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문화마당] 한편의 동화를 읽는 따뜻함이...

‘사이먼 버치’는 스산한 초겨울, 시냇가 한켠 바위위에 내리 쪼이는 따스한 햇살과도 같은 온기가 느껴지는 동화같은 영화다. 미국 동부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두 소년의 우정과 사랑은 욕망과 이기심으로 가득찬 어른들의 멍든 가슴을 정화시켜 주기에 충분하다.

출산 당시부터 왜소하게 태어나 단 며칠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던 주인공 사이먼 버치. 그는 1m가 안되는 단신이지만 초등학교 6학년의 밝은 소년으로 성장, 둘도 없는 친구 조와 진한 우정을 나눈다. 그러던 어느날 야구경기 도중 사이먼이 친 야구공에 평소 친어머니처럼 따랐던 조의 어머니 레베카가 맞아 숨진다. 그리고 이어 겨울캠프를 마치고 타고 오던 버스가 물속으로 추락, 친구들이 익사할 위기를 맞는 사고를 당한다. 뭔가 좋은 일을 하면 친구들이 자신을 이해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사이먼은 당황하지 않고 친구들을 하나씩 죽음에서 구해내고 자신은 기진맥진해 숨진다.

마크 스티븐 존슨이 존 어빙의 베스트셀러 ‘오웬 미니를 위한 기도’를 각색하고 감독을 맡았다. 제작은 ‘다이하드 2’의 로저 번바움이 했다.

특별한 액션이나 스펙터클한 장면은 없지만 사이먼역을 맡은 이안 마이클 스미스의 연기가 단연 인상적이다. 북미와 영국 10개 도시를 돌며 실시한 공개 오디션 끝에 찾아낸 마이클 스미스는 감독이 ‘100만명중에 한명 나올까 말까한 천재’라고 극찬했을 만큼 사이먼 역을 훌륭히 소화했다. 친구 조 역을 맡은 조셉 마젤로도 ‘의혹’‘쥬라기공원’에 출연했던 아역 배우로 현재 할리우드에서 아역 캐스팅 1순위에 올라있는 연 다. 레베카가 야구공에 맞아 숨지는 장면, 사슴 한마리 때문에 버스가 낭떨어지로 추락하는 장면에서 다소 리얼리티가 떨어지는 면이 있지만 두 소년의 티없는 연기가 이를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다. 11월20일 개봉.

[연극]

겨울동화

21세기 가족간의 사랑과 인간애, 그리고 신뢰 회복을 다룬 작품. 셰익스피어의 말기 작품 ‘The Winter's tale’을 신정옥 전 명지대 교수가 번역하고 조민이 각색했다. 연출은 독일 국립 에얼랑엔대학에서 박사를 수료한 임경식이 맡았다. 어머니로, 아내로, 여자로 일생을 보내야 하는 여성이 지녀야 할 미덕을 주인공 헤르미니오네를 통해 이야기한다. 공연 수익금의 5%는 불우청소년 돕기 기금으로 기탁된다.

11월23일~12월12일 오후 4·7시/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운상각(雲上閣)

한국적인 연극 양식의 본류를 타고 있다고 평가되는 작품. 특히 국내 작가주의 연극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오태석이 감독하고 장민호 백성희 최상설 권복순 오영수 등 정상급 연 들이 참가했다.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운명인 죽음과 분단의 아픔을 한국적인 시각에서 재조명함으로써 고난의 역사를 마감하고 밝은 새천년을 맞이하자는 의도로 제작됐다. 올해를 마감하는 국립극단의 정기공연.

11월21일까지 오후 7시, 토·일 오후 4·7시/국립중앙극장 소극장

엄정화의 사이버 에로티쿠스

기계적인 정형성과 섹시한 열정이 함께 녹아있는 엄정화(28)가 꼭 1년만에 갖는 두번째 콘서트. 의상에서 무대 연출 조명에 이르기까지 세기말적인 불안과 미래의 사이버틱한 분위기로 꾸며진다. 엄정화의 카리스마가 남성 백댄서들과 함께 어우러져 댄스, 뮤지컬, 콘서트를 총망라한 대형 무대를 만든다. 탤런트와 영화배우로 출발한 엄정화는 남성댄스 그룹의 강세로 여가수 기근 현상을 빚는 국내 대중가요계에서 명맥을 이어가는 홍일점. 96년 산뜻한 마스크를 앞세워 조금씩 자신의 영역을 구축해 오다 3집 ‘배반의 장미’를 기점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98년 4집 ‘포이즌’서 섹시한 의상과 춤으로 톱스타의 반열에 올라섰고 이후 사이버 쇼크룩을 주제로한 5집 ‘몰라’로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졌다. 엄정화는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울산(11월27일), 수원(12월4일), 부산(11일), 대구(24일), 광주(26일) 등 전국투어에 들어간다. (02)3442-2723

11월20일 오후 4시·7시30분, 21일 오후 3시·6시30분/서울교육문화회관

연극 ‘내게 거짓말을 해봐’

음란물 여부로 법정 시비까지 일었던 장정일의 소설을 이번에는 연극 무대에서 꾸몄다. 연출가 하재봉은 등급 보류 결정을 받은 영화 ‘거짓말’과 달리 성적 학대를 통해 우리 사회에 내재한 폭력적 질서를 극대화하는데 무게를 두었다.

38세의 유부남 조각가 제이와 18세의 여고 3년생 와이. 파트너를 학대하는 새디즘을 통해 성적 쾌락을 느끼는 제이의 요구를 와이는 순수히 받아 들인다. 가학의 강도는 점점 높아지고 두 사람은 여관을 전전하며 성을 탐닉한다. 그러다 와이는 오빠가 자신의 비정상적인 행동은 알아채자 오토바이 사고로 죽게 사주한다. 그리고 브라질로 이민간 언니를 찾아 떠나는데….

와이 역을 맡은 이지현(22)은 서울여대 영화과 1년 휴학중인 패션 모델. 173㎝, 50㎏의 균형잡힌 몸매와 섹시한 마스크를 지닌 이지현은 신인답지 않게 성적 학대등 과감한 노출신을 잘 소화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12월31일까지 오후 4시30분·7시30분/씨어터 제로(02-338-9240)

[뮤지컬]

태풍

중견 연출가 이윤택, 한국 뮤지컬의 자존심 남경주, 지치지 않는 열정을 가진 이정화, 그밖에 신구 송용태 박철호 유희성등 초화 캐스팅이 펼치는 대형 무대. 체코 음악가 즈데넥 바르타크의 서정적이고 드라마틱한 음악과 국악 작곡가 김대성의 범패와 정가 등 동서양의 정서가 어우러진다. 중고생 1,999명에 한해 2만원 티켓을 6,000원으로 할인해준다. (02)523-0986

11월20~28일 월~수 오후7시30분, 목~토 오후 3시·7시30분, 일 오후 3시·6시30분/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콘서트]

로라 피기 내한 공연

은은한 와인향 같은 목소리의 주인공 로라 피기가 한국에 온다. 40세를 넘긴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빼어난 외모와 기품있는 무대 매너, 그리고 매혹적인 목소리는 늦가을의 애수에 젖어들게 하기에 충분하다. 국내에서 그의 이름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CF 배경음악인 ‘I Love You For Sentimental Reason’, TV드라마 삽입곡인 ‘Let There Be Love’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하다. 재즈는 물론 영화음악, 스탠더드 팝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11월22~23일 오후 7시30분/세종문화회관 대강당

이호찬 ‘시간의 길’

불순물이 섞이지 않은 서정적인 아르페지오 톤의 목소리를 가진 이호찬이 10년만에 컴백 무대를 갖는다. 상업성이 가미되지 않은 연주, 여기에 강렬하고 호소력 넘치는 그의 순수한 음악은 70년대 통키타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이문세 남궁옥분 신형원들과 함께 쉘브르에서 코러스를 함께 했던 그가 10년여간의 공백 끝에 낸 앨범을 축하하는 무대다.

11월23~28일 오후 7시30분, 주말 오후 4·7시/대학로 충돌소극장

[미술]

혼(魂)불, 그 빛의 회오리

드로잉, 수채화, 유화 등 50년대 초기에서 혼불시리즈까지 한국 근대 미술의 1세대인 고(故) 하인두의 유작을 두루 살펴 볼 수 있는 기회. 1930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난 하인두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나와 현대미술가협회를 만든 창단 멤버. 80년대 들어 혼불 연작으로 왕성한 창작혼을 불태우다 89년 작고했다. 53년부터 89년까지 대표작 70여점이 전시된다.

11월28일까지/가나아트센터 전시장 전관(02-720-1020)

[무용]

개와 고양이

올해 3월 창단한 퓨전씨어터가 선보이는 첫 공식 창작 무대. 연극속의 무용 , 무용중에 삽입된 연극이라는 기존 형태가 아닌 드라마식 구조에 구체적 인물, 절제된 대사와 몸짓을 통해 의미를 전달하는 새로운 형식을 취하고 있다. 신호체계의 차이로 서로 단절돼 있는 연 와 관객을 일상적인 ‘개와 고양이’에 비유했다. (0344)977-0759

11월28일까지 오후 7시/대학로 학전 그린소극장

■노래박물관 추진위원회가 남이섬에 건립 예정인 노래박물관 기금 모집을 위해 11월20일 오후 7시30분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SM페스티벌을 개최한다. 현재 우리 대중가요계의 ‘빅3’인 ‘HOT’‘SES’‘신화’가 모처럼 한 무대에서 박물관 기금 모집에 뜻을 같이한다. 방송 1세대인 이백천 노래박물관 집행위원장이 총연출을 맡았다. 공연장을 찾은 팬들의 스티커사진을 패널로 만들어 박물관에 영구 보존한다. 박물관 추진위는 앞으로 포크, 트로트, 재즈 페스티벌과 어린이 노래잔치등 모든 계층을 대상으로 한 음악회를 계속 열어갈 계획이다. (02)756-6866

영웅·주간한국부기자 herosong@hk.co.kr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카카오
배너
2020년 05월 제2829호
  • 이전 보기 배경
    • 2020년 05월 제2829호
    • 2020년 05월 제2828호
    • 2020년 05월 제2827호
    • 2020년 05월 제2826호
    • 2020년 04월 제2825호
    • 2020년 04월 제2824호
    • 2020년 04월 제2823호
    • 2020년 04월 제2822호
    • 2020년 03월 제2821호
    • 2020년 03월 제2820호
  • 이전 보기 배경
저번주 발행호 다음주 발행호
  • 지면보기
  • 구독안내
  • 광고문의
  • * 지면문의
    전화 : 02-6388-8088
    팩스 : 02-2261-3303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 온라인 광고
    전화 : 02-6388-8019
    팩스 : 02-2261-3303
    메일 : adinfo@hankooki.com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많이 본 기사

주간한국 유튜브 채널

서진의 여행 에세이

이탈리아 피렌체 이탈리아 피렌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