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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 전자화페 운용에 성패 달렸다

화폐는 흔히 실물 경제를 이끄는 ‘혈액’에 비유된다. 전자상거래에서도 전자화폐와 같은 네트워크상의 지불·인증 시스템은 성패를 가리는 결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인터넷을 통한 상거래가 이뤄졌다고 해도 그것이 네트워크상에서 곧바로 결제되지 못한다면 반쪽 거래에 불과하다.

구매와 결제에 이르는 모든 행위가 온라인상에서 동시에 간편하게 이뤄지는 것이야 말로 전자상거래가 추구하는 최종 목표이다. 따라서 사이버 상거래에 혈관 역할을 할 전자 지불 수단의 개발은 21세기 최고의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현재 비자, 마스터를 위시한 국내외 카드사들은 앞다퉈 이런 전자결제시스템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 1위의 카드사인 비자는 지난해말 영국 일본에 이어 세계 세번째로 IC칩 카드인 ‘스마트카드’를 개발, 신한은행 등 6개 회원사와 함께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비자는 올 하반기 부터 상용화해 2006년에는 국내 모든 비자카드를 스마트카드로 대체할 계획이다. 마스터카드도 올 3월 제주도와 한양대 등의 지역에서 전자화폐식 IC칩 카드인 ‘몬덱스카드’를 시범 운영한다. 몬덱스카드는 기존 마그네틱 스트립카드에는 없는 첨단 기능이 가미된 선불형 전자화폐로 주로 소액 결제에 사용될 전망이다.



시장선점 놓고 피말리는 경쟁

전자화페는 자신의 은행계좌에서 한번에 20만원 가량을 다운로드 받아 IC칩에 저장한 뒤 신용카드처럼 자유롭게 결제하는 선불 방식이다. 비자와 마스터외에도 데이콤, 한국정보통신(KICC), LG인터넷, 삼성SDS, 바라인터네셔널, KCP, 메타랜드과 같은 대기업과 이니시스같은 유망 벤처기업들이 이 시장을 선점하고자 피말리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마스터카드 조현경대리는 “전화화폐는 기존 신용카드와 달리 정보 보완이 잘되고 포인트 정립, 구매자의 성향과 정보공유 등 질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며 “그러나 선진국과 달리 후불 방식에 익숙해 있는 우리 국민들의 성향을 볼 때 전자화폐는 주로 소규모 소량 구매에 주로 사용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전자화폐가 주로 오프라인에서, 소액 결제에 용이한 반면 온라인 네트워크상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전자상거래 결제는 이보다 한단계 앞서는 지불, 인증 시스템이 필요하다. 사이버상에서 벌어지는 거래의 단점은 상대방에 대한 신분 보장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인터넷상에서 물건을 사고 싶어도 대금 결제시 자신의 신용카드 번호를 그대로 노출시켜야 하는 위험 때문에 거래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판매자도 구매자가 네트워크상에서 가짜 구매를 하려는 것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 서로 만나 이뤄지는 실물 거래와 달리 쌍방 모두에게 위험이 존재한다. 따라서 전자상거래에서는 구매자와 판매자 쌍방의 신분을 보장하고 지불을 중계해 줄 중간 매개 기관이 반드시 필요하다.



구매자 신분노출 등 문제점 보완해야

지금까지 사용되어온 초보적인 결제 시스템은 카드오픈방식이다. 주로 TV 홈쇼핑에서 구매할 때 사용되는 것으로 물건을 구입한 카드소지자(CH·Card Holder)가 전화로 판매자(Merchant)에게 자신의 카드번호를 알려줘 결제가 이뤄진다. 이와 유사한 방법이 은행입금 방식으로 판매자가 미리 은행에 고유 계좌를 만들어 놓으면 구매자가 폰뱅킹 등을 통해 결제하는 것이다.

현재 가장 애용되는 이 방식은 카드 소지자의 정보가 판매회사 내부자는 물론이고 도청 등을 통해 외부인에게 노출되기가 쉽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문제점을 조금 더 보완한 것이 SSL(Secure Socket Layer) 방식이다. 현재 국내 대형 인터넷 쇼핑몰에서 사용되는 이 방식은 은행입급방식의 문제점중 제3자에게 정보가 노출되는 것을 차단했다. 구매자가 결제를 할 때 컴퓨터상에서 직접 카드번호를 치면 그것이 암호화된 보완 알고리즘을 통해 판매자에게 전달된다. 구매자가 설치한 고유 네트워크망을 통해 암호화된 정보로 흘러가기 때문에 외부로의 정보 누출을 차단할 수 있다. 외국 음란 사이트 등에서 흔히 사용되는 방식으로 국내에서도 차츰 사용이 늘고 있다.

그러나 이 방식 역시 판매회사 내부에 적이 있을 경우에는 정보 누수를 막지는 못하는 단점이 있다. 외부로의 정보 유출을 차단한다 하더라도 내부 직원이나 판매자가 구매자의 정보를 남용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세계적인 지불 규약(Payment Protocol)방식이 SET(Secure electronic Transaction)이다. 96년 2월 비자, 마스터 같은 세계 메이저 카드회사들은 공통적인 세계 표준 인터넷 지불·인증 시스템을 만들고자 연합체인 SET Co를 설립했다. 이 표준 방식을 가지고 전자상거래를 하자는 것이다.



전자화페 인프라 구축 절실

SET의 특징은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에 물건 구입과 결제만 이뤄질 뿐 서로에 대한 정보를 취할 수 없게 했다는 점이다. 거래 당사자들 중간에 쌍방의 신분을 공인해주는 인증기관인 CA(Certificate authority)와 지불을 중계·대행해 주는 PG(Payment gateway)를 세워 놓은 것이다.

구매자와 판매자간의 거래가 이뤄지면 CA(일반적으로 신용카드회사)가 쌍방의 신용도를 확인해 신원을 보장해주면 지불 대행사인 PG가 암호화된 키를 통해 정보 누수를 차단한 채 결제를 완결시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CA와 PG는 일정한 수수료를 챙긴다.

KCP 신형강사장은 “인터넷에서 지불과 인증 분야는 전자상거래의 처음이자 끝이라 할 만큼 중요하다. 이 분야는 이제 막 국제적인 공인기구가 생기는 등 인터넷에서도 최첨단 사업이지만 무역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중요한 인터넷 인프라다”고 말했다.

현재 세계를 휘어잡고 있는 미국이지만 미국을 움직이는 것은 정보통신과 금융이다. 그만큼 인터넷과 금융은 21세기 세계 경제를 이끌어 가는 중심축이다. 앞으로 비약적으로 확산될 전자상거래의 열매를 얻기 위해선 미래의 화페이자 은행역을 맡게 될 전자 지불, 인증에 대한 인프라 구축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송영웅·주간한국부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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