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신인류] N세대 교육… 먼저 틀을 깨자

2000 01/05(수) 18:38

컴퓨터는 N세대와 기성세대의 단절을 불러 왔다. 둘의 문화가 다른 만큼 생각하고 활동하는 방법도 다르다. 그러면 이같은 단절은 접합 불가능한 것일까.

청소년문화연구소 김옥순 실장은 일단 긍정적으로 본다. N세대들의 특징이 두드러지긴 하지만 이들이 겪는 변화가 과거와의 완전한 단절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의 이야기. “90년대의 10대들에게만 발견되는 특성이 분명히 있지만 새롭고 극단적인 신경향을 모든 아이들에게 일반화하는 것은 위험하다.

기성세대들이 산업화 과정에서 큰 변화를 겪었듯이, 변화에 적응하려는 현재의 10대들도 과거의 10대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이들의 자기표현이 다양해졌다고 하지만 그것은 창의적인 개성이 아니라, 이전보다 조금 세분화한 동질화의 형태에 불과할 수도 있다.”



“N세대문화 이해가 우선돼야”

N세대와 기성세대의 단절이 극복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면, 문제는 어떻게 극복하느냐로 모아진다. 컴퓨터 칼럼니스트 곽동수(36)씨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N세대의 할아버지’로 통하는 그는 N세대와 기성세대의 교량을 자처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기성세대들이 N세대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다. N세대가 디지털 매체에 친숙한 만큼 기성세대도 디지털 매체에 적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적응하지 않으면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N세대에게 기성세대의 전통과 장점을 가르칠 수 없다.”

곽씨는 N세대가 전통에 대해 문을 닫고 있지는 않다고 자신한다. 디지털 선진국인 미국만 해도 N세대가 기성세대의 문화에서 장점을 취하려는 노력이 분명히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N세대는 미국에 비해 전통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기성세대 스스로가 자신의 문화를 고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성세대 문화와 업적을 스스로 평가절하하는 여러가지 행태들이 N세대들로 하여금 존경을 철회하도록 한다는 이야기다.

대면접촉이 아닌 네트워크를 통한 접촉이 N세대들의 인간성을 황폐화한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그는 이의를 제기한다. 형식에 지나지 않는 일상적 대면접촉은 네트워크를 통한 접촉보다 나을 게 별로 없다는 것이다. 네트워크를 통한 긴밀한 접촉은 대면접촉 이상으로 상대방에 대한 이해를 갖게 해 줄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기성세대와 N세대의 단절해소에 대한 그의 해법은 ‘기성세대가 스스로 어른이 되는 것’이다. 바꿔 말해 N세대로부터 존중받을 수 있는 ‘어른’이 없는데서 세대간 괴리가 증폭된다는 이야기다.



교육의 핵심은 ‘N세대의 보호’가 돼야

한국청소년상담원의 이동혁 상담원은 컴퓨터가 N세대에 미치는 부정적인 시각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다. 그는 인터넷과 PC통신을 이용하는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훨씬 유행에 민감하고 사교적이며, 학교에 가는 것을 즐거워한다고 말한다.

생활적응력도 높고, 인생에 대한 계획도 더 확실하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그는 따라서 교육의 핵심은 N세대의 행태를 문화적 일탈로 보는 게 아니라, 컴퓨터가 초래하는 일부 폐해로부터 N세대를 보호하는데 집중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N세대를 교육하기 위해서는 기성세대와 기성 교육기관의 발상이 모두 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N세대가 컴퓨터와 접촉하는 곳은 학교 뿐이 아니다. 가정, PC방, 오락실 등 사회의 거의 모든 장소를 망라한다. 따라서 N세대의 교육에서 가정이 차지하는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어린이의 인성발달 초기부터 가정에서 컴퓨터를 제대로 이해시키는 노력이 요구된다는 말이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부모 스스로 사이버 공간을 이해해서, 좋은 프로그램을 찾아 건강하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부모가 컴퓨터를 모르는 경우 무조건 컴퓨터를 유해한 것으로 인식해 자녀를 컴맹으로 만들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방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화시대에 뒤처지는 학교교육에 문제

정보화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학교교육도 문제다. 단순히 컴퓨터 초급기술을 가르치는데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컴퓨터 음란물의 경우만 해도, 각급학교에서는 정확한 실태와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는 전문교사와 체계적인 감독체제가 충분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컴퓨터와 인터넷은 본질적으로 개방적이다. 당연히 N세대에 대한 교육도 억압이나, 봉쇄에 기반을 둘 수는 없다. 다양한 교육주체들이 변화를 인식하고, 이 변화에 적응하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 하지만 변화에 상대적으로 둔감한 기성세대가 변화에 민감한 N세대를 교육해야 한다는데 고민이 있다.

배연해·주간한국부 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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