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젊은 감각이 드라마를 띄운다

할리우드에 혜성처럼 나타난 19세의 신예작가 라일리 웨스톤. 참신한 아이디어, 탄탄한 대본에 반한 월트 디즈니사 등 방송·영화제작사들이 그녀를 잡기에 혈안이었다. 하지만 한 연예잡지가 그녀가 32세라는 사실을 폭로하자 제작자들은 외면하는데…. 최근 Q채널에서 방송한 미시사다큐 ‘60Minutes_할리우드 작가 젊어야 산다?’ 편의 내용.

이러한 현상은 미국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제 여의도 방송가는 젊은 작가들의 드라마 독식시대에 접어들었다. 특히 20~30대 여성작가들이 대부분의 드라마를 집필하고 있다. 오락·연예 프로그램 분야에선 30대 작가들은 퇴물(?)취급을 받을 정도.

16일 마지막회 방송까지 최고 인기를 얻었던 MBC월화 드라마 ‘국희’ 의 정성희(34), 많은 마니아 팬들을 확보한 KBS월화 드라마 ‘초대’의 최윤정(31)이 30대 초반이다. 중견작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일일극에서도 젊은이들이 맹위다. MBC ‘날마다 행복해’의 이정선(32)과 KBS ‘해 뜨고 달 뜨고’의 김지수(34)가 그들이다. 특히 최근 화제작으로 많은 시청자의 관심을 끌었던 MBC ‘마지막 전쟁’의 박예랑, SBS ‘해피투게더’의 배유미, ‘고스트’ 의 강은경이 모두 71년생으로 29세. 올들어 50%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SBS ‘토마토’의 이희명(33), 백상예술대상 방송부문 각본상을 수상한 MBC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의 노희경(34)도 30대.

시트콤 장르는 두말할 나위도 없다. SBS ‘순풍산부인과’ 의 전현진(28)을 비롯해 SBS ‘행진’, MBC ‘점프’‘테마게임’, KBS ‘오! 해피데이’의 작가 20여명 모두 20대 중·후반이다.

90년대 중반까지 방송사 대부분의 드라마는 김수현 이금림 김정수 박정란 문영남 등 중견작가들이 극본을 썼다. 하지만 90년대 중반이후 감각적이고 가벼운 트렌디물이 등장하면서 상황은 반전. 일일극과 주말극은 중견 작가들이, 미니시리즈는 젊은 작가들이 양분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근래들어 방송아카데미 출신의 젊은 작가들과 방송사 단막극 공모를 통해 데뷔한 20~30대 작가들이 대부분의 드라마를 독식하고 있다. 현재 KBS MBC를 비롯한 방송 3사에서 내보내고 있는 드라마와 제작중인 작품의 90%정도를 20~30대 젊은 여성작가들이 극본을 쓰고 있다.

MBC 이재갑PD의 설명. “사회와 시청자 취향의 변화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런 사회 추세에 따라 모든 드라마의 템포가 빨라지는데 젊은 작가들이 속도감을 잘 소화해 내고 있다.” 작가 송지나의 또 다른 설명. “젊은 PD들이 작업을 많이 하면서 일하기 편한 젊은 작가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렸해졌다.” 이러한 젊은 작가 독식 현상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도 높다. 드라마가 작가의 연륜에서 묻어나는 삶의 진정성은 없고 표피적이고 쾌락적인 가벼움만을 추구하는 경향으로 흐른다는 것. 그리고 다양한 시청자층을 무시한채 10~20대 만을 겨냥한 획일적인 드라마만 양산하는 것도 젊은 작가의 등장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중견작가 김정수는 “드라마의 경쟁력은 다양함에서 나온다. 여러가지 경험과 주제, 소재를 갖고 다양한 삶을 보여주는 드라마가 나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 말한다.

배국남·문화부기자 knbae@hk.co.kr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카카오
배너
2020년 05월 제2829호
  • 이전 보기 배경
    • 2020년 05월 제2829호
    • 2020년 05월 제2828호
    • 2020년 05월 제2827호
    • 2020년 05월 제2826호
    • 2020년 04월 제2825호
    • 2020년 04월 제2824호
    • 2020년 04월 제2823호
    • 2020년 04월 제2822호
    • 2020년 03월 제2821호
    • 2020년 03월 제2820호
  • 이전 보기 배경
저번주 발행호 다음주 발행호
  • 지면보기
  • 구독안내
  • 광고문의
  • * 지면문의
    전화 : 02-6388-8088
    팩스 : 02-2261-3303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 온라인 광고
    전화 : 02-6388-8019
    팩스 : 02-2261-3303
    메일 : adinfo@hankooki.com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많이 본 기사

주간한국 유튜브 채널

서진의 여행 에세이

이탈리아 피렌체 이탈리아 피렌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