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알란 엑커만의 99년 작 <더블 플레티넘 Double Platinum>(12세, 콜럼비아)은 팝계의 여왕 다이아나 로스와 힙합의 대명사격인 떠오르는 별 브랜디가 모녀로 출연한 뮤지컬이다. 노래와 연기를 병행하는 두 스타의 팬만이라도 이 비디오를 찾아본다면 너끈히 인기 차트에 오를 법한데 출시 사실조차 알지 못할 정도로 반응이 미미하다.

두 스타가 흑인이라서? 그러나 흑인을 뺀다면 뮤지션 자리가 텅텅 빌텐데. 먼저 영화 제목. 플레티넘은 100만장 이상 팔린 앨범을 뜻한다. 그러니까 더블 플레티넘은 200만장. 경이로운 숫자다. 극 중 모녀지간인 두 사람이 그만큼 멋진 노래 실력으로 인기를 끈다는 뜻이다.

다음으로 주연 배우. 다이아나 로스가 누구인가. 무려 40여년 간 최고 자리를 지키며 18개의 앨범을 히트시킨 세계적인 가수다. 비틀즈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전설적인 여성 그룹 <슈프림스>의 리더로 60년대를 보냈다.

솔로로 독립해서는 라이오넬 리치와 함께 부른 영화 <끝없는 사랑>의 주제곡으로 9주 동안 음반 판매 1위라는, 미국 팝 음악 사상 가장 오래 인기 차트에 머문 기록을 세웠다. 무성하게 부풀린 퍼머 머리와 나이를 의심케하는 아름다운 용모로 영화계에 진출한 것은 72년.

전설적인 재즈 가수 빌리 할리데이의 일생을 그린 로 데뷔하면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다. 주제곡으로 더 유명한 <마호가니>(75), <오즈의 마법사>를 리메이크한 <더 위즈>(78), TV용 영화 <어둠을 벗어나>(94)까지 배우로서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브랜디는 400만장이라는 놀라운 음반 판매고를 올리며 등장한 귀여운 용모의 힙합 가수. 등으로 그레미상을 받았고, 으로 MTV 영화 음악상을 받기도 했다. 배우로서는 TV 시리즈물 에서 성인의 문턱에 선 10대 소녀로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휘트니 휴스톤과 공연한 TV 영화 <신데렐라>로 인기를 얻었다. 극장 영화로는 청춘 공포물 <나는 아직도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가 있다.

<더블 플레티넘>은 두 주연 배우의 노래 실력을 확인시켜주어야 한다는 무게에 짓눌려 영화적 완성도에 있어서는 지리멸렬한 것이 사실이다. 가수로서의 꿈을 펴기 위해 남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어린 딸을 두고 나갔던 어머니.

최고 자리에 올랐지만 딸을 잊은 적이 없고, 그래서 가수의 꿈을 키우고 있는 딸을 도와주지만 딸은 어머니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두 사람이 솔로로 혹은 듀엣으로 노래하는 장면이 <더블-> 감상의 주목적이다.

등이 흐르고, 듀엣 곡 로 유명한 다이안 워렌 작품으로 대미를 장식하기에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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