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재테크] 부단산에 봄은 올것인가

12/29(수) 19:35

2000년 재테크의 가장 큰 변수는 최근 5년 동안 숨죽이고 있는 부동산 시장이다. 외환위기로 한때 부동산 시세가 절반이상 하락하기도 했지만 부동산은 아직까지 목돈을 불리는 주요한 수단이다. 증시의 향방, 정부의 금리정책 등 2000년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들의 움직임에 대해 많은 의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2000년 부동산시장의 전망과 특징을 소개한다.


유성룡 건설교통부 주택정책과 서기관

정부의 2000년 주택시장 정책기조는 ‘가격 안정화’에 모아져 있다. 외환위기 이후 떨어진 부동산 시세가 완전히 회복되더라도 매매가는 4%내외에서 소폭 상승할 것이다. 수급 불균형에 따른 수도권의 가격상승 우려의 시각도 있지만 최근 건설업계가 99년보다 20~30% 증가된 주택공급계획을 세우고 있고, 이중 60%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그 가능성은 희박하다.

정부는 또 중대형 민간주택의 비중이 계속 늘 것으로 보고 중소형 공공주택에 대한 지원확대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다만 문제는 전세가격이다. 전세수요의 증가와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본격시행 등으로 2000년에도 소폭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98년도에 급락한 전세가가 99년에 대폭 반영됐기 때문에 전세가격의 급등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김선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2000년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4월에 치러질 16대 국회의원선거다. 선거철이 다가오면 일시적 통화팽창에 따른 물가불안으로 주택가격이 상승한다는 것이 일반적 예측이다. 그러나 92년 3월, 96년 4월에 치뤄진 14, 15대 총선후 부동산 가격은 크게 상승하지 않았다. 단지 심리적 요인이 가격상승의 거품으로 작용했을 뿐이다.

2000년 상반기에도 심리적 불안이 만만찮은 변수가 될 것은 확실하다. 총선→물가상승 우려→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로 주택가격의 상승세가 예상된다. 여기에 증권시장 자금의 일부가 수익성 높은 일부 부동산쪽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정부의 ‘물가상승 억제책’은 부동산가격 상승에 제동장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구성요인중 약 14%를 차지하는 주택가 움직임에 정부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따라서 2000년 부동산 경기는 제한적인 범위내에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김우희 부동산뱅크 편집장

2000년 2월이 집값 상승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채권이 환매되는 시기(2월8일)와 개학전 전세집을 구하려는 수요자가 한꺼번에 몰릴 경우 소폭이지만 전세와 매매가가 동반 상승하는 양상도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2000년에 집값이 상승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근거는 주택시장의 수급문제에 있다. 부동산뱅크가 최근 대형 건설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년에 입주할 물량은 약 16만가구 정도이다. 당초 내년 입주 예정물량은 28만가구 정도로 추산됐으나 건설업체의 어려움으로 상당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주택시장의 이같은 수급 불균형은 전세값 상승을 부추길 우려의 소지가 높다. 물론 99년 하반기부터 다세대, 다가구 주택중에 세입자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세들어 사는 집이 경매에 들어가 마음 고생을 하는 소시민들이 바로 다세대·다가구주택 세입자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파트 전세에 대한 선호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2000년은 부동산 시장의 가격결정 구조가 질적인 변화를 겪게 되는 시기가 될 것이다. 금융과 주택시장의 접목이 가속화하고, 사이버 문화와 주택시장의 접목도 주목된다. 결국 주택가격의 ‘교섭력’이 공급자에서 수요자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최근 주택시장에서는 수요자들이 미리 부동산을 사려고 달려드는 ‘선(先)취매’가 아니라 공급자들이 수요자에게 더욱 많은 선택권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옮아가고 있는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러나 2000년까지는 임금 회복 속도가 신규 분양가 상승률을 따라 잡기에는 힘겨운 입장이다. 신규 고급아파트의 경우 가격 상승률이 높겠지만 일반 서민들의 경우 실질적 구매력을 발휘하기엔 아직 역부족이다.

2000년부터 다시 가속화할 금융구조조정 등으로 부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부동산의 경우 거래비용이 매매가의 약 10%에 육박, 다른 투자자산보다 부담이 크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결국 금융상품에 비해 투자 수익률과 환금성이 떨어지는 현재 상황에서는 주택가격 상승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김영진 내집마련주택정보 대표

2000년 주택가격은 경기 회복에 편승, 전반적으로 상승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그러나 모든 종목 이 지역에 상관없이 전반 상승하기는 어렵다. 신규 아파트를 중심으로 주택 수요자들의 인기지역 선호도에 따라 가격차별화가 심화할 전망이다. 종목별로는 단독·연립·다가구·전원주택 등은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거래가 크게 활성화되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반면 재개발·재건축은 사업진행이 빠른 곳에선 기존 아파트 가격 상승률을 웃도는 10~20%의 상승이 예상된다. 서울·수도권 지역과 지방간의 주택가격 회복속도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주택이 ‘양적 팽창시대’에서 ‘질적 고급화 시대’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기존시장과 분양시장으로 양분됐던 주택시장은 최근 분양권 전매의 허용으로 양측이 상호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2000년에도 이같은 추세는 이어져 서울·수도권 인기지역의 신규 분양시장은 과열될 것으로 보이고, 분양권 전매시장 역시 활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식 LG경제연구원 연구원

2000년에도 부동산 가격을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다. 정부가 올해 전국적으로 45만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오히려 미분양 사태를 촉진시킬 가능성이 높다. 전국의 주택 ‘유효수요(적정공급주택규모)’는 30만가구에 불과하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공사가 중단된 10만호 이상의 공사재개 물량과 7만여 호의 미분양 물량을 감안하면 수급 불균형은 별 문제가 아니다.

일부에서는 올 하반기부터 주택 공급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는 심리적 불안에 따른 허수에 불과하다. 아파트 가격의 경우 IMF이전 수준으로 비교적 빨리 회복되더라도 그 이후는 거의 정체되거나 미미한 상승에 그칠 것이다.

조철환·주간한국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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