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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고향, 젊음, 그리고 미래

팀 맥커넬리의 ‘댄서, 텍사스 Dancer, Texas Pop. 81’(12세 이용가 등급, 콜럼비아 출시)는 원제목에 대한 설명을 영화 첫 부분에 유머러스하게 밝히면서 시작된다. 차 한 대 지나가지 않을 정도로 한적한 하이웨이 한 복판에 의자를 놓고 앉은 네 청년이 랜드 멕넬리 지도회사에 보낼 편지를 장난스럽게 작성하고 있다. “텍사스 서부 브루스터 카운티 중심부를 지나가는 90번 고속도로 변에 위치한 우리 고향 댄서의 인구는 81명. 24명의 학생이 재학중인 고등학교에서 오늘 20년만에 5명의 학생이 졸업하게 된다.”

빔 벤더스 감독의 ‘파리, 텍사스’를 원용한 제목과 도입부 처리가 재치있게 느껴지는 젊은 영화다. 감독은 ‘할렘’ ‘데니스는 개구쟁이’ 등의 시나리오 출신으로 1984년에 이미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완성해놓고 데뷔를 기다려 왔다고 한다.

촬영 장소는 텍사스의 포트 데이비스. 81명의 주민이 산다는 댄서는 가공의 마을인 셈인데, 그럼에도 90번 도로변에 이 마을이 있을 것 같고, 정말 있으면 싶다. 이렇다할 자랑거리가 없는 벽촌이지만 우직하고 순수한 고향 사람들과 함께 평범하게 살아가느냐, 아니면 아버지 세대도 이루지 못한 고향 탈출로 더 넓은 세상을 보느냐, 하는 기로에 선 네 청년의 이야기가 유머러스하게 펼쳐진다. 네 주인공 못지 않게 주변인 묘사에 개성이 넘쳐 도시인으로서는 오히려 향수를 느끼게 된다.

누구네 집 숟가락이 몇이라는 것까지 훤히 꿰고 있는 작은 동네에 사는 괴팍한 사람들과 사건들. 영국 영화인 ‘웨이킹 네드’와 ‘잉글리쉬맨’, 그리고 지난 달 극장 개봉된 ‘진가신의 러브 레터’에 나오는 마을 묘사는 지극히 영화적인 장치이긴 하지만, 그만큼 그리운, 우리가 내팽개친 유토피아가 아닐까. ‘댄서, 텍사스’의 감독은 고향을 떠나는 청년이 2명, 고향을 지키는 청년도 2명으로 현실적이며 현명한 결론을 택한다.

묵묵히 힘든 목장 일만 하시는 아버지를 돕고 있는 존(에디 밀스). 가업인 석유 회사 일을 맡아야 한다고 수다를 떠는 어머니가 조금은 귀찮은 러스크(피터 파시넬리). 고아가 된 자신을 돌봐준 할아버지가 편찮으셔서 늘 신경을 쓰고 있는 콜먼(브레킨 메이어). 술주정뱅이 아버지와 트레일러에서 살고있는 스쿼럴(에단 엠브리). 어릴 때부터 모든 것을 함께 나누며 자라온 이들은 11세 때부터 고향을 떠나기로 결심했고, 2년 전부터는 고향 떠날 차비를 모으는 등 구체적인 준비를 해왔다. 고등학교 졸업식을 마친 다음날이 역사적인 D-Day인데 이들 앞에 놓인 현실적, 심리적 장애를 어떻게 넘어서고 뿌리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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