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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름] 서울 종로구 낙산(駱山)

낙산(駱山)은 서울 종로구, 동대문구, 성북구의 경계에 자리한 산으로 서울도성의 동산(東山)에 해당하여 서쪽의 인왕산(仁王山)에 대치되는 산이다.

풍수지리설상으로 태조 이성계가 도읍 당시 이 낙산은 좌청룡(左靑龍)의 상징으로 삼았던 산이다.

그러나 산세가 길게 뻗치지 못한 데다가 산 또한 인왕산에 비해 허(虛)함으로 이를 보완하기 낙산 끝자락에 있는 서울의 동문격인 동대문, 즉 흥인문(興仁門)에 갈지(之)자를 하나 더 넣어 동대문 이름을 흥인지문(興仁之門)이라 하였다는 것이다.

우리 선조들은 이렇게 도시계획을 함에 있어서도 산세에 까지 심사숙고, 그 허점을 무형적으로나마 보완하려는 지혜를 지녔던 것이다.

산 전체가 화강암 투성이로 되어있고 예전에는 숲이 우거지고 깨끗한 수석과 약수터가 있었다고 한다.

조선조 효종 때는 왕의 아우 인평대군(麟坪大君)의 거소인 석양루(夕陽樓)가 있었고, 이화정(梨花亭)과 영조시대의 문인 이심원(李心源)이 지은 일옹정(一翁亭) 등은 왕족, 문인, 가인들이 즐겨 찾던 곳이었다. 또한 산록에 있던 쌍계동(雙溪洞)은 암석이 기이하고 수림이 울창하며 물이 흐르는 절경으로 삼청, 인왕, 백운, 청학과 더불어 도성안 5대 명승지로 꼽혔다고 한다.

지금은 산중턱까지 아파트가 빽빽히 들어서서 옛 자취를 찾기 어렵고 다만 산꼭데기에 남아 있는 성벽만이 옛 모습을 지니고 있다. 산 북쪽에 있던 홍화문(弘化門)은 없어졌으나 남쪽의 흥인지문은 보물 제1호로 지정돼, 서울의 상징이 되고 있다.

낙산은 산 모양이 낙타등과 흡사하여 ‘낙산’이라 불러왔다는데, 낙산(駱山)의 ‘낙(駱)’자를 파자(破子)하면, ‘말(馬)이 각각(各各)이라는 뜻.

낙산은 말과 그 말 안장이 같이 있지 않고 서로 대치되어 있는 형국과 같아, 조선조 500년 동안 조정의 신하(임금이 타는 말에 비유)들이 당파와 붕당을 지어 동·서로 나뉘어 파쟁을 일삼는 동안, 동쪽 낙산의 ‘낙(駱)’자는 즉 각마(各馬)가 되므로 동인(東人)들은 제각기 뿔뿔히 갈라져 서인들에 패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조선조 명종 때 유명한 풍수지리가이자 예언가인 남사고(南師古)는 풀이하고 있다.

조선조의 역사적 정세와 남사고의 풀이와는 우연의 일치일런지는 몰라도 선조들의 땅이름 혜안이 그저 신비롭기만 하다.

또, 조선조 초기 단종이 그의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찬탈당하고 강원도 영월 오지로 귀양가 있는 동안, 왕비였던 정순왕후(貞純王后)는 매일 이 낙산에 올라, 부군이 계시는 동쪽의 먼 영월쪽 하늘을 바라보다가 일생을 마쳤다는 전설이 화석처럼 굳어 있다.

말이 각각 뿔뿔히 흩어지는 ‘낙산(駱山)’에 편히(寧) 넘어올(越)수 없는 중벽한 땅, ‘영월(寧越)’과는 어떤 걸림이라도 있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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