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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대 총선 전망] 깃발 오르는데 변수는 난무하고…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합당이 무산되면서 새천년 첫해에 치러질 총선 구도가 2여1야 대결로 굳어지게 됐다. 선거법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여서 제대로 된 총선전망을 하기는 어려우나, 2여1야의 선거구도는 일단 한나라당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해 줄 것이란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무엇보다 2여1야가 되면 공동여당이 공천지분을 놓고 갈등하게 돼 있다. 기초 단체장과 광역 단체장 선거에서도 공동여당간 연합이 이뤄지지 않은 형편에 국회의원 선거에서 사이좋게 공천을 나눠먹기란 기대하기 어렵다. 이는 여당 표의 분산을 의미하는 것으로, 한나라당 입장에선 앉아서 받아먹는 어부지리다.

2여1야 구도는 여당 후보가 앞서 있을 때 표가 쏠리는 이른바 ‘밴드 웨건’ 현상도 일정부분 저지하는 덤의 효과를 야당에게 안겨줄 가능성이 있다. 호남과 충청을 함께 엮는 연합구도가 틀어졌기 때문에 발생하는 여권내부의 장애요인도 상당할 것이다.


정치불신속“결국 지역주의로 갈것”

그렇지만 대다수 선거 전문가들은 내년 총선에서 어느 당도 손쉬운 승리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치권 전체가 국민들로부터 총체적 불신을 받고 있는데다, 역대 어느 선거보다 무당파의 넓이와 두께가 넓고 두터운 까닭이다.

게다가 16대 총선도 예의 지역선거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돼 있다. 영남권은 한나라당 석권이 예상되고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조차 “반 DJ정서를 띄우면 압승할 수 있다”고 반(半) 공언하고 있을 정도다. 과거 호남지역의 투표율 못지 않게 영남지역 투표율이 오르면서 표의 응집성도 호남 못지 않게 견고해 지리란 게 한나라당측의 기대다.

호남권은 ‘DJ 앞으로’가 더욱 심화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DJ가 정권을 잡기 전에는 한풀이성 몰표주기였고, 지금은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한 힘 실어주기를 대의로 내세우고 있다.

그런가하면 충청권은 JP의 ‘미워도 다시한번’이 먹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자민련 정서가 여전한 대전·충남과 달리 반(反) JP-비(非) 자민련 정서가 상당했던 충북지역도 JP의 막판 표몰이와 ‘마지막 한번’ 호소에 마음을 달리 먹을 개연성이 없지 않다.

반면, 전통적으로 여권에 약한 강원지역은 현 여권이 야당소속의 기초 단체장들을 워낙 여러명 빼간데다, DJ 스스로가 강원권 접수를 위해 엄청나게 공을 들이고 있어 선거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여기에 자민련의 보수 색채가 일정부분 먹히고, 지역낙후 문제에 고리를 건 여권의 개발 공세가 겹쳐질 경우 한나라당으로선 수성(守城)에 애를 먹을 수 밖에 없다.


수도권 2여 공조가 최대 관건

최대의 격전지는 역시 서울·경기 등 수도권이다. 과거 선거에선 예외없이 서울 바람이 지방으로 내려갔다. 어느 당 할 것 없이 수도권에 사활은 거는 큰 연유다.

수도권 선거의 관건은 뭐니해도 여권공조 여부에 있다. 자민련 후보들이 포기하지 않고 출마하면 한나라당은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없다. 반면, 2여 공조가 탄탄히 이뤄지면 한나라당은 고전할 수 밖에 없다.

개혁신당도 큰 변수다. 특히 기존 정당의 공천 탈락자 가운데 지명도 높은 인사들이 개혁신당에 합류할 경우 그 파괴력은 무시못할 수준이 될 것이다. 무소속 바람도 개혁신당 못지 않은 변수다. 무당파 지지자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그 수가 크게 늘어왔다. “선거를 할수록 유권자들이 무섭다”는 선거 관계자들의 이야기는 괜한 엄살이 아니다. 과거에는 정치권의 홍보논리 조작에 따라 선거막판 사표방지 심리와 표쏠림 현상이 있었지만, 요즘 들어선 이마저도 약효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

여권은 수도권에서 신당의 차세대 주자들을 전면에 내세울 공산이 크다. 여권은 2000년 총선에 집권 후반기의 사활을 걸어야 할 입장이다. DJ에게 남은 단 한번의 기회가 있다면 그것은 2000년 총선일 것이다. 15대 총선에서 YS는 신상품 개발(신진인사 영입)로 승부를 걸었으나, DJ는 새로운 브랜드(신당창당)로 16대 총선을 치르겠다는 전략을 짰다.

하지만 바꾼 브랜드가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는 데 여권내부의 고민이 있다. 그러다보니 브랜드와 신상품을 함께 띄워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 문제는 이 판매전략이 당내 반발을 부를 것이란 점이다. DJ가 어느정도 당내 역풍을 누르고 공천 물갈이를 이루어내느냐에 국민회의의 성패가 달려있다는 데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견해를 같이 한다.


선거법협상 지연, 영입·공천에 어려움

이에 비해 한나라당은 서울 강북일대의 특정지역과 터줏대감이 버티고 있는 곳을 제외한다면 주요 신도시 등 대다수 지역에서 해볼만한 선거구도가 형성돼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당 자체의 지지도는 여전히 답보상태다.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여론조사를 해보면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응답을 적게한다. 한나라당 후보가 5% 이내로 지고 있는 경우라해도 막상 표를 깨보면 이기는 것으로 나타나는 것은 이 때문이다”고 이야기한다. 여론조사와 선거결과가 상당한 괴리를 보이고 있다는 반론이다.

그러나 국민회의가 새 인물군을 앞세워 신당공세로 나올 경우 한나라당이 어느정도의 맞그림을 제시할 수 있을지, 여권의 실정에서 오는 반사이익을 넘어서는 야당 자체 이익 창출에 어느정도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이렇다할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야 공히 사람 바꾸기에 물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거법 협상이 지지부진하는 바람에 영입과 공천작업 자체가 크게 헝클어진 까닭이다. 15대 대선에선 YS가 일찌감치 대상인물들을 찍어서 각 지역구로 하방(下放)하고, 인적·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지만 지금은 이런 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남은 3개월 정도의 기간으로는 지역주민 흡착은 고사하고 인지도 높이기조차 쉽지 않은 형편이다. 16대 총선이 인물전쟁이 될 것이라는 데 대해선 누구도 이견을 달고 있지 않다. 하지만 그 전쟁을 치를 토대가 제대로 구축되고 있느냐에 대해선 여야 모두 영 자신없어 하고 있다.

홍희곤·정치부기자 h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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