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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신인류] 정보의 바다, 그 세계가 있다

대학원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하는 김모(28)씨는 99년 마지막달을 거의 컴퓨터와 함께 살았다. 우선 학기말고사와 함께 교수님이 내주신 숙제를 하느라 컴퓨터와 씨름을 했다.

며칠동안 인터넷을 통해 국내·외 도서관 등을 돌아다니며 관련 자료들을 모두 다운받아 영어자료는 일단 한글번역프로그램을 돌린뒤 어색한 부분을 고치고 한글자료와 적당히 섞으니까 훌륭한 리포트가 만들어졌다.

김씨는 리포트를 교수님에게 이메일로 보내는 것으로 한학기를 마쳤다. 이 리포트를 작성하는데 걸린 시간은 모두 합쳐 10시간 안팎. 책을 찾기 위해 도서관에 한차례 직접 간 것외에는 거의 움직이지 않고 컴퓨터로 4일만에 숙제를 해결했다.

2000년 가을학기에 미국 유학을 계획하고 있는 김씨는 인터넷을 통해 미국대학 홈페이지를 뒤져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분야와 맞는 6개 학교를 선정, 지원서류를 작성하고 있다. 상당수 미국대학들은 인터넷을 통한 전자지원체계를 갖추고 있어 직접 우송해야 할 서류도 많지 않다.

김씨는 이미 지원한 미국 대학의 교과과정과 수업내용까지 대충은 알고 있다. 대학 홈페이지에 상세한 자료가 올라있는데다가 모르는 부분은 담당 교수나 그 대학 한인학생회에 이메일을 보내 알아봤기 때문이다. 불과 몇년전만해도 귀동냥으로 해당 대학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미국에 편지를 보내 지원서를 받아 작성한뒤 다시 보내야 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다.



막강 정보로 무장한 파워맨 등장 예고

N세대의 정보수집력은 막강하다. 무궁무궁한 정보와 전세계를 하나로 묶은 인터넷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98년 11월 통일부 국감에서 한나라당 김덕룡의원이 북한 금창리 지하핵시설 의혹에 대한 정보를 입수, 처음 공개하게 된 것도 김의원의 젊은 보좌관들이 인터넷을 뒤져 미국과학자협회(FSA) 홈페이지에서 결정적인 단서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99년 7~9월 한화증권 사이버수익률게임에서 2,057%라는 경이적인 기록으로 1등을 차지해 개인투자자들의 우상으로 떠오른 박정윤(28)씨. 증권시장이 폐장한뒤에도 박씨는 새벽 1시까지 컴퓨터와 씨름한다. 박씨는 저녁을 먹고 나면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에 들어가 다음날자 경제신문과 일간신문 초판의 경제면을 꼼꼼히 훑어본다.

또 미국증시의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고 증권 관련 사이트를 찾아보는 등 다음날의 투자전략을 준비한다. 과거에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많은 정보를 통신료만 지불하고 입수하는 것이다.

컴퓨터 한대와 전화선만 있으면 개인도 시공을 초월해 정보를 수집하고 공유할 수 있는 사회가 이미 가시권에 들어 선 것이다.

보스턴에 본부를 둔 인터넷기술자문회사인 양키그룹 크리스 랠런드부사장은 최근 21세기 인류의 생활상을 특집보도한 CNN과 인터뷰에서 “기업도 사회도 개인의 막강한 힘을 실감하게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정보로 무장한 ‘파워개인’의 등장을 예측했다.

박사보다 인터넷 정보를 활용하는 개인의 지식량이 훨씬 많고 또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빈부격차보다는 정보를 효율적으로 검색하고 이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이른바 ‘정보 홈리스’또는 ‘정보소외층’간의 괴리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강용중 연구위원은 “뛰어난 정보수집력과 정보공유를 특징으로 한 N세대의 등장은 피할 수 없는 대세이자 긍적적인 현상”이라며 “이들이 주도하는 사회에서는 집과 직장에서 정착해 살던 과거와 달리 컴퓨터와 전화선만 있으면 어디로든 옮겨 다니며 살 수 있는 ‘디지털 유목문화’를 확산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용회·주간한국부 기자 songy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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