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등장하는 청춘 스타들은 미모, 재능, 야심 어느 부분에서도 미진함을 느낄 수 없는 똘똘이들이다. 영악하다는 말도 모자라 어린 나이지만 존경스러울 정도다. 연기는 기본이고 배역을 따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거치는 뒷 얘기들을 듣고 있노라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어기 그뿐인가 . 조금 이름을 얻었다 하면 제작에까지 손을 뻗쳐 자기 주장과 입지를 분명히 하려한다.

사라 커노산 감독의 <프리티 펀치 Strike>(12세, 시네마트)에는 요즘 떠오르는 깜찍한 10대 여배우들이 총 출동하고 있다. <조 브레이커> 출연진들의 섹시함보다는 귀엽고 발랄한 용모로 여고 교정을 소란스럽게 만드는 악동들.

<헤더스>의 선배들이 지나친 경쟁심으로 이유 없는 사고만 일으킬 뿐 뒷수습을 못하는 데 비해, <프리티->의 예쁜 후배들은 일련의 사건을 통해 교훈을 얻고 자기 생각을 굳히면서 학교를 지키는 주체적인 여성으로 거듭난다.

영화의 배경이 60년대고, 실화를 바탕으로 했음을 감안해 볼 때 꽤 진보적이고 건강한 청춘 영화이자 여성 영화라고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영화적인 완성도 운운할 정도는 아니지만 여고 교정에서 일어날 만한 갖가지 사건들을 아기자기 하고 재미있게 묘사한데다, 의젓한 생각까지 얹어서 틴에이저들에게 안심하고 권할 수 있는 영화가 되었다.

여고를 배경으로 한 영화여서인지 여성 출연진은 물론 여성 스텝의 활약이 적지 않다. 제작자인 노라 에프론은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유브 갓 메일>의 각본과 감독으로 로맨틱 코미디물 분야에서 실력과 흥행성을 인정받고 있다.

감독 사라 커노산은 <나인 하프 위크> <써머스비> <지젤> <쇼팽의 연인>의 각본가 출신이자 배우, 제작자로도 활동했다. 감독 데뷔작 <마조>(72년)로 아카데미 다큐멘터리 최고상을 받았고, <프리티 펀치>가 두번째 연출작이다.

1963년 1월. 디트로이트 출신의 오데뜨 싱클레어(개비 호프만)는 남학생 데니스와의 교제 사실이 들통나 부모 손에 이끌려 코네티컷의 여학교 미스 고다드로 전학을 오게된다. 모범 학생장인 애비(레이첼 리 쿡)는 동부의 최고 명문 여학교인 고다드에 4대째 다니고 있음을 자랑하지만, 오데뜨로서는 높은 담장과 레즈비언이 득실거리는 곳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반항심으로 가득찬 오데뜨를 기꺼이 받아주는 친구들이 있었으니 최고의 말썽꾸러기 베르나 폰 스테판(크리스틴 던스트)이 리더로 있는 DAR그룹. 선택받은 상류층 여학생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곧 결혼해서 아이 두 서넛 낳고, 개나 기르며 살 미래에 안주하기보다 자기 일로 성공할 결심을 한 튀는 여학생 모임이다.

베르나는 보그와 같은 잡지인 모아를 창간할 뜻을 세우고 있고, 예쁜 팅카(모니카 키나)는 스타를, 먹보 트위티(헤더 마타라)는 심리학자를, 과학에 관심이 많은 모모(메리트 위버)는 생물학자의 꿈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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