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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풍향계] 여권, 결론은 합당?

국민회의·자민련 ‘합당 시계’는 과연 돌아가고 있는가.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도 정가의 주요 관심사는 공동여당의 합당문제다. 구체적인 합당 시나리오도 떠돈다. 여권 신당 출범일로 예정된 내년 1월20일을 전후로 해서 시간표와 방법론까지 제시된 시나리오다. 합당했을 경우 통합신당의 총재를 누구로 하느냐를 놓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청와대 국민회의 자민련의 고위인사 어느 누구도 아직까지 합당의 ‘합의’를 시인하지 않고 있다. DJ(김대중대통령)와 JP(김종필총리) 두사람 사이에 어떤 약속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자신들이 아는 한 합당에 합의한 사실이 없다는 것이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청와대측과 국민회의는 강하게 합당을 희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남궁진청와대정무수석은 “내년 총선대책중 최선은 합당, 차선은 연합공천, 최악은 2여1야의 3자대결”이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다.

국민회의 이영일대변인은 12일 광주지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집권후반기의 안정적인 국정운영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내년 총선에 앞서 자민련과의 합당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자민련 및 자민련의 실질적 오너인 김종필총리의 의지다. 현재 남미를 순방중인 김총리는 출국에 앞서 가진 김대통령과의 회동에서 합당문제를 논의했을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합당의 ㅎ자도 꺼내지 않았다”며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김총리는 “합당을 하지 않겠다”는 말은 하지 않고 있어 다양한 추측을 낳고 있다.

이에 비해 박태준총재 등 자민련내 TK출신인사들은 합당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국민회의·자민련 합당에서 자신들의 정치적 미래를 발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중선거구제를 돌파구로 생각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의 반대로 사실상 중선거구제도입은 물건너간 상태다. 박총재 등은 제3의 대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안성·화성 재보선 완패, 합당 분위기 급물살

이런 상황에서 12월9일에 있었던 경기 안성 및 화성 기초단체장 재·보선에서 여당의 연합공천후보들이 완패한 결과는 여권내 합당파들의 입지를 강화시켰다. 자민련내 합당론자인 한영수부총재는 “내년 총선에서 연합공천이 힘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이 명확해졌다”면서 “소선거구제로 가는 한 합당은 불가피하다”고 잘라 말했다. 청와대의 한 인사도 “안성 화성 재·보선 결과는 연합공천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주었다”고 분석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이번 주 여권내에서는 JP와 자민련을 합당의 마당으로 이끌어낼 구체적인 방법론 등에 대한 논의가 무성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부터 공론화한 JP 통합신당총재론도 그 방법론중의 하나다.

국민회의-자민련 합당론이 처음 제기됐던 지난 여름부터 JP에게 통합신당의 총재를 맡긴다는 개념이 있었지만 이번에 여권내 개혁세력의 대표격인 국민회의 김근태부총재가 JP총재론을 들고 나왔다는 것이 이채롭다. 김부총재의 JP총재론은 안정의석 확보필요성에서부터 출발한다.

개혁의 완수를 위해서는 내년총선에서 안정의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데 총선승리의 전제는 자민련과의 합당인 만큼 JP에게 총재직을 양보해서라도 합당을 이끌어 내야한다는 논리다. 국민의 정부출범후 국민회의- 자민련의 느슨한 공조가 개혁수행에 큰 장애가 됐다는 반성도 합당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여권내에서는 과연 JP를 간판으로 내세워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느냐는 회의론이 만만치 않다. 합당은 좋지만 JP를 얼굴로 하는 것은 전술상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 집권여당이 강력한 개혁드라이브를 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당 총재직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국민회의 한화갑총장이나 남궁진정무수석이 바로 그런 의견이다. 일부에서는 이인제 전경기지사 등 제3의 대안을 모색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으나 아직은 힘을 얻지 못하는 분위기다.

결국 공동여당의 합당문제는 JP가 외국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뒤 DJT 3자의 조율을 거쳐 매듭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기국회와 선거법 협상 등이 진행중인 것도 합당 공론화를 가로막는 요인이다. 합당이 기정사실화하는 순간 합당에 반대한 의원들을 통제하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국민회의 자민련 합당여부를 분명하게 알 수 있으려면 최소한 연말까지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wk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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