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제이(以夷制夷)’

‘오랑캐의 힘을 빌어 오랑캐를 견제한다’는 중국의 오랜 외교정책이다. 중국은 국력이 미약해 경쟁상대를 완전히 제압하지 못할 때는 자신들을 위협하는 경쟁자끼리의 상호 견제를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세계적 수준에서 한참 뒤지는 중국 자동차 산업 역시 중국 정부의 ‘이이제이’전략이 극명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중국 정부는 중국 시장의 잠재력을 보고 달려드는 외국 자동차업체로부터 실리를 최대한 얻어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자동차시장에 약 20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는 GM은 ‘이이제이’전략에 순응, 한국에서와는 달리 파격적인 투자행태를 보이고 있다.

GM은 합작 제휴사들과의 기술공유를 위해, 베이징 청화대학교에 ‘GM-청화 기술연구소’를 설립해 자동차 안정성, 연료분석, 재료연구, 엔진부품, EV배터리 등에 대한 공동 연구를 실시하고 있다.

또 1998년 7월에는 상하이 쟈요통 대학에 파워트레인 및 트랜스미션 기술을 연구하는 연구소를 설립해 GM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에 소요될 핵심부품의 현지화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이이제이’전략은 한국 시장을 향해 몰려드는 외국 자본으로부터 뭔가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어떤 정책을 사용해야 할 것인지를 간접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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