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세대는 언어가 다르다. 이들의 언어는 PC통신이나 인터넷의 채팅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오솨요”(어서오세요)“안냐세요”(안녕하세요)“안농”(안녕)“글쿠나”(그렇구나)“겜이 잼업”(게임이 재미없어) ’방가 꼬옥”(반가워 꼬옥 안아준다)

기성세대들은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단어들이다. 말을 극도로 줄이거나 소리나는대로 쓰고 감탄사와 의성·의태어까지 동원해 감정을 표현한다. 세계 공용의 약속기호까지 늘어나는 추세다.

여기에 청소년들의 은어까지 섞어져 웬만큼 변화에 민감하지 않은 기성세대들은 통신에 들어가도 채팅을 이어갈 수 없어 그냥 빠져나오고 만다. N세대들의 언어는 통신언어의 특징이 그대로 반영됐다.

짧은 시간안에 글을 올리고 읽기 때문에 논리와 문법이 파괴된다. 또 익명성은 대담한 글쓰기를 허용하고 서로 대화를 하는 쌍방향성 때문에 문체가 유별나게 된다. 이 때문에 “그냥 심심”(그냥 심심해서)“미노 왔냐”(민호 왔니) 등 글을 빌려 말하는 형태로 변질된다.

이같은 통신언어상의 문체변화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영어권에서도 2인칭인 ‘you’를 ‘U’로 줄이거나 ‘are’를‘r’로, ‘for’를‘4’로 쓰는 준말이 일상화했다.

통신언어는 일상언어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나우콤이 나우누리 이용자 4,681명에게 “통신언어가 일상언어에 영향을 주느냐”고 물어본 결과 68.72%가 “그렇다”라고 응답했다.

20대를 주독자층으로 한 패러디웹진 ‘디지털 딴지일보’도 ‘당근’(당연히)‘졸라’(대단히) 등은 아예 표준어로 사용하고 있다.

서울대 이정민교수(언어학)는 ‘PC통신이 청소년의 언어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분석’에서“통신글이 짧고 생생한 문체로 부담없이 글을 쓰게 한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논리와 문법을 갖추면서 상황에 맞게 언어를 쓰는 원숙한 방향으로 노력하기를 게을리 하면 문제는 심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