공대가 캠퍼스이전과 함께 꿈꾸는 21세기 자화상은 ‘21세기 초일류 종합공대’다. 국내과학산업기술과 미래첨단산업을 주도해나갈 산업역군의 산실로 탈바꿈한다는 야심이다. 학교측은 학교이전과 함께 38개학과 학부생 7,400명, 학원생 1,368명 교직원 254명 등 종합공대로서 손색이 없게끔 가족수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교육체계도 대폭 개선한다. 금오공대는 기존 이론과 학문중심의 교육체계를 지양, 현장중심의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미래지향적인 선진공학도 배출체제로 대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산학협동 연구중심대학으로서 지역 중소기업의 두뇌역할을 하는 것도 물론이다.

금오공대는 이같은 꿈을 어떻게 실현할까. 전문가들은 금오공대가 지금까지 이룩한 발전상과 성장잠재력에 비추어볼때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한다. 79년12월 설립인가를 받은뒤 80년3월1일 개교식을 가진 금오공대는 불과 18년이라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국내 어느 공대에도 뒤지지않는 업적을 남겼다.

지난해 중소기업청 주최로 열린 제1회 산학연 전국대회 대학단체부문 대통령상수상. 94·95년 산학연 지역컨소시엄사업 전국 최우수대학 등 이미 국내대학중 산학협동 우수대학으로 정평이 나있다. 금오공대는 또 지난해11월 교육부로부터 전자공학부특성화사업대학으로도 선정됐다.

취업율도 전국최고수준을 자랑한다. IMF한파로 올해 취업률이 70%대에 머문 것을 제외하고는 첫 졸업생을 배출한 84년부터 96학년도까지 졸업생의 취업률이 연 평균 90%를 넘어서고있다.

박일현(48)기획실장은 “캠퍼스이전이 완료되면 우수한 교수진에다 풍부한 실험실습시설을 완비, 하드웨어측면에서는 세계속의 명문대학으로서 손색이 없는 여건을 갖추게된다”며 “지역사회와 국가를 위해 일하는 동량을 키워내는 금오공대의 역할도 가일층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오공대 김재훈총장 "국내 최고의 공학도 키우겠다"

금오공대 김재훈(52)총장은 캠퍼스이전이 완료되면 명실상부한 국내외 명문종합공과대학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21세기에는 대학마다 나름대로의 장점을 살려 특성화하지않고는 절대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조한 그는 “금오공대를 전자공학부를 중심으로 국내 최고의 선진공학도배출대학으로 키워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특히 “현재 현장교육의 결여로 기업체들이 인력을 채용한뒤 현장투입을 위한 재교육에 막대한 투자를 해 결국 국비가 낭비되고있다”며 “금오공대는 캠퍼스이전을 통해 현대적 실습 실험장비가 갖추게되면 현재 추진중인 능률적인 교육프로그램과 현장중심의 이론 실습교육을 통해 졸업과 동시에 현장투입이 가능한 공학도를 배출하는등 실속있는 대학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에 따라 우선 현행 교재를 대폭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학문과 이론중심의 현행 교재를 현장기술과 연계된 이론교재로 바꾼다는 것. 내년부터 2개년계획으로 추진될 교재수정작업은 해당 교수가 직접 현장을 찾아다니며 교재에 나타난 이론과 실무간의 차이등 분석해 새로운 교재를 서술하게된다.

김총장은 또 컴퓨터와 어학능력을 겸비한 금오공학도를 양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는“첨단과학시대인 21세기는 컴퓨터는 물론 첨단선진과학기술을 섭렵하기위해서는 외국어능력도 필수적”이라며“이를 위해 새 캠퍼스에서는 각 건물동마다 컴퓨터를 설치하고 교과내 어학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함께 “21세기에는 경영마인드를 가진 엔지니어가 필요한 때”라며 “공학도들에게 새로운 경영마이드를 심어주는 산업경영학교육체제도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김총장은 1학년때 이수토록돼있는 현행 교양과목에 대해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하고 “신입생들에게 1, 2학년때는 가능한한 많은 전공을 듣고 우선 자신의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한뒤 3,4학년때 교양을 이수케하는 교과목이수체계로 바꾸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구미공단과 연계한 산학연협동에 대해서는 김총장이 최대 역점을 두고있는 사업의 하나라고 지적했다.“대기업위주로 짜여져있는 현행 산학협동 프로그램을 중소기업으로 대폭 확대, 중소기업활성화의 모태가 돼야한다고 봅니다. 특히 금오공대는 구미공단내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에 주도적인 역할을 제대로 해낼때 대학의 사회적 책무를 다한다고 할 것이며 또한 이 길만이 금오공대가 살아남을 수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1인1사제 도입등 산학연협동에서 어느 대학에도 뒤지지않는다고 자랑한 김총장은 “내년에 우선 고가의 계측기를 구입, 중소기업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비롯 구미시와 함께 구상중인 구미테크노파크조성계획을 점진적으로 앞당겨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소 학생들에게 “목표를 가져라”고 주문한다는 김총장은 “금오공대는 2000년대 한국의 MIT라는 목표를 갖고 21세기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미=유명상·사회부기자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