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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연예 비즈니스] "옥석 가릴 수 있는 감 타고나야"

'스타 제조기' 김광수 매니저의 '14년 노하우'

“스타 만들기요, 그거 저 혼자만의 미신같은 감 때문이지요”

방송계에서 김광수(41·GM기획대표) 매니저는 ‘동물적 감각을 지닌 스타 제조기’로 통한다. 흔히 ‘성공 확률 1%’라는 국내 가요계에서 그는 1987년 매니저로 뛰어든 이래 14년간 거의 매년 그해의 대형 스타를 만들어 냈다.

가수에서 매니저로 전향한 첫 해 백댄서 출신인 김완선을 일약 ‘한국의 마돈나’로 키우며 국내 댄스 음악의 서막을 열었다. 이듬해 처음으로 제작까지 담당, 김종찬이 ‘사랑이 저만치 가네’로 신인상과 10대 가수상을 휩쓰는 히트를 쳤다.

이어 1990년 김민우가 ‘입영열차’로, 1991년에는 윤상이 ‘이별의 그늘’로 3년 연속 신인상과 10대 가수상을 차지하는 연타석 히트를 날렸다. 그후에도 노영심, 구본승, 손무현, 그룹 이오스, 그리고 최근에는 조성모에 이르기까지 숱한 스타들이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가수 뿐 아니라 1990년 초부터 탤런트 매니저까지 발을 뻗쳐 황신혜, 임상아, 김희애, 이의정, 전도연 같은 기라성 같은 톱탤런트들이 모두 그의 휘하에서 성장했다.


치밀한 계산 철저한 관리

김씨가 연예계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84년. 당시 경희대 경영학과 3학년 재학중이던 그는 인기 프로 ‘젊음의 행진’을 보러 갔다가 때마침 기타리스트 한 명이 펑크를 내는 바람에 대신 자리를 ‘땜빵’해주다가 얼떨결에 이 길로 들어섰다.

이후 짝궁 1기를 하다 군대에 갔고 제대 직후인 1985년 ‘서태지와 아이들’의 이준호, ‘떠나지마’의 전원석, 작사가 이승호 등과 함께 그룹 ‘주사위’를 결성, 잠시 음악 활동도 했다.

그러다 가수 인순이의 매니저인 한백희씨가 “자네는 인상이 좋으니 차라리 매니저를 하면 성공할 것”이라는 권유를 받고 길을 바꿨다.

그는 음반 기획시 가수의 캐스팅에서부터 음반제작, 홍보에 이르기까지 한 가수의 일거수 일투족을 치밀하게 계산한다. 무대 매너와 의상, 얼굴 표정, 심지어는 방송 인터뷰시의 말투까지 철저하게 관리한다.

그의 캐스팅은 전적으로 감(感)에 의존한다. 가수로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를 가리는 첫 단계다. 캐스팅의 첫번째 요소로 첫 인상을 꼽는다. 단순히 잘 생긴 얼굴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젊은이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개성있는 마스크를 찾는 작업이다.

탤런트겸 가수로 인기를 끌었던 구본승과 임상아, 그리고 ‘얼굴없는 가수’라는 이미지로 인기를 모았던 김민우 등도 모두 카페 아르바이트생이었던 것을 발굴해 스타로 키운 경우다. 4장의 밀리언 셀러를 낸 조성모도 다른 기획사에서 ‘평범한 마스크’때문에 딱지맞은 것을 그가 가능성을 보고 키워 초대형 스타로 만들어 냈다.


“히트는 노력만 가지곤 안되는일”

“경솔한 얘기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히트는 노력만 가지곤 안된다. 옥석을 가릴수 있는 감을 타고 나야 한다. 그 가수가 가진 독특한 장점을 짚어내는 센스, 그리고 그 시대의 흐름을 읽는 동물적 감각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그것은 배워서 터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그는 설명했다.

일단 캐스팅이 정해지면 그 시대의 음악 조류를 앞서 갈 수 있는 앨범 컨셉을 잡는다. 그는 이 기획 단계가 음반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말한다. “IMF 시절 조성모 앨범에 1억5,000만원을 들여 뮤직 비디오를 찍는다고 하자 다들 ‘미친 짓 아니야’라고 수군거렸다.

그 당시 이 앨범의 컨셉은 ‘드라마 같은 음악’을 만드는 것이었다. 돈이 들어간다고 생명인 컨셉을 바꿀수는 없다는 생각에 해외 로케를 강행하며 비디오를 찍었다. 그리고 결국 이 앨범은 120만장을 돌파하는 밀리언 셀러가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씨가 연예계에 뛰어 들어 유일하게 어려움을 겪었던 때는 1995년 방송 PD비리 사건이 터졌을 때. 그는 “당시 일부에서는 돈 주고 스타를 키웠다는 비난도 있었지만 그것은 오해다. 먼저 돈을 주면서 실력도 없는 가수를 키워 달라면 그것은 뇌물이다.

그러나 장래성 있는 가수가 있어 한번 방송에 내보내 달라고 부탁하고 그뒤 가수가 히트하게 됐을 경우 개인적으로 고마움의 표시를 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들어 실력을 갖춘 젊은 매니저들이 이 분야에 뛰어드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항상 댄스를 하려면 H.O.T를, 여성 트리오라면 S.E.S를, 발라드라면 조성모와 신승훈을 꺾을 만한 실력과 자신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송영웅·주간한국부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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