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식(日蝕)

굿은 우리 고유의 정서, 사상, 관습과 혼이 한데 녹아 있는 민족 예술의 총체이다. 국내 상당수 민속 학자들은 이런 굿이 담고 있는 심오한 내용을 찾아 내고자 노력해 왔다. 극작가들은 굿을 연극적 테스트로 작업화 하는 시도를 해왔다.

바로 그런 연극화 작업의 결실로 탄생한 작품이 연희단패거리의 ‘일식(日蝕)’이다. 87년 ‘산씻김’에 이어 90년 ‘오구-죽음의 형식’을 연극 무대에 올렸던 연희단패거리는 세번째 굿 작품으로 경기도 도당굿을 텍스트로한 ‘일식’을 선보인다.

‘일식’은 해가 사라진 세상에 불을 켜러 온 전기수리공들의 이야기다. 고장난 가로등에 불을 켜다가 을미사변 당시 민비를 시해하러 온 미우라 공사 일행, 형장가는 전봉준, 아관파천중인 고종 등에 대한 환상에 빠져든다. 수리공들은 민족적 정체성을 잃고 전통과 단절된 근대사를 살았던 우리들의 숙제를 인식한다. 그 대안으로 떠오른 것은 삼국유사의 ‘도솔가’. 그러면서 전기수리공들의 세상이 열리는데….

이 작품은 가장 한국적이고도 현대적인 공연 양식을 생산해 내겠다는 의도로 기획됐다. 우리의 화법(비나리), 부정 청배 장단을 기조음화한 우리의 소리, 우리 민족의 상상력이 빚어낸 민족 제신들을 현실에 투영해 표현했다.

연출을 맡은 이윤택은 여기서 우리의 악(樂) 가(歌) 무(舞)가 한데 어우러지고 춤, 가면, 노래, 비나리조 사설 대사가 종합된 종합 예술무대를 추구했다고 말한다. 작곡은 ‘꽃잎’‘아름다운 시절’‘이재수의 난’등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인바 있는 원일이 주도했다. 타악기 위주의 단조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현의 미학과 구음 소리를 보강, 웅장하고 깊이 있는 우리 소리를 이끌어 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99년 문화관광부 전통 연희 개발 공모 당선작.



살사(Salsa)

1999년은 테크노와 DDR의 열풍이 전국을 강타한 한해.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정열적인 춤의 대명사인 살사를 소재로 한 화끈한 영화가 국내에 소개된다.

살사는 남자와 여자가 한시도 떨어지지 않은 채 눈을 마주보며 추는 라틴 춤. 쿠바 푸에르토리코 브라질 등 남미에서 시작돼 삼바 탱고 맘보 등과 함께 널리 인기를 끌고 있는 리듬 댄스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남미 출신 가수 리키 마틴과 제니퍼 로페즈의 노래와 뮤직 비디오가 빅히트를 치고 박미경의 ‘집착’‘선택’등이 인기를 끌면서 열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살사는 스페인어의 소금과 소스의 성어.

미국 유니버설 픽쳐스와 프랑스 M6 프로덕션 등 6개 제작사가 함께 만들었다. 지난해 10월 밀라노 영화 견본시장에서 전세계 60개국에 판권이 팔려나갈 만큼 인기를 끌었다. 전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첫 개봉이다.

육체와 정신, 그리고 열정 등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추는 환상적인 살사 댄스가 흥겨운 리듬을 안겨준다. 조이스 브뉴엘이 메가폰을 잡았고 9명의 과학도가 모여 순수 쿠바 음악을 추구하는 그룹 시에라 마에스트라가 음악을 담당했다. 독일 어머니와 멕시코 아버지를 둔 다국적 연기자 크리스티앙 구뜨의 살사 댄스는 ‘더피댄싱’의 제니퍼 그레이와 ‘플래시댄스’의 제니퍼 빌즈에 버금간다는 평을 받고 있다.

1월22일 개봉/서울 명보 허리우드 등


[연극]

락희맨쇼(樂喜 Man Show)

새 천년 만화세대를 위한 만화 같은 연극. 놀이터라는 아이들의 공간에서 어른들이 벌이는 진실한 사랑 이야기를 다뤘다. 천상의 장물아비 천사는 매력을 얻을 수 있는 마법의 기린소주를 손에 넣는다. 그때 한 담배가게 아줌마가 천상까지 올라와 장물아비 천사의 소주를 빼앗아 지상으로 도망간다. 그 시각 지상 놀이터에서는 애인 사이인 나다와 너두가 서로 싸우다 이별을 고하는데…. 지난해말에 이은 앵콜 공연이다.

1월11~2월27일 오후 7시30분/연우무대

호랑이 이야기

우리 조상들의 전래 동화를 마당극 형식의 연극 놀이로 재구성해 판소리, 민요, 탈춤의 춤사위로 보여주는 무대. 해설자가 직접 북을 치며 판소리 방식을 전개하기 때문에 어린이들에게 우리 전통 연극 놀이의 즐거움을 알게 한다. 사람손과 막대, 홀루우프를 이용해 글자 도형 동물 등 어린이들이 잘 알고 있는 동요속의 이야기를 직접 제작하게 해준다. 어린이극 전문극단인 ‘극단 사다리’작품. (02)580-1300

1월16일까지 오후 2·4시/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비상근무

미국 현대영화의 거장으로 불리는 마틴 스콜세지와 ‘트르만 쇼’‘플래툰’의 스콧 루딘이 선보인 액션 대작. ‘택시 드라이버’의 폴 슈레이더가 각본을 썼고 ‘JFK’로 아카데미 촬영상을 탄 로버트 리차드슨이 촬영, ‘장미의 이름’의 단테 스피노티가 미술을 담당했다. 여기에 할리우드에서 가장 높은 출연료를 받고 있는 액션스타 니콜라스 케이지가 주인공으로 나서는 등 호화 제작진과 초특급 캐스팅들로 구성됐다.

1월15일 개봉/시네코아 중앙 명보 서울극장 등


[라이브]

박완규 라이브

그룹 부활의 멤버였던 박완규가 갖는 첫 콘서트. 박완규는 부활에서 활동할 때부터 중저음과 초고음의 음역대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조용필, 임재범 등의 계보를 이을 실력파 가수로 꼽힌 기대주. 솔로 데뷔후 발표한 1집 ‘天年之愛(천년지애)’는 애절한 러브스토리와 현대적인 분위기로 록 마니아들로부터 큰 인기를 모았다. 이번 공연에는 외국곡과 정통 록, 모던 록, 발라드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들려준다. (02)325-7766

1월14일 오후7시30분, 15~16일 오후4·7시/대학로 라이브 1관


나혜석의 생애와 그림전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이자 소설가, 시인, 여성운동가로 활동했던 나혜석(1896~1948년)의 생애와 예술세계를 재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1월15일부터 2월7일까지 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열리는 이 전시회가 바로 그 것. 52세로 불꽃같은 생을 마감한 나혜석은 자유 연애와 이혼 등 대중적인 사건으로 더 알려진 인물.

그러나 그는 자유주의 페미니스트로 여성 운동을 이끌었으며 한국 최초의 서양 화가이자 문필가로 한국 근대문화사에 큰 족적을 남긴 몇안되는 여류 예술가이다.

그는 유학시절이던 1913~1919년 조선 여자유학생친목회 동지들과 함께 3·1운동을 전개, 옥고를 치르는등 독립운동에도 관여했다. 그는 1910년대는 조류에 따라 계몽적 페미니즘을 반영한 목판화에 심취햇고, 1920년대 일본, 프랑스의 인상주의 영향을 받아 풍경화와 인물화를 그리며 자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1930년대에는 퇴폐적 자유주의 성향을 보이다가 후기에는 유미주의적인 작품 활동을 펼쳤다. 이번 전시회는 나혜석이 살다간 삶과 예술세계를 집중 조명함으로써 바람직한 한국 현대미술의 시대적 위상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전해 내려오는 그의 작품 20여점중 자화상, 스페인 국경, 파리 풍경 유작 10여점이 선보인다. 또 삽화, 목판화 등 15점과 그의 입상작과 관련 사진자료 25점, 그리고 나혜석의 학적부 결혼식 사진 등이 함께 전시된다.


[전시]

궁(宮)/이정주

우리 주변에 흔한 소재를 가지고 단순하지만 선이 굵은 조형물을 만들어온 이정주가 여는 두번째 개인전. 그의 작품 구상은 항상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지만 마음이 동(動)하는 것을 만들겠다는 것으로 모아진다. 이번 전시회도 원통형의 단순 구조를 재료와 표면 질감을 바꿔가며 제작했다. 그는 인간 모태의 근원인 ‘궁’(宮)을 통해 시련을 이겨내고 꿈과 사랑과 미래를 논할 수 있는 모티브를 제시할 예정.

1월12~21일/덕원미술관

■세계도자기엑스포 조직위가 엑스포 캐릭터인 ‘토야’를 제작, 공개했다. 엑스포(2001년 8월10일~10월28일·경기도 이천 여주 광주 일대)가 끝날 때까지 홍보물 등에 상징으로 쓰여질 토야는 생명의 퇴적이자 근원인 흙으로 빚은 몸체의 깜찍하고 귀여운 모습으로 만들어졌다. 토야는 새 밀레니엄을 맞아 복잡다단한 인류 문명의 세계에서 열린 머리를 가지고 간다는 뜻에서 머리 윗 부분을 불꽃같은 형상으로 처리했다.

■국내 영화가 활황세를 타면서 충무로에도 첫 벤처투자조합이 탄생했다. 무한기술투자, 중소기업진흥공단, 시네마서비스, 정보통신업체인 로커스 등 6개 업체는 최근 자본금 110억원을 공동투자한 무한영상벤처투자조합을 결성했다.우노필름 차승재 대표가 운영권을 갖고 국산영화 제작 투자에 자금을 지원한다.

송영웅·주간한국부 기자


송영웅·주간한국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