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세계적인 인터넷 기업들이 해커들에게 공격당해 전 세계가 시끄러웠다.

야후를 시작으로 아마존·e트레이드 등 유력 인터넷 사이트들이 사흘 연속 해커들의 공격을 받아 서비스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미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이 즉각 수사에 나섰지만 아직 별다른 성과가 없다.

만약 서비스 중단 차원을 넘어 전자상거래 기업의 컴퓨터가 해킹당했을 경우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신용카드 번호와 개인신상 정보가 유출되거나 기업의 구매정보 등이 경쟁업체에 넘겨질 경우, 인터넷 경제는 존립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각국이 서둘러 대책마련에 나선 가운데 국내 전산망의 허술한 보안관리 심각성도 노출됐다. 지난달에만 108건의 해킹사고가 발생했고 특히 이중 절반가량은 외국 해커들이 국내 전산망을 거쳐 제3국의 인터넷 사이트를 해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태는 인터넷 강국으로의 도약을 꾀하면서도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사이버 공간에서의 보안의식이 허술한 우리의 문제점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해커가 우리의 눈을 빼앗는 사이 우리 경제에 심상치 않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환율 하락과 유가 상승의 이중고로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주말 원화가치가 가파른 오름세를 보여 2년2개월만에 원·달러 환율이 1,110원대로 급락했다. 이 추세라면 이번주에는 1,100원선도 위협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원화가치 상승은 외국인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최근 들어 외국인 주식투자 대금이 하루 평균 2억달러씩 외환시장에 공급되면서 원화절상 기대 심리를

부추겼다. 그런 가운데 외환당국은 “외국인 자금이 집중되고 있는 마당에 원화가치를 일정 수준에 묶어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원화절상을 용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정부의 입장이 주목된다.

원화 강세는 엔화 약세와 맞물려 기업들의 수출채산성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원화 절상에 따른 수출채산성 악화는 수출 부진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또다른 관계자는 “원화 강세에 엔저(円低)까지 겹쳐 고부가가치 제품에서 일본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 유럽 시장에서 고전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경제단체장 선출문제, 코스닥 상승세 지속여부도 관심

지난주 정치활동 참여로 논란을 빚었던 재계는 이번주 정치활동 참여 구체화 방안과 잇따른 총회 개최 등으로 복잡한 양상을 띨 전망이다. 재계는 14일 경제5단체장 회의를 열어 정치활동에 나서는 문제를 논의했다. 하지만 정부에서

재계 정치참여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데다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어 노동법 개정과 관련한 제한적 범위에 머무는 것으로 의견 접근을 이뤘다.

이어 17일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총회를 열어 회장을 선출한다. 현재 전경련은 김각중 회장대행이 15일까지만 업무를 맡겠다고 해 어떤 방식으로든 후임 회장단을 구성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재계와 정부의 껄끄러운 관계가 지속되자 차기 물망에 오르는 인사들이 모두 회장직을 고사해 인선에 난항을 겪고 있다. 따라서 마땅한 후보가 없을 때는 김 회장대행이 명목상으로 전경련을 이끌고 손병두 부회장이 실질적으로 주도하는 현행 체제가 1년 가량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

대한상의 김상하 회장은 17,18일 열리는 서울상의와 대한상의 총회에서 회원들에게 사의를 공식 표명할 것으로 알려져 후임회장 선출을 해야 한다. 현재 후임회장으로는 박용성 OB맥주 회장, 박정구 금호회장,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 등이 거론된다. 경총도 24일 총회를 열어 김창성 회장의 재추대를 결정하게 된다.

이번주 증시의 화제는 코스닥시장의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까 하는 것이다. 거래소시장에서 재미를 보지 못한 투자자금이 코스닥으로 몰리고 여기다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 행진이 가세하면서 전고점에 근접할 만큼 활황세를 연출했다.

하지만 지난주말 나스닥이 큰 폭으로 하락한데다 단기급등에 따른 경계 및 차익매물로 이번주에는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다만 증시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의 거래량과 거래대금 등 기초체력이 튼튼해지고 있어 조정은 단기에 그치고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지난주 되풀이된 정보통신주를 비롯한 성장주와 대중주의 차별화 장세가 계속될지도 관심이다.

이충재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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