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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세상] MS사의 성공과 위기

최근 컴퓨터업계의 시선은 미국 연방법원으로부터 독점 예비판정을 받은 마이크로소프트에 쏠려 있다. 84년 독점 판결을 받았던 거대 전화회사 AT&T가 사상 처음 적자를 기록하며 위기에 직면했던 경험에 비춰볼 때 마이크로소프트도 쉽지 않은 상황을 맞은 것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빌 게이츠가 예비판정후 열린 주주총회에서 강력한 지지를 얻은 사실에서 보듯 마이크로소프트는 다를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가 보여주었던 유연한 경영전략이 이번 위기를 극복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적지 않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뛰어난 유연성은 이번 독점 판정의 계기이기도 했던 넷스케이프와의 브라우저 싸움에서 잘 드러났다. 인터넷 초기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던 넷스케이프도 인터넷 비즈니스의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되지만 후발주자로서 기존 시장을 뒤집은 마이크로소프트도 그에 못지 않은 성공사례로 꼽힌다.

넷스케이프는 94년 무주공산이던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에서 무료공급이라는 무기로 90%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했다. 개인 브라우저 시장을 장악한 넷스케이프는 기업에 대한 유료판매와 웹서버 프로그램 판매로 높은 수익을 올렸다. 당연히 넷스케이프의 주가도 천정부지로 뛰었다.

이 사이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95를 개발하느라 인터넷 시장을 간과했다. 이 회사내에도 인터넷의 가능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빌 게이츠는 이들의 목소리에 그다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나 윈도 개발을 마친 빌 게이츠는 95년 말 자신의 실책을 인정하고 인터넷 쪽으로 과감하게 방향을 틀었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는 넷스케이프와 똑같이 브라우저를 무료로 배포했다. 뿐만 아니라 윈도98을 발매하면서부터 아예 운영체제와 브라우저를 함께 제공함으로써 넷스케이프의 시장을 무서운 속도로 잠식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한때 인터넷 시장을 무시했다가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대기업답지 않게 신속하게 움직임으로써 빠른 시간에 선두주자가 됐다. 넷스케이프와 같은 전략을 사용하는 차원을 넘어 넷스케이프의 수입원인 기업에도 무료로 브라우저를 공급하는 적극적인 공세를 폈다. 또 MSN이라는 야심찬 온라인 구상을 포기하고 AOL 등 유수의 온라인 업체와 과감하게 제휴함으로써 넷스케이프를 압박했다. 독점적 지위 악용에 대한 비판과는 별개로 기업 차원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신속하고 유연한 행동으로 선발주자를 효과적으로 공격한 셈이다.

사실 급변하는 인터넷 환경 속에서 대기업의 구조는 이 사업에 부적합하다는 것이 정설처럼 되어있다. 의사결정 속도나 투자의 우선 순위, 종사자에 대한 인센티브 등을 기존의 대기업 조직으로는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인터넷과 관련된 새로운 사업부문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기존 사업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기업의 대응은 느리거나 경직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인터파크나 네이버 등 대기업에서 분리된 인터넷 기업들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배경도 이런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다.

인터넷 사업에는 이처럼 발빠른 대응과 자신의 기득권을 포기하는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 마이크로소프트같은 대기업이 신속하게 방향을 선회하고 후발주자로서 새로운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것은 드문 일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독점 판정에 따른 위기 상황을 얼마나 유연하게 대처해 나갈 것인지 주목된다.

정광철 뉴미디어본부 부장 kcj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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