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천하무적 홍대리2/일하는 사람들의 작은책 펴냄/홍윤표지음

천하무적 홍대리가 돌아왔다. 직장인들만이 겪는 미묘한 심리묘사로 호평을 받았던 ‘천하무적 홍대리1’에 이어 그 속편이 1년만에 선을 보였다. 전편보다 나은 속편이 없다는 통념을 깨고 ‘천하무적 홍대리2’는 내용이나 구성면에서 1권보다 풍부하다.

늘상 문제를 떠안고 사는 홍대리. 어찌보면 조직생활이 어울릴 것 같지 않는 고문관 홍대리. 때로는 폭군처럼 군림하고 부하를 종처럼 부려먹는 부장님. 그러나 이 둘의 관계에서도 인간본연의 따뜻함이 자리잡고 있다.

직장인 만화 열기를 불러 일으켰던 이 만화책의 매력은 현직 샐러리맨에 의해 구상되고 그려졌다는 점이다. 현장감이 생생한 소재들이 뒤통수를 내리치는 반전의 묘미와 더불어 따뜻한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이것은 전선과 같은 직장사회에서 체험하지 않으면 건져낼 수 없는 것들이다. 그러면서도 재미만 추구하지 않고 인간적인 존재이기를 원하는 샐러리맨들의 강렬한 욕구가 반영되어 있다.

따라서 이 만화책의 강점은 ‘생소함’과 ‘특별함’으로 요약된다. 일단 첫 장을 넘기면 끝까지 눈길을 떼게 할 수 없는 획기적 발상과 작가 특유의 표현기법이 강점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묘한 마력과 풍자는 일종의 거울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만화책을 읽은 사람은 다른 사람의 얼굴을 통해 자신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천하무적 홍대리2’는 1권과는 달리 ‘IMF이후’ 샐러리맨들의 일상과 현실을 다루고 있다. IMF체제로 한국 샐러리맨들은 많은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그전에도 정리해고와 명예퇴직으로 한 개인이 직장에서 떨려나는 일은 있었지만 이제는 회사전체가 송두리째 없어지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갑작스런 증시활황으로 갑자기 졸부가 된 동료까지 생겨나고 있다. ‘천하무적 홍대리2’는 이런 상황변화 속에서 모두가 느껴야 했던 희망과 좌절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지금은 홍과장으로 진급한 지은이 홍윤표씨는 1967년 태어나 서강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코오롱상사에서 5년동안 직장생활을 거친뒤 코제마코리아라는 프랑스계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한겨레 출판만화학교를 수료하고 틈틈히 그린 만화를 직장 네트워크에 올려서 호평을 받았다.

조철환·주간한국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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