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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 붐] 컨설팅, 과연 '마법이 손' 인가

세계 유수의 컨설팅사는 방대하게 축적된 자료(DB)와 예리한 분석력을 지닌 엘리트들로 무장한 지식·정보 회사이다.

이 곳에서 활동하는 컨설턴트는 세계 굴지 기업 오너들의 핵심 브레인으로, 또는 정부나 국가 원수의 정책 자문역을 하며 세계 정치, 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과시한다. 베인, 보스턴, 제미니, 모니터 등은 일반인들에겐 생소하지만 업계에서는 전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는 컨설팅사들이다.

이들 컨설팅사의 특성의 하나는 공개를 꺼려한다는 점. 앤더슨 맥킨지 등과 같이 자사 홍보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자신들의 존재가 공개되지 않도록 보완을 유지한다. 전문화하고 특화된 분야의 잘나가는 컨설팅사일수록 더욱 그렇다. 어느 컨설턴트가 어디서 어떤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경쟁자들에게 모델링이 돼 곧바로 유사한 형태의 것들이 복사돼 나와 버리기 때문이다.

경영 상층부를 상대로 비공개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결과에 대한 책임이나 평가도 쉽게 포착되지 않는다. 컨설팅이라는 것이 유형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결과에 대한 실효성도 가부를 평가하기 어렵다.

국내에서 금융권 구조조정이 한창이던 98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은 합병과정을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사에 맡겼다. 12명의 테스크 포스팀이 3개월간 합병에 대한 제반 준비를 실행하는 컨설팅 비용만 220여만달러(당시 기준 약 30억원). 컨설턴트 한명당 한달에 8,000만원 가량을 받은 셈이었다.

당시 시중 은행장들이 연봉이 30% 이상 깎여 8,000만원이 채 안됐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액수다. 이 계약은 합병이 완료되는 2년여간 계속되기로 돼 있어 컨설팅회사가 가져갈 금액은 최소 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경우는 그래도 성공한 케이스에 들지만 공연히 막대한 컨설팅 비용만 낭비한 예도 비일비재하다.


포괄적 면책조항 놓고 마찰

후발은행인 보람은행은 94년부터 4년여간 약 100억원의 거금을 투입해 맥킨지로부터 리스크관리시스템과 사업부제 등 조직 관리를 실행해왔다. 그런데 98년 하나은행에 흡수 통합되면서 그간 쏟아부었던 비용이 물거품 꼴이 됐다.

컨설턴트들을 통해 회사 기밀이 유출돼 곤란을 겪는 기업들도 있다. 지난해 한 시중은행이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을 모컨설팅사에 의뢰했는데 이 회사의 취약한 재무상태가 금융가에 유출되는 바람에 주가가 폭락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같은 문제가 잇따르면서 국제적으로 컨설팅사에 대한 면책의 한계가 어디냐는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세계은행은 컨설팅사가 ‘중대한 과실이나 업무 태만’에 의한 경우가 아닐 경우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포괄적 면책 조항’을 인정, 국내 기업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세계은행의 포괄적 면책조항에 대해 국내 업계 등에서는 “공기업이나 일반기업의 구조조정과 같은 컨설팅을 담당한 회사는 추후 국내외에서 유·무형의 이익을 취하게 된다”며 “따라서 컨설팅 결과에 대해 일정한 한도내에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컨설팅사를 컨설팅하는 킬러 컨설턴트

우리나라가 세계 컨설팅의 신흥 시장으로 부상하면서 기존 컨설팅사를 평가하고 감시하는 킬러(Killer) 컨설턴트도 국내에 속속 들어오고 있다.

BCG 앤더슨 베인과 같은 세계적 컨설팅사 출신인 이들 킬러 컨설턴트는 프로젝트를 수행중인 해당 컨설턴트의 중간 과정을 감시, 질책하거나 크로스체크(Cross Check)를 통해 완벽한 결과 도출을 유도하는 일을 실행한다.

기존 컨설턴트가 합리적 분석없이 논리적인 비약을 할 경우에는 고객의 입장에서 가차없이 이의를 제기하고 제동을 건다. 컨설턴트가 이의 내용에 동의하면 그 프로젝트는 처음부터 재점검해야 하는 벌칙을 받게 된다.

거대 컨설팅 회사들은 다른 지역 사무소의 컨설턴트를 주요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지역 사무소에 일정기간 파견, 이같은 킬러 컨설팅을 하도록 해 보고서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송영웅·주간한국부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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