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피 위해 선배들 용퇴해야"

386세대를 비롯한 신진 정치지망생들이 여론을 무시한 각 당의 공천행태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15대 국회 최연소의원인 한나라당 남경필(경기 수원 팔달·35) 의원을 만나 세대교체에 대한 견해와 의정 경험담을 들어 보았다. 남 의원은 부친인 남평우 전의원의 사망으로 지역구를 물려받아 1998년 7월21일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젊은 피’로 정치권이 물갈이돼야 하는 당위성은.

“의원들이 대표성을 갖기 위해서는 연령비율을 유권자의 연령비율에 맞출 필요가 있다. 현재 15대 국회에서 30~40대 의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15% 정도에 불과하다. 최소 30~40%는 돼야 20~30대 유권자의 욕구와 문화가 잘 반영될 수 있다.

노장층 의원의 경우에는 젊은이 사이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컴퓨터 음악파일인 MP3가 뭔지도 모르는 이들도 많다. 젊은 층의 국회 진입을 위해서는 선배(노장층 의원)들의 용퇴가 필요하다. 하지만 원로들을 완전히 배제하자는 의미는 아니다. 원로의 공간 역시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당의 정책이나 행동방향을 결정하는데 있어 원로의 경륜은 매우 중요하다. 초선 의원들도 이 점은 배워야 한다”


-‘젊은 피’의 장점은 무엇인가.

“소장파 의원들은 의정활동 의욕이 강하고, 도덕성과 의정성적에서도 노장파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 젊은 층이 국회의 주류를 이루는 것은 시대적 흐름이다”


-부친의 지역구를 물려받은 셈인데.

“세습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타파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보선 과정에서도 경쟁 후보들이 세습의 부정적 측면을 강조하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젠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힌 느낌이다”


-최연소 의원으로서 애로점은.

“정치권은 연공서열(다선의원에 대한 예우)이 매우 강하지만, 지금까지 나이가 어려 불편한 점은 없었다. 아버지뻘 되는 선배 의원들에게 인사 잘하고, 예의를 지키면 일단 70점은 따고 들어간다. 인간적으로 잘 평가해 준다는 의미다. 하지만 정책문제에서는 나이가 필요없다. 명분과 정책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는 소신을 지키다고 해서 전혀 손해볼 것이 없다”


-386세대의 정치권 진입은 어떻게 보나.

“운동권 출신만 386세대인 것처럼 비치는 것이 오히려 전체 386세대의 심정적 동료의식과 정치적 참여를 제한하고 있다. 비운동권 386이 사실은 386세대의 주류다. 이런 점에서 386세대에 대한 새로운 규정이 필요하다. 비운동권과 운동권을 아우르는 범386세대의 강점은 도덕성에 있다. 반면에 일부를 제외하면 전문성이 상대적으로 약한게 흠이다. 의정활동에도 전문가가 중시돼야 한다”


-‘젊은 피’가 386세대의 전유물은 아니라는 반발도 있는데.

“맞는 말이다. 40대도 정치권에서는 젊은 세대다. 정치권의 ‘젊은 피’는 30~40대를 통틀어 일컫는 것으로 봐야 한다”


-‘젊은 피’도 기성 정치권에 진입하면 ‘늙은 피’가 된다는 비판이 많은데.

“책임소재는 정치 지도자들에게 있다. 정당을 1인 정당화, 사유화하려는 정치 지도자들의 행태가 바뀌지 않는 한 이같은 현상은 계속 나타날 수 밖에 없다. 16대 국회에서는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잘못된 지도자에 저항할 힘이 생길 것이란 이야기다”


-공천방향에 대한 견해는.

“(당의 공천방향을 비판한)이부영 총무의 견해에 동의한다. 수도권에는 ‘젊은 피’가 상대적으로 많이 배치되고 있지만 영남권은 그렇지 않다. 영남지역에 다선의원이 많아 당내 분란의 소지는 있지만 수도권 수준으로 ‘젊은 피’가 배치돼야 한다.”

배연해·주간한국부 기자


배연해·주간한국부