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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신간] '대학이 망해야 나라가 산다'

대학이란 무엇을 하는 곳인가. 대학이 이 사회에 생산해내는 것은 무엇인가. ‘대학이 망해야 나라가 산다’는 살벌한 제목만큼이나 내용자체도 흥미로운 이 책의 의문은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저자인 국민대학교 법과대학 김동훈 교수는 책이 시작하면서부터 “대학은 지성의 산실도 학문의 상아탑도 아니다. 현재의 대학은 존재가치가 없다. 차라리 망해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왜 이런 과격한 주장을 펴는 걸까.

김교수는 대학이 망해야 하는 이유를 재벌이 개혁되야 하는 것에서 찾는다.

김교수에 따르면 재벌개혁이든 대학개혁이든 그 핵심은 이른바 ‘선단식 경영’에 종지부를 찍고 핵심분야별로, 독립된 전문분야별로 경쟁체제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재벌해체와 같은 차원에서 대학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의 대학 해체론은 다음과 같다. 우선 ‘대마불사의 대학’신화가 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은 마치 재벌이 조선에서 반도체까지를 추구하는 것처럼 자동차에서 금융을 거쳐 밥장사까지 뻗어나가듯이 확장을 계속해 왔다. 공간적 한계를 느끼면 지방에 분교를 세우고, 다시 분교도 백화점식으로 늘려 거의 본교에 가까운 덩치로 키워냈다. 재벌의 혁명적인 구조조정 계획이 발표되는 순간에도 대학은 팽창을 계속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서울대가 만들면 그 순간 어떤 분야든 순간적으로 일류가 된다는 것이다.

둘째로는 족벌경영의 해체이다. 국공립 대학은 관료적으로, 사립대학은 일가족의 족벌체제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우리의 대학은 공익의 이름을 앞세우기에는 부끄러운 자화상을 가지고 있다. 대학이든 기업이든 어느 일가의 소유일 수 없다는 점에서 우리 대학은 개혁되어야 한다는 것이 김교수의 논리이다.

셋째 생산성의 문제이다. 기업이 몸집 불리기에 몰두하는 것처럼 대학이 외형 불리기에 앞장서다보니 정작 중요한 경쟁과 생산성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대학의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은 대학사회가 경쟁이 지배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교수는 결국 이러한 구조를 깨기 위해서는 분야별 경쟁체제를 도입해 대학의 경쟁력을 회복하는 길만이 대학이 살고 나라가 사는 길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러한 경쟁체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먼저 서울대, 연·고대라는 대학의 그룹이미지를 깨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1959년생으로 경희대 법대 재학중 14회 외무고시에 합격한 저자는 서울대와 연·고대라는 기존의 대학체제가 해체되지 않으면 한국 교육의 미래는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이다.

조철환·주간한국부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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