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식민지] 마카오는 홍콩의 '이복동생'

마카오는 홍콩의 동생이자 운명공동체다. 홍콩이 한발 앞서 중국으로 귀속된데다 중국의 홍콩정책이 고스란히 마카오에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경제와 인구규모, 면적에서 월등한 홍콩에서 진행되는 것들은 마카오의 미래를 좌우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홍콩은 마카오의 모델인 셈이다. 하지만 마카오는 홍콩의 ‘배다른 동생’이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많다. 이것은 마카오의 장래에 홍콩과는 또다른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우선, 역사적 배경이 다른 만큼 중국인의 의식속에서 차지하는 두 지역의 인상이 다르다. 홍콩이 제국주의 영국에 의해 강탈된 반면, 마카오는 아직 강성했던 명나라가 포르투갈에 시혜를 베푸는 형식으로 양도했다. 홍콩은 중국인의 마음속에 민족자존 회복의 강력한 대상으로 존재했지만 마카오는 그렇지 않다.

둘째, 법적 지위가 달랐다. 홍콩을 구성하는 홍콩섬과 지우룽(九龍) 반도, 신지에(新界) 중 홍콩섬과 지우룽 반도는 영국에 영구 할양돼 주권이 영국에 속해 있었고 반환하지 않아도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마카오는 주권이 포르투갈에 완전히 이양된 적이 없었다. 포르투갈이 1887년 리스본 의정서를 통해 마카오를 영구점령했으나 중국의 허락없이는 마카오의 주권을 독단적으로 처리하지 않기로 보장해 중국의 권리를 배제하지 않았다.

문화·사회구조 홍콩과 전혀딴판

셋째, 발전 경로가 전혀 다르다. 홍콩의 경제발전은 2차대전 후 대륙으로부터 온 기업인들과 국공내전 중 상하이(上海)에서 건너온 자본에 의해 촉발됐다. 홍콩이 활기찬 국제금융, 투자, 공업, 중국과의 교역 중심지가 된 반면 마카오는 최근까지도 미미한 제조업, 중계무역, 도박에 의존하는 소도시에 불과했다.

넷째 정치발전 과정도 다른 궤적을 밟았다. 홍콩의 민주화는 영국정부가 주권이양이 확정된 뒤 철수를 눈앞에 두고 부랴부랴 실시했다. 마카오도 홍콩과 같이 식민정부에 의해 임명된 관리들이 통치하기는 했으나 민주적 제도들은 주권이양 교섭이 진행되기 훨씬 이전부터 자리를 잡았다.

다섯째, 문화와 사회구조도 딴판이다. 홍콩에서는 동서양이 결합한 독특한 문화가 창출되지 않았다. 반면 마카오는 포르투갈과 중국이 동시에 번영을 구가하던 시기를 오랫동안 향유해 건축, 언어, 음식, 종교, 사회생활 등에서 특유의 문화적 정체성이 형성됐다.

마카오인에 대한 포르투갈 정부의 대우는 영국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우호적이었다. 마카오에 영구거주하는 중국인의 30%가 포르투갈 여권을 갖고 있으며 포르투갈에 정착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영국이 여권발부에 인색해 홍콩 거주 중국인들로부터 격렬한 비난을 받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홍콩과 마카오의 이같은 차이는 주권이양 교섭과정에서 명확히 드러났다. 중국과 영국, 홍콩 민주인사들은 끊임없는 마찰로 날을 지샜지만 중국과 포르투갈 사이에서는 시종 호의적인 분위기가 지배했다.

seapower@hk.co.kr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카카오
배너
2020년 06월 제2830호
  • 이전 보기 배경
    • 2020년 06월 제2830호
    • 2020년 05월 제2829호
    • 2020년 05월 제2828호
    • 2020년 05월 제2827호
    • 2020년 05월 제2826호
    • 2020년 04월 제2825호
    • 2020년 04월 제2824호
    • 2020년 04월 제2823호
    • 2020년 04월 제2822호
    • 2020년 03월 제2821호
  • 이전 보기 배경
저번주 발행호 다음주 발행호
  • 지면보기
  • 구독안내
  • 광고문의
  • * 지면문의
    전화 : 02-6388-8088
    팩스 : 02-2261-3303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 온라인 광고
    전화 : 02-6388-8019
    팩스 : 02-2261-3303
    메일 : adinfo@hankooki.com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많이 본 기사

주간한국 유튜브 채널

서진의 여행 에세이

삼척 초곡항…파도 넘나드는 기암괴석 해변 삼척 초곡항…파도 넘나드는 기암괴석 해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