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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신간] 근세 500년의 역사산책

‘성삼문과 방효유’

역사에 특별히 관심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두 사람의 공통점을 찾아내기 힘들 것이다. 우리에게 ‘사육신’으로 유명한 성삼문(成三問)이 세조의 왕위 찬탈에 반대하다가 죽음을 맞았던 것처럼 방효유(方孝孺) 역시 명나라 영락제가 조카인 건문제를 몰아낸 ‘정난(靖難)의 변‘에 반대하다 죽은 인물이다. 방효유는 자신을 회유하는 영락제에게 ‘구족(九族)이 아니라 십족(十族)이 멸망해도 당신을 따를 수 없다’고 밝히는 등 왕위 찬탈에 대한 저항의 정도는 성삼문의 그것보다 훨씬 강했다.

‘한·중·일 500년사’는 성삼문과 방효유의 비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리적 근접성 못지않게 놀라우리 만치 비슷한 점이 많은 한국, 중국, 일본 세나라의 근세역사를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한·중·일 3국은 17세기 중반에서 18세기 말 거의 같은 시대에 검약하고 지혜로운 자들이 이끄는 ‘명군의 시대’를 경험하는 등 역사적 유사성이 매우 많다. 중국 청나라는 강희, 옹정, 건륭제의 연이은 3대 134년 동안 대원정과 대편찬의 황금기를 구가했다. 거의 같은 시기 한반도에는 영, 정조의 빛나는 ‘조선후기 르네상스’가 있었고 동시대 일본에서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못지 않은 에도 쇼군의 으뜸인 ‘무명옷의 쇼군’요시무네가 있었다.

이는 중앙집권 성립이후 이완과 위기, 그리고 3국전쟁을 통해 성숙되고 단련된 체제에다가 17~18세기 특유의 사회·경제적 제요인들이 함께 어우러진 데서 나온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처럼 절묘하게 같은 비슷한 시기에 3국이 모두 ‘명군의 시대’를 거쳤음에도 불구, 그 중흥의 기운을 살려간 나라가 있었고 이에서 벗어난 나라가 있었으며 또 어이없이 꺾이고 만 비운의 나라도 있었다.

‘한·중·일 500년사’는 세나라의 유사성과 함께 민중들이 민권에 눈을 뜬 근세 500년을 심도있게 조명하고 있다. 동아시아 근세 500년은 위로부터의 압제에 비로소 민중들이 항거하고 민권에 눈을 뜬 시기였다. 그리고 이에 따라 체제를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 또는 백성이 주인되는 나라를 만들고자 숱한 개혁이 시도되고 좌절되었던 ‘동요의 시대’였다. 동아시아 500년은 또 저마다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 ‘국제질서’라는 새로운 괴물앞에 눈을 뜨기 시작한 번망한 교류의 시대이자, 살아남기 위한 침탈과 피탈의 시대였던 것이다.

‘한·중·일 500년사’를 통해 독자는 ‘명나라의 성삼문은 누구였으며, 조선의 정난의 변은 어떤 사건이었나’, ‘명·청의 오다 노부나가는 누구였고 조선의 도쿠가와, 그리고 중국의 김옥균은 누구였나’는 재미있고 유익한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조철환·주간한국부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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